"9.19군사합의 위반 맞지만 잘 지키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13일 북한군 감시초소인 GP 총격 사건 직후 북한을 감싸는 듯한 취지의 브리핑을 한 것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열흘 만이다.
합참은 당시 북한군 도발의 우발성을 강조하며 유효 사거리 밖에서 도발이 이뤄졌다고 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나 합참은 여전히 “북한군 총격은 우발적”이라는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총격 전후 북한군 GP 근무 상황과 ‘SI’(감청 등에 의한 특별취급 정보) 등을 종합할 때 북한군 GP에서 우발적으로 총탄이 발사된 정황으로 보인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군이 두 차례 북한군 동일 GP 2곳에 조준 사격을 했으나, 북한군 대응이 없었고 그 일대에서 북한군의 일상적인 영농활동이 관측된 것을 배경으로 꼽았다. 합참 관계자는 “전투 상황이 벌어지면 근무자가 철모를 써야 하는데 당시 북한군 GP 근무자들이 철모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우발적 상황이라는 정황을 입수했지만 공개할 수 없다”고 말해 SI 첩보를 통한 판단임을 시사했다.
‘북한군이 쏜 4발이 아군 GP 관측실 방탄 창문 하단 벽에 1~2m의 탄착군을 형성한 것은 의도적 도발’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남북) 쌍방 GP에서 공용화기를 정확히 조준해 놓고 있기 때문에 우리 GP에서 오발하면 적 GP 벽면을 타격한다”며 “총기 검사를 하는데 (이 때문에) 오발이 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한다”고 설명했다.
북한군의 GP 총격이 9.19 남북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위반한 것이 맞는다”면서도 “실효적으로 준수되고 있다”고 했다.
합참의 설명에 따르면 북한군이 쏜 4발의 총탄에 맞은 GP를 관할하는 GOP(일반전초) 대대장은 지난 3일 오전 7시 56분 대응 사격을 지시했다. 그러나 아군 GP에 설치된 K-6(12.7mm) 기관총의 원격사격체계(RCWS, Remote Controlled Weapon Station) 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 현장 조사단이 K-6 원격사격체계가 고장난 이유를 규명한 결과 기관총의 공이(뇌관을 쳐서 폭발토록 하는 쇠막대)가 파열된 것을 확인했다. GP에서 매일 한차례 점검을 해야 하는데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고장 사실은 사단장까지 보고됐으나 상급부대에는 보고되지 않았다. 합참과 육군지상작전 사령부는 다음날 현장 조사를 나가 낮 12시 30분께 고장 사실을 인지해 ‘보고 누락’이 발생한 것이다.
오전 8시 13분 연대장의 지시로 K-3(5.56mm) 기관총으로 첫 조준 사격이 가해졌다. 대대장의 대응 사격 지시 후 17분 만에 첫 대응 사격이 이뤄진 것이다.
당시 GP 근무자들은 오전 7시 41분께 GP 외벽에서 발생한 섬광과 충격음을 파악했고, 오전 7시 51분 GP 외벽에 총알을 맞은 흔적 3개를 식별했다. 첫 조준 사격은 총알에 맞은 흔적 3개를 발견한 지 22분만이고 처음 충격음을 청취한 지 32분 만의 대응이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