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진권 칼럼]일자리 창출에 역행하는 정부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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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8.03.10 11:41:59
  • 최종수정 2018.03.11 08:37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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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선진국 수준아닌데 무턱대고 선진국 제도 모방하다간 경제에 악영향만 끼쳐
정부가 20조원 퍼부어 만든 일자린 결국 '부가가치' 수반되지 않은 '복지 일자리' 일 뿐
20조원 추경예산을 폐지하고, 20조원 만큼 세금을 줄이는 것이 더 효과적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으로 경제적 어려움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은 '노동비용부담' 높이고 '복지 일자리'만 늘려
현진권 객원 칼럼니스트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은 계속 파격적이다. 지난번엔 최저임금을 약 16% 정도 급격하게 인상해 그 충격이 아직도 진행 중인데, 이번엔 법정 근로시간을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대폭 단축시켰다. 최저임금과 근로시간의 정책방향은 선진국형이기에 맞지만,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 이런 급격한 제도변화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선진국 클럽인 OECD 국가들과 비교함으로써 당위성을 끌어낸다. 그러나 제도 도입에 앞서 명심해야 할 사항은 선진국의 제도를 도입한다고 해서 우리가 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거다. 선진국이 선진국 제도를 채택하는 것은 선진국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선진국이 아니기 때문에 무턱대고 선진국을 따라 해선 안 된다. 선진국이 아니면서 선진국 제도를 모방하면, 오히려 그 나라의 경제는 더 악화되고 만다. 그럼에도 우리는 선진국 정책 따라 하기를 너무 좋아한다. 마치 선진국 따라하면 선진국이 될 수 있다는 착각을 하는 듯하다. 노동정책 뿐 아니라 복지, 조세정책에서도 나타난다. 건강보험의 급여범위를 늘리고, 법인세를 올리고 하는 등의 정책을 펼때면, 항상 OECD 선진국 제도를 비교한다. 그렇게 모방할수록 우리는 선진국이 되지 않고, 후진국으로 가게 될 것이다.

비록 선진국 수준의 정책방향을 잡았다고 해도, 그 추진속도는 경제주체들이 서서히 적응할 수 있도록 점차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일반적으로 경제주체들은 제도변화에 서서히 적응하게 돼 있다. 그래서 조금씩의 변화는 어쩌면 우리 경제의 체질개선을 위해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급격한 제도변화는 경제주체들로 하여금 변화에 적응하기 보다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게 만든다. 요사이 많은 기업들이 해외로 이전한다던지, 아예 사업을 접는다던지, 하는 움직임을 많이 본다. 이 모든 변화가 우리 국가경제를 퇴보의 길로 나가게 할 것이다.

국가경제는 기업에 의해 이루어지고, 일자리도 기업을 통해 이루어진다. 최저임금의 인상으로 자영자과 중소기업을 어렵게 만들었고, 근로시간 단축으로 모든 기업의 노동비용 부담을 높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기업을 통한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게 된다. 노동가격이 높아지면, 일자리는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이치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과 같은 원리다. 정부의 노동정책은 일자리를 억제하고, 결과적으로 국가경제를 낙후하게 만든다. 민간부문의 일자리는 감소하는 정책으로 나가는데,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추가경정 예산을 20조원 이상 편성하려고 한다. 추경예산은 정상적인 예산절차를 통해서 반영하지 못했던 전쟁, 대량실업, 대내외 여건 변화에만 편성 가능하도록 국가재정법에 명시됐지만, 2개월 밖에 지나지 않은 현 시점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슈퍼추경을 하려고 한다. 

20조원의 어마한 재원을 퍼 붇는다고 해서 일자리가 생기는 것일까? 정부에서 만드는 일자리는 경제적 의미의 일자리가 아니다. 경제적 의미의 일자리란 부가가치가 수반되는 일자리를 의미한다. 부가가치 없는 세금을 통한 일자리는 비록 일자리 형태를 가지지만, 절대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없다. 따라서 정부에서 만드는 일자리는 ‘복지 일자리’ 일 뿐이다.  

20조원의 슈퍼 추경으로 만들어지는 일자리는 6월에 있을 지방선거용으론 효과적일 수 있다. 그러나 국가경제를 살리고, 경제적 의미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는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20조원의 추경예산을 폐지하고, 20조원 만큼 세금을 줄이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민간이 20조원을 활용해서 일자리를 만드는 효과가 정부에서 추경예산으로 지출함으로써 얻게 되는 일자리 효과보다 훨씬 클 것이다. 

우리 기업은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이럴수록 정부는 모든 인재를 활용해서 외교적으로 매듭을 조심스럽게 풀어 나가야 한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과의 무역마찰을 정면 돌파하려는 의지를 표명했다. 정면 돌파는 경제와 외교에선 사용해선 안 되는 접근법이다. 특히나 경제 덩치에서 엄청나게 차이 나는 미국과의 무역에선 실리를 챙기는 외교를 해야 한다. 한국 경제가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정부의 역할은 지대하다. 그러나 미국과의 무역마찰 같은 정부가 역동적으로 나서서 풀어야 할 사안에 대해선 실리적이지 못하고, 소극적이다. 정작 국내의 노동과 법인세 정책 등에선 기업 활동하기에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모든 국가는 경제 살리기에 다양한 정책들을 한 가지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노동정책은 기업의 노동비용부담을 높여서 경제적 일자리를 줄여나가는 반면, 우리의 재정정책은 복지적 일자리를 높이는 방향으로 세금을 낭비하고 있다. 총체적으로 정부 정책들은 우리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현진권 객원 칼럼니스트 (전 자유경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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