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9월 20일 오전 9시께 강원 고성군 죽왕면 문암항 동방 약 2㎞ 해상에서 북한 어선으로 추정되는 목선이 해경경비정에 의해 모처로 예인되고 있다.(연합뉴스)
2019년 9월 20일 오전 9시께 강원 고성군 죽왕면 문암항 동방 약 2㎞ 해상에서 북한 어선으로 추정되는 목선이 해경경비정에 의해 모처로 예인되고 있다.(연합뉴스)

북한 선박 수 천 척이 매년 러시아와 일본 수역에서 불법 조업을 벌이고 있는 현실이 프랑스 텔레비전 방송의 다큐멘터리를 통해 공개됐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9일 보도했다.

프랑스의 보도전문 채널 ‘프랑스 24’ 방송국은 지난 8일(현지시간) 북한 어선들의 불법 조업 활동을 탐사취재해 공개했다. 이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북한 국적 어선들은 수 년 전부터 러시아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을 침범해 어업 활동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태평양해양학연구소의 비아체스라프 두비나 연구원은 이 다큐멘터리에서 인공위성 사진 분석을 통해 이런 불법 활동이 더 심각하고 노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3년과 2014년 북한 어선들이 러시아 배타적경제수역 남쪽 끝자락을 조금씩 넘어와 조업활동을 벌인 것에 그쳤다면 지난해부터는 아예 인근 해역까지 진출했다는 것이다.

두비나 연구원은 큰 배가 소형 목조 어선들을 인양해 먼 거리를 이동하는 형태로 조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VOA에 따르면 러시아 어민들은 이들 북한 선박의 조업 활동이 생태계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피해가 막심하다고 호고했다.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한 러시아 어민은 북한 어선들이 사용하는 그물망은 망 사이가 촘촘하게 짜여진 ‘예인망’ 형태로 러시아에서는 사용이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고 했다. 이 그물망은 작은 물고기까지 싹 잡아들여 결국 씨를 말려버린다는 설명이었다.

또 다른 어민은 북한어선들이 나타나면서부터 어획량이 급격히 줄었다며 특히 러시아 해양 경비 당국의 감시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익명의 해양 경비 요원은 북한 어선들이 연안까지 가까이 오면 경비정과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쫓아내지만 수 천 척의 배가 한꺼번에 넓은 바다 위에서 활동하면 대응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다큐멘터리는 북한 어선들의 이런 대규모 불법 조업 활동은 실제로는 중국 어민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당국이 중국 어민들에게 조업권을 팔아 북한에 등록된 배를 내어준다는 것이다.

이 다큐멘터리의 잠입취재에서 한 브로커는 중국에서 매년 800척, 많게는 1천 척의 배가 북한으로부터 조업권을 사고 있다며 거래는 북한군과 노동당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북한이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에는 민간기업이 없는 만큼 조업권을 중국 업체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대북제재로 수입이 크게 줄면서 이 같은 조업 판맨에 더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으로 나타났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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