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체포 열흘 전 물품보관소 현금 55억원 보관
여행가방 3개에 54억9천만원 빼곡히 담겨...5만원권 다발 200장도
“돈이 든 가방 무거워 들고 다니다 허리 다쳤다” 진술
돈의 출처 아직 확인 안돼...검찰 조사 중

김봉현
1조6천억원대 피해액이 발생한 라임자산운용 사태의 전주(錢主)이자 정관계 로비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원여객의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26일 오후 경기도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1조6000억원대의 피해액을 남긴 ‘라임 환매 중단 사태’의 주요 피의자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6·수감 중)이 도피 중 은닉한 현금 55억원이 경찰에 적발됐다. 김 전 회장의 신병을 경찰로부터 송치받은 검찰이 현재 이 돈의 출처를 조사하고 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달 27일 서울 금천구 가산디지털단지 근처에 있는 한 물품보관센터에서 김 전 회장이 맡겨 둔 철제 캐리어(여행용 가방) 3개와 현금 1000만원을 압수했다.

김 전 회장은 이 업체에 매달 25만원을 내고 3.3m² 크기의 개인 금고를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금고의 문을 열었을 때 안에는 철제 캐리어(여행용 가방) 3개와 5만원권 다발 200장(1000만원)이 보관돼 있었다. 여행용 가방 안에는 5만원권 10만9800장(54억9000만원)이 빼곡히 담겨 있었다. 총 55억원에 달하는 이 현금다발의 출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전 회장은 체포되기 열흘 전인 지난달 중순쯤 이 업체를 찾아 돈을 맡겼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은 “도피자금인데, 돈이 든 무거운 가방을 가지고 은신처를 여러 차례 옮겨 다니다가 허리를 다쳤다”면서 “할 수 없이 지난달 이삿짐보관센터를 찾아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지난달 24일 도피 중이던 김 전 회장과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을 서울 성북구의 한 빌라에서 체포한 뒤 은닉자금의 행방을 추적해왔다. 당시 빌라에선 현금 5억3000만원이 발견됐지만, 김 전 회장이 측근과 공모해 경기도 버스업체 수원여객에서 빼돌린 회삿돈 241억원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김 전 회장은 스타모빌리티 회삿돈 517억원을 횡령한 혐의와 재향군인회 상조회를 인수한 뒤 상조회 자금 수백억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김 전 회장은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지목되는 인물이다. 함께 잠적했던 이 전 부사장과 공모해 라임에서 돈을 끌어다 무자본으로 다른 회사에 투자, 인수합병(M&A)을 성사한 뒤 회삿돈을 횡령하는 수법을 써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여객도 그가 사냥한 기업 중 하나로 전해졌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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