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토안보부, 국방부, FBI가 공동 분석한 보고서 3개 발표
전문가들 “2017년 워너크라이 공격 이후 北사이버 공격 수법 진화”

미국 정부는 12일(현지시간) 북한의 악성코드 유포와 악의적 사이버 활동 정황을 파악한 분석 보고서를 추가로 발표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3일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사이버 보안·기반시설 보안국(CISA)과 국방부, 연방수사국(FBI)은 이날 북한정권이 이용하는 것으로 보이는 악성코드의 변종에 대한 분석보고서 3개를 발표했다.

CISA는 이 분석보고서에 담겨진 정보가 국토안보부와 국방부, FBI가 공동으로 분석한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CISA는 이번 보고서에서 미국 정부는 북한정권이 행하는 악성적인 사이버 활동을 ‘히든코브라’라고 부른다면서 이번에 새로 공개된 북한 소행의 악성코드의 변종 3종은 ‘카퍼헷지(COPPERHEDGE)’, ‘테인티드스크라이브(TAINTEDSCRIVE)’, 그리고 ‘페블대시(PEBBLEDASH)’라고 밝혔다.

미국의 사이버 보안업체 ‘파이어아이(FireEye)’의 벤 리드 분석관은 12일 VOA에 “이번에 공개된 악성코드는 획기적인 면은 없지만 변종을 많이 파악할수록 유리하다”며 “이런 정보가 공개되면 각 기업들이 다양한 변종의 악성코드에 제대로 대비하고 있는지 스스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드 분석관은 “워너크라이 공격이 일어난 지 3년이 지나는 동안 북한의 사이버 해킹 수법은 새로운 역량을 추가하며 진화하고 있다”며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북한이 ‘금융적인 동기’에서 비롯된 활동을 다각화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정권이 다양한 조직을 활용해 현금 편취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기관 간 국제결제업무를 하는 스위프트(SWIFT) 전산망을 해킹한다거나 가상화폐를 노리는 행위, 또 현금자동인출기(ATM) 서버를 공격한 사례 등 해킹을 통해 돈을 버는 수법이 다각화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미 정보 당국이 북한의 악성코드를 추가로 공개한 이날은 미국정부가 북한을 배후로 지목했던 ‘워너크라이’ 공격이 일어난 지 3년이 되는 날이다. 워너크라이는 2017년 5월 12일부터 악성코드를 기반으로 이뤄진 대규모 사이버 공격으로, 전 세계 100여개 국의 컴퓨터 12만대 이상을 감염시킨 것으로 파악된다. 당시 감염된 컴퓨터에는 20개의 언어로 ‘비트코인을 지급하면 풀어주겠다’는 메시지가 나타나, 현금 탈취가 공격의 주요 목적임을 드러낸 바 있다. 이후 2017년 말 미국 정부는 ‘워너크라이’ 공격 배후로 북한을 공식 지목했다.

한편 VOA에 따르면 미 국방부 산하 사이버사령부도 이날 악성코드나 바이러스를 검사하는 ‘바이러스토털 사이트’에 같은 내용의 북한의 악성코드 샘플을 공개하고 위험성을 경고했다.

앞서 폴 나카소네 미 사이버사령관은 올해 3월 의회 청문회에서 “사이버 상에서 미국을 공격하는 적대국에게는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미국에게는 그렇게 할 수 있는 권위와 정책, 전략 그리고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VOA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대해 적극적, 공개적 방어를 한다는 ‘지속적 개입’ 방침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