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표, 정경심 청탁받아 딸 조민 허위 인턴 확인서 발급·논문 1저자 등재 의혹
재판 중 정경심과 조민 옹호하는 편파 증언 일삼아 재판부로부터 경고
연구원 출신 공동저자보다 조민이 논문 완성에 기여도 높다 강변도
검찰 조사 당시 진술한 내용 부인하다 ‘위증죄’ 경고받아
다만 조민 체험활동 대해 “좋은 결과 얻게 하기 위해 부풀려서 한 건 인정”

정경심씨의 재판이 열리는 29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정씨 딸의 인턴활동을 지도했던 단국대 의과대 장영표 교수가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정경심씨의 재판이 열리는 29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정씨 딸의 인턴활동을 지도했던 단국대 의과대 장영표 교수가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재판부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 입시 비리 사건에 연루된 장영표 단국대 교수를 향해 “증인이 지금 피고인(정경심) 변호인인가”라고 질책했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임정엽 재판장)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선 장 교수는 정경심씨를 무작정 옹호하고 비호하는 발언을 일삼아 이 같은 경고를 받았다.

검찰은 정씨가 딸 조씨의 대학 입시를 위해 2007년 7~8월 조씨의 한영외고 국제반 동기의 아버지인 장 교수에게 딸을 단국대 의과학연구원에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청탁하고, 관련 논문의 1저자로 등재되도록 한 것으로 판단한다. 실제로 조씨는 장 교수에 의해 2008년 12월 대한병리학회지에 제출된 관련 논문에 1저자로 등재됐다. 또 장 교수는 2009년 조씨가 실험에 기여했다는 취지의 허위 확인서를 써줬으며, 정씨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생활기록부를 서울대 의전원 입시 자료로 제출했다.

장 교수는 이날 재판에서 조씨를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장 교수는 “조씨가 좋은 결과를 얻게 하기 위해서 부풀려서 한 건 인정한다”면서도 “고1 학생이 2주간 빠지지 않고 나왔고 몇 번 물어볼 때마다 본인이 긍정적으로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검찰이 “증인은 검찰 1차 조사 당시 ‘조민이 체험활동을 마친 후 논문 게재 예정 증명서를 받기 전까지 논문 작성을 위한 추가 실험을 한 바 없다고 했는데 사실인가”라고 묻자, 장 교수는 “조씨는 2주를 약속하고 나온 거다. 어떻게 계속 나올 수가 있나. 추가 실험을 한 적이 없더라도 말이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재판부는 “증인, 자꾸 설명할 필요 없다. 사실관계만 말하라”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장 교수가 “내가 얘기를 안 하면 판단할 수가 없지 않나. 다 필요한 부분”이라고 거듭 해명을 시도하자 재판부는 “지금 피고인 변호인인가. 몇 번 주의를 주나. 필요한지 아닌지 판단은 우리가 한다”고 질책했다. 끝내 장 교수는 “알겠다”고 답했다.

이날 재판에서 장 교수는 논문을 완성하는 데 있어서, 공동저자이자 연구원 출신인 현모씨보다 2주 체험활동을 한 조씨의 기여도가 더 크다고도 주장했다. 앞서 같은 재판에서 현씨는 “조씨는 연구원을 견학하고 단순한 일을 따라 해보는 수준에 불과했다”며 “조씨의 논문 기여도는 없다”고 증언한 것과 배치된다.

장 교수는 “몇 년 동안 실험한 현모씨보다 딸 조씨가 2주동안 한 게 더 크다는 건가”라고 묻는 재판부 질문에 “저는 현씨한테 신생아 허혈성 뇌손상에 대해 설명해 준 적도 없고 얘기한 적도 없다”고 했다. 이어 재판부가 “조씨의 역할이 더 크다는 건가”라고 묻자 “그 당시에 그렇게 생각해서 1저자로 넣었다”고 했다.

그러나 대한병리학회는 조 전 장관 딸이 1저자로 등재된 해당 논문에 대한 공정성 논란이 제기되자 논문을 직권으로 취소했다. 논문은 학회지 등재에서도 빠졌다. 대한의사협회는 책임저자인 장 교수더러 논문을 자진 철회하라고 권고했다.

장 교수는 앞선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진술한 내용을 부인하다 위증죄 경고도 받았다. 검찰이 “논문 형식으로 보고서를 써달라고 조씨 부모님이 요청을 했다고 진술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그런 말을 한 적 없다”며 고성을 지르며 진술을 번복한 것이다. 이에 재판부가 “변호인 참여 하에 작성된 서류에 대해 무작정 아니라고 하면 위증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하자 장 교수는 “앞으로는 신중히 대답하겠다”고 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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