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관리하다 '돌발성 난청' 얻은 경찰...법원 "공무상 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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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20.04.30 14:30:06
  • 최종수정 2020.04.3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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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2017년 대규모 촛불 집회를 관리하는 업무를 맡았던 경찰 간부가 진단받은 '돌발성 난청'은 공무상 재해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김연주 판사는 전 서울지방경찰청 간부인 A씨가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공무상 요양 불승인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1986년 경찰공무원으로 임명된 A씨는 2016년 12월부터 서울청 경비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명예퇴직했다.

A씨는 서울청 경비부장으로 근무할 당시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대규모 집회·시위를 관리하기 위한 상황지휘센터를 총괄하는 업무를 맡았다.

그는 2018년 4월 예정됐던 남북정상회담을 준비하던 중 어지러움 때문에 몸이 한쪽으로 기울어지고 좌측 귀가 전혀 들리지 않는 증상이 발생해 병원을 방문한 결과 돌발성 난청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자신이 공무를 수행하면서 과로에 노출돼 있었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병이 발생했다며 공무원연금공단에 공무상 요양을 신청했다.

하지만 공단은 A씨 돌발성 난청의 발병 원인이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소음이나 스트레스 때문에 발병한다는 의학적 근거가 없다며 A씨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A씨는 소송을 냈다.

이에 재판부는 "돌발성 난청은 발병 원인이 의학적으로 명백히 규명돼 있지 않으나 혈류장애 내지 바이러스 감염 등이 중요한 발병 원인으로 보인다"며 "과도한 스트레스가 혈류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면역 기능이 저하되면 바이러스 감염에 노출될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가 경비부장이 된 후 돌발성 난청 발병일까지 대통령 탄핵 관련 집회, 평창올림픽 관련 북한고위급 방한 등 여러 행사에서 대규모 집회 관리 및 엄중한 경호가 이뤄졌다"며 "특히 발병 당일에는 남북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어 A씨로서는 육체적, 정신적 긴장의 강도가 과중한 상태였을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A씨의 건강 검진 결과를 보면 혈류 장애 위험도가 높지 않고, 다른 건강상 원인 내지 음주·흡연 습관도 없다"며 "공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는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돼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규범적 관점에서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으면 되므로 돌발성 난청은 공무에 기인한 질병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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