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이은혜 순천향 의대 교수] 김윤 교수의 ‘민간병원 덕분이라는 거짓’이라는 한겨레 기고문을 읽고
[기고/이은혜 순천향 의대 교수] 김윤 교수의 ‘민간병원 덕분이라는 거짓’이라는 한겨레 기고문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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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 성공'했다는 김윤 교수의 주장은 틀렸다...文정부는 초기 방역에 실패
-'감염병 진료 잘 됐다고 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거짓말...대구경북 지역 사망자 많은 이유는 의료기관 대응속도보다 환자 증가속도가 빨랐기 때문
이은혜 순천향 의대 교수
이은혜 순천향 의대 교수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하여 서울대 김윤 교수는 한겨레 4월 14일자 기고문에서 민간병원과 달리 공공병원이 진가를 발휘했다며 감염병 진료를 위한 공공병원 확충을 주문했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

첫째, ‘방역은 성공적’이었다는 그의 주장은 틀렸다. 한때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불렸던 나라들의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4월 28일 기준으로 홍콩 4명, 대만 6명, 싱가포르 14명, 한국 244명이다. 한국(1. 20)과 대만(1. 22)은 비슷한 시기에 첫 확진자(우한 거주 중국인)가 발생했지만 한국은 인구 5200만명 중 확진자가 10,752명인 반면, 대만은 인구 2300만명 중 확진자가 429명에 불과하다. 이러한 차이는 대만 정부는 자국민 보호를 위하여 봉쇄, 환자 발견, 컨트롤타워의 세가지 조치를 초반부터 강력하게 실시한 반면, 한국은 중국발 입국을 차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즉, 문재인 정부가 초기 방역(봉쇄)에 실패했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는 ‘연령 구조를 보정하면 우리나라와 스페인의 치명률은 거의 차이가 없다’고 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아직 진행 중인 상황에서 치명률(확진자 중 사망자의 비율)을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게다가 한국과 스페인의 사망률이 각각 2.3%, 11.2%인데 연령보정 치명률이 차이가 없다고 주장하려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았다. 또한, ‘이탈리아의 연령보정 치명률이 한국의 ‘2.5배에 불과’하다고 했는데 그것은 ‘무려 23,277명’의 차이이다. 치명률을 마치 축구경기의 점수처럼 대하는 태도는 비인간적이다.

둘째, 김윤 교수는 ‘감염병 진료가 잘되었다고 하기 어렵다’고 주장하면서 그 근거로 전체 병상의 10%에 불과한 공공병원이 코로나19 환자 4명 중 3명을 진료한 반면, 전체 병상 중 90%를 보유한 민간병원은 나머지 1명만 진료하는 데 그쳤으며, 병상을 즉각 동원할 수 있는 공공병원은 병상이 부족했던 반면, 대부분의 병상을 보유한 민간병원은 코로나19 환자에게 병상을 내주지 않았다고 했는데 이것은 모두 거짓말이다.

대구지역 주요병원의 병상 수는 국공립병원 약 2,000개, 민간병원 약 3,600개이다. 음압병상 수는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의하면 상급종합병원인 경북대병원 10개(국가지정 5개), 칠곡경북대병원 4개,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12개, 영남대의료원 15개, 대구가톨릭대의료원 6개이고, 그 외 종합병원인 파티마병원 10개와 대구의료원 5개(국가지정)가 더 있다. 그런데 대구의 주요병원에 약 5,600개의 병상과 60여개의 음압병상이 있어도 8,000명이 넘는 코로나19 환자들을 모두 자체적으로 수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숫자도 부족하지만 그 병상들이 비어 있는 채로 코로나19 환자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지역거점병원으로 지정된 대구의료원과 대구동산병원은 각각 약 330개, 470개 병상을 제공했고, 누적환자 수는 각각 약 750명, 760명이다. 특히 대구동산병원은 작년 4월에 성서캠퍼스로 이전 후 약 1000병상 규모의 기존 건물에 200여병상만 운영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8 환자들이 폭증하자 자발적으로 지역거점병원에 지원했다. 이런 결정은 대구동산병원의 설립배경과 관련이 있는데 120여년 전에 의료선교사들의 헌신과 개척으로 설립한 대구 제중원이 대구동산병원의 모태이기 때문이다. 다만, 대구동산병원에 인력이 부족한 것이 문제였는데 성서동산병원에서 파견된 일부 직원 외에 전국에서 모여든 수많은 자원봉사 의료진의 도움으로 다행히 해결되었다.

코로나19 환자를 받기 위해 대구의료원은 대부분의 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전원시켰고, 대구동산병원은 상당수의 환자를 성서동산병원으로 옮겼는데 성서동산병원은 비어 있던 두 개의 병동(그 당시 미허가 상태였던 100개 병상)에 그 환자들을 수용했다. 경북대병원과 다른 주요 민간병원들도 일부 환자를 퇴원 또는 전원시키고 코로나19 환자를 받았다. 이렇게 마련한 음압 또는 격리병상 수는 국공립병원이 약 400개, 민간병원이 약 900개였다(응급실과 중환자실의 음압병상은 제외).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하여 대구의 주요 의료기관 상황은 아래의 표와 같다. 공식적으로 발표된 수치가 아니라 인터넷 검색과 알음알음으로 모은 것이기 때문에 실제와 약간 다를 수 있다.

