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 혐의 등으로 제보자 지모씨 고발”
“검언유착 성립 안돼...기자와 검사 결탁해 불법 벌인 정황 없어”
“지씨가 채널A 기자에게 존재한다던 여야인사 신라젠 연루 파일 실제로는 없어”
“검찰 흔들기-언론탄압 위해 최강욱, 황희석, MBC가 기획한 정언유착 사건”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종합편성채널 채널A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감행했다./연합뉴스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종합편성채널 채널A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감행했다./연합뉴스

채널A 기자가 현직 검사장을 거론하며 신라젠의 미공개 주식 정보 혐의에 관련된 여권 인사들의 비위 여부를 추궁했다고 MBC에 제보한 지모(55)씨가 고발당했다.

시민단체 법치주의 바로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는 4일 오전 대검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씨를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 혐의 등으로 대검찰청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19일 이 단체는 열린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최강욱 전 공직기강 비서관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비리에 원조한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법세련은 “검언유착이 성립하려면 기자와 검사가 결탁해 불법적인 일을 해야 하는데 녹취록상에서는 그런 정황이 없다”며 “검사와 전화 통화한 것만으로 검언유착으로 모는 것은 악의적인 프레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씨는 신라젠 사건 관련 여야 인사 유착 의혹 파일이 존재하는지도 불확실한데, 이를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기자를 속여 취재업무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씨는 전 신라젠 대주주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 대리인으로 지난 3월 13일 채널A 기자와 만났다. 그리고 이 전 대표의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를 무마하는 대신, 신라젠 사건에 연루된 정치권 인사들의 파일을 넘기겠다는 식의 대화를 나눴다. 지씨는 이에 채널A 기자가 불상의 검사장과 친분을 강조하며 자신을 압박했다는 내용까지 더해 MBC에 제보했다. 이 내용은 MBC가 지난 3월 말 뉴스데스크를 통해 ‘검언유착 의혹’으로 세간에 전달됐다.

하지만 당사자인 이 전 대표는 MBC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러한 파일의 존재는 물론이고 정치권과 결탁한 의혹 일체를 부인했다.

실제로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은 페이스북에 “이제 둘이서 작전에 들어갑니다”는 글을 올리고 최 전 비서관과 함께 찍은 사진을 첨부했다. 지씨는 이 글을 공유하며 “부숴봅시다”라고 대답했다. 또한 최 전 비서관은 지씨로부터 받은 대화 녹취록의 요지라면서 채널A 기자가 지씨에게 “사실이 아니어도 좋다. 당신이 살려면 유시민에게 돈을 주었다고 해라 그러면 그것으로 끝이다”, “눈 딱 감고 유시민에게 돈을 건네줬다고 한마디만 해라. 그다음은 우리가 준비한 시나리오대로 하시면 된다” 등을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내용은 실제 오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튜버 유재일씨가 입수한 대화 56페이지짜리 녹취록 전문에는 이러한 구절은 나오지 않는다. 이보경 MBC 논설위원도 “최강욱이 ‘사실 아니어도 좋다’ 운운했다는 대목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또 다른 녹취록이 있을 리 없겠죠, 걍 오래된 최구라(거짓)의 향기가”라고 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법세련은 “이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면 이번 사태는 선거개입, 검찰 흔들기, 언론탄압을 위해 기획하고 추진한 정치공작이자 폭거”라고 말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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