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기업의 이익에 대해 국민인식 호의적이지 못해
기업의 근본 목적은 이윤추구, 외국인 투자 유도 위해 여건 조성해야
GM의 부실 문제는 경영 잘못과 경직적인 노동시장에서 비롯
근로자들의 자구노력으로 GM 스페인공장이 부활한 것에서 교훈 얻어야

최종찬 객원 칼럼니스트

한국GM이 군산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하였다. 그동안 판매부진 등으로 공장가동률이 20%수준이었는데 최종적으로 철수하기로 한 것이다. 공장 근로자들은 물론 관련 부품업체와 군산지역 주민들은 큰 충격에 휩싸이게 되었다. 경기도 부평 등 다른 지역의 GM 공장들도 불안해하기 시작한다. 이미 GM Korea는 전반적으로 구조조정을 시작하였다. 

GM 근로자와 군산지역 주민들은 GM 군산공장 폐쇄와 관련하여 GM본사에 공장폐쇄 결정을 취소할 것을 요구하고 ‘먹튀’라고 비난하고 있다. GM Korea는 2017년 7,000억원 적자를 포함해 최근 4년간 3조원의 적자가 났다. GM Korea 근로자의 평균 연봉은 8,700만원으로 독일 폭스바겐 근로자보다 600만원 높다. 회사가 적자가 나는데도 성과급을 받고 봉급을 인상하였다. 

외국인 투자기업이 철수하면서 비난을 받은 사례는 GM만의 일이 아니다. 수년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후 막대한 이익을 보고 철수하였을 때도 ‘먹튀’라고 크게 비난받았다. 정부는 일자리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외국인 투자유치를 중요 경제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예컨대 경제자유지역을 지정하여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해서는 세금감면 등 각종혜택을 지원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유치는 우리나라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 대부분의 정부가 투자유치를 위해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 그 이유는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자국 기업이든 외국 기업이든 투자자의 국적을 가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 외국에 투자하는 한국기업보다는 한국에 투자하는 외국기업이 국내경제 활성화에 더 기여한다. 즉 GM Korea가 현대 U.S.A보다는 한국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총론적으로는 외국인투자가 국내경제 활성화에 중요하다고 하면서 외국인 투자기업이 이익 내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의 인식이 호의적이지 못하다. 

기업의 근본 목적은 이윤추구이다. 외국인기업이 한국에 투자하는 목적은 돈을 벌려는 것이다. 따라서 외국인이 한국에 투자하도록 하려면 외국인이 돈을 벌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어야 한다. GM 군산공장 철수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GM이 수익성이 나는 차종은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 만들고 인기 없는 차종만 한국에 배치하여 적자가 났다고 주장한다. GM은 한국 외 다른 나라에서도 자동차를 만들고 있다. 당연히 인건비가 싸고 생산성이 좋은 나라에서 자동차를 많이 만들 것이다. GM Korea가 인건비 대비 생산성이 높다면 왜 한국에서 생산하지 않고 다른 나라에서 생산하겠는가?

GM 군산공장 철수와 관련하여 근로자들은 파업을 예고하고 군산 등 관련지역주민과 협력업체들은 항의집회를 갖고 GM본사를 비난하는 성명서도 발표했다. 일자리를 잃는 안타까움에서 나오는 움직임이라고는 이해할 수 있지만 파업과 항의집회로 해결될 일은 아니다. 적자가 나서 공장을 철수하겠다는 회사를 잔류시키려면 회사가 흑자를 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어야 할 것이다. GM Korea의 부실 문제는 사용자측의 경영 잘못과 함께 경직적인 노동시장에서 비롯되었다. 생산성은 낮으면서 임금은 다른 공장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한다. 회사측의 경영개선 노력과 함께 근로자들은 노동형태의 유연화와 임금삭감 등을 통해 뼈아픈 자구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GM 스페인공장은 근로자들의 자구노력으로 부활하였다. 임금삭감과 고용조정등을 받아드렸다. 정부는 GM 군산공장 사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지원을 검토하되 원칙 없는 지원이 안되도록 신중해야 한다. 수많은 실업자와 저임금 근로자가 있는 현실에서 고통분담 없이 고액 근로자의 일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거액의 세금을 투입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 예컨대 월 300만원 근로자 기업이 망하면 지원하지 않는 정부가 800만원 근로자 기업이 망하면 세금으로 지원해야 하는가? 정치권도 무분별하게 개입해서는 안 된다. 타 산업, 타 기관과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 

GM 군산 공장같은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기업여건을 개선해주어야 한다. 앞으로 외국인 기업의 ‘먹튀’라는 비난은 없어져야 한다. 한국에 투자하여 돈 벌어 철수하지 못한다면 누가 투자하겠는가? 2007년~2016년간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947억불인 반면, 한국기업의 해외투자는 2,761억불로서 외국인투자의 3배에 이른다. 기업하기 여건이 나빠지면서 수많은 일자리가 해외로 나갔다. 한국경제에 기여하는 것은 한국기업이 아니고 국적을 불문하고 한국에 투자하는 기업이다.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한국에서 돈을 벌 수 있어야 한국에 투자한다.

최종찬 객원 칼럼니스트(전 건설교통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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