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참사 유족들과 면담자리에서 자신은 '일반 조문객'이라며 선 그어
유족들 "높은 분들 왔다 가기만 할뿐 대안 없다...이럴거면 왜왔나"
이낙연 "장난으로 왔겠나, 저는 국회의원 아니고 일반 조문객이다"
"사람 모아놓고 뭐하냐" 항의에 "제가 모았습니까?"
이천 물류창고 화재 참사 조문을 위해 합동분향소를 찾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유가족들에게 원성을 듣고 자리를 떠났다.
이 전 총리는 5일 오후 4시쯤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경기 이천 서희청소년문화센터 체육관을 방문, 조문한 뒤 유가족들과 15분간 면담을 진행했다. 이날 면담자리에는 이 전 총리에 대한 기대감으로 약 40명의 유족들이 유족대기실에 모여 이 전 총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슬픔에 잠긴 한 유가족이 “이번 기회에 법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 의원님이시니까…”라고 하자 이 전 총리는 “제가 국회의원이 아니에요”라고 선을 그었다.
또 다른 유가족이 “국회의원들은 사고가 터져야 선심 쓰듯 해준다. 저희가 선심에 매달려야 한다. 이 사건에 대해 책임지고 저희에게 와준 분이 누가 있느냐”고 하자 이 전 총리는 정세균 총리를 언급하며 “총리가 다녀간 것으로 안다”고 했다.
유가족들이 “고위공직자 분들이 오기만 하고 똑같은 의견만 말한다. 대안을 갖고 오지 않는다”고 항의하자 “저의 위치가 이렇다”고 했다.
“높은 사람들이 왔다 갈 뿐 구체적 대안을 전해주지 않는다. 이럴 거면 왜 왔느냐”는 유가족들의 불만엔 “장난으로 왔겠느냐. 저는 국회의원도 아니고 일반 조문객이다”고 맞받았다.
“사람 모아놓고 뭐 하는 거냐”는 항의에는 “제가 모은 게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대응했다. 다소 격앙된 분위기에서 한 유가족이 이 전 총리를 향해 “그럼 가라”고 하자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가겠습니다”라고 답하고 나서 분향소를 빠져나갔다.
이 전 총리는 조문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게 “유가족 심정은 이해 된다”며 “이 같은 입장을 정부에 충분히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