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11일 오전 10시30분 문은상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진행
‘혐의 인정하느냐’ 취재진 질문에 침묵한 채 법정 향해
문은상, 신라젠의 신약 효과 없다는 내부정보 입수해 주식 매도한 혐의
유령회사 차린 뒤 무자본 대출받아 신라젠 주식 사들여 회사 장악 의혹도

'미공개 정보 주식거래 의혹'을 받는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가 11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미공개 정보 주식거래 의혹'을 받는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가 11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 법정으로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회사 주식을 부당하게 거래한 혐의를 받는 문은상(55) 신라젠 대표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문 대표는 11일 오전 10시 30분쯤 서울남부지법에 도착했다. 검찰 호송차에서 내린 그는 지팡이를 짚으며 취재진 사이를 지나 법정으로 향했다. ‘미공개 정보 이용해 손실 회피한 의혹을 인정하느냐’, ‘페이퍼컴퍼니 이용해 신라젠 지분 편법으로 인수한 의혹을 인정하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는 침묵했다.

성보기 서울남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를 받는 문 대표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 따르면 신라젠 경영진은 자사가 개발하던 면역 항암제 ‘펙사벡’이 치료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고, 손실을 피하고자 292만주(약 2500억원)에 달하는 회사 주식을 매도했다. 이 과정에서 문 대표도 자신의 지분을 처분한 의혹을 받는다.

또한 문 대표는 2014년 무자본으로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를 차린 뒤 D금융투자로부터 돈을 빌려 신라젠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350억원어치를 사들인 의혹도 받고 있다. 이후 신라젠 대주주가 된 문 대표는 회삿돈으로 대여금을 갚으면서 빚을 상환하고 회사를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의 이러한 ‘기업사냥’ 수법을 청와대 내부 인사가 눈 감아주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국세청은 지난 2018년 이를 문제 삼아 문 대표에게 487억원의 증여세를 물리는데, 이때 청와대 기획재정부 실장이었던 김모씨가 조세심판원에게 “(문 대표가) 내 고등학교 동문인데, 잘 검토해달라”고 압박성 전화를 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7일 같은 혐의를 받는 이용한(54) 전 대표이사와 곽병학(56) 전 감사를 구속기소했다. 지난해 8월에는 신라젠 본사와 서울 사무소 등을 압수수색하는 동시에 초기 투자자이자 신라젠 대주주였던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에 대한 수사도 병행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9월 7000억원대 투자 사기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아 수감 중이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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