병원

국공립A

국공립B1

민간A1

민간B

민간C

민간D

병상 수

442

914+628

207+912

950

879

665

병상가동률

거의 만실

87%+83%

58%+90%

90%

90%

80%

음압병상2

10

응급실 0

34+23

응급실 2+6

6+8

응급실 2+4

9

응급실 2

6

응급실 3

6

응급실 0

중환자실 내 음압병상 수

0→폐쇄

12(이동형) +5(이동형)

20(이동형)+4

10(이동형6)

13(이동형9)

10(이동형5)

병동 소개 현황 및 이동형3음압병상 수

전 병동

→330

6+2개 병동

→43+23

전 병동+0

→470+0

4개 병동

→213

3개 병동

→131

3개 병동

→83

누적환자 수

750

92+?

760

?

200여명

104

관련전문의4

3

13+7

2(+225)+8

14

10

7

중환자치료장비6

CRRT 0

ECMO 0

CRRT 8+5

ECMO 6+2

CRRT 7+6

ECMO 2+4

CRRT 7

ECMO 2

CRRT 4

ECMO 2

CRRT 5

ECMO 1

각주: 1 국공립B와 민간A는 병원이 두 군데 있으므로 각각의 수치를 “+”로 표시함

2 질병관리본부에 신고된 정식 음압병상(병실+전실+별도 공조)은 병원을 지을 때 만들어야 함

3 기존 건물에 정식 음압병실을 추가로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므로 기존 병실을 격리하고 이동형 음압기를 설치하고 전실 기능을 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여 임시로 만든 것.

4 코로나19 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감염내과, 호흡기내과, 중환자의학과 전문의

5 대한중환자의학회에서 파견 나온 중환자의학 전문의

6 인공신장기(CRRT; Continous Renal Replacement Therapy)와 체외막산소화장치(ECMO; Extra Corporeal Membrane Oxygenation). 이들 장비는 별도의 전문운영 인력이 필요함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구경북지역에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이유는 김윤 교수의 주장처럼 민간병원들이 병실을 내놓지 않아서가 아니라, 의료기관의 대응속도보다 환자 증가속도가 너무나 빨랐기 때문이다. 치료 중인 입원환자들을 일부 퇴원이나 전원시키고, 시설과 장비를 확충하고, 다른 환자들과 동선을 분리하는 구조공사를 하려면 최소한 며칠이 걸린다. 만약 정부가 해외유입을 차단하여 확산속도를 늦춰줬더라면(초기 방역에 성공했더라면) 병원들이 의료자원을 재배치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시간을 벌 수 있었겠지만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 또한, 질병관리본부가 메르스 매뉴얼에 집착하느라 환자분류(triage)체계를 제 때에 도입하지 못한 것도 이유 중 하나이다. 분류체계 도입 후에도 확진자가 수천명이다 보니 분류하는 데에 시간이 많이 걸렸고, 자가격리 중인 환자가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보다 못한 대구시의사회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환자분류작업에 뛰어들었고, 확진자들을 분류하여 생활치료센터나 의료기관에 빨리 입원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런 무명의 개원의들도 우리나라 민간의료의 중요한 한 축이다.

셋째, 김윤 교수는 ‘서울대병원을 제외한 이른바 ‘빅5’ 병원에서 진료받은 환자는 채 10명이 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했는데 이것은 임상현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탓이다. 자가격리 중에 갑자기 상태가 나빠진 환자는 서너 시간이나 앰불런스를 타고 서울로 갈 수가 없다. 그나마 덜 위중한 환자는 서울로 이송이 가능하지만 그 당시에는 환자이송을 담당하는 콘트롤 타워도, 동행할 의료진도 없었다. 현장에는 그것 말고도 서울로 가지 못하는 이유가 차고 넘친다. 그러므로 단순한 숫자만 가지고 서울의 대형 민간병원을 비난할 일은 아니다. 만약 대구지역의 주요 병원에 입원해 있던 일반환자들을 서울 등 다른 지역으로 전원시킬 수 있다면 대구경북지역의 코로나19 진료능력이 확대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송비용나 입원비 등 현실적인 문제가 있으며, 무엇보다 환자나 보호자의 사정이 대구경북을 벗어나기 어려운 경우도 많았다.

서울의 대형 민간병원들은 중환자의학회와 생활치료센터를 통해서 대구경북지역을 크게 도왔다. 대한중환자의학회가 3월 2일부터 4월 20일까지 전문의 22명과 간호사 11명을 대구동산병원에 파견했는데 소수를 제외하고 모두 민간병원 소속이었다. 중환자의학 전문의들은 거의 대부분 대학병원에서 일하는데 보통의 대학병원에는 그 숫자가 빠듯하기 때문에 장기간 파견을 보낼 수 있는 곳은 주로 대형 민간병원이다. 또한 경증환자 격리를 통한 코로나19의 전파 차단이 가능했던 가장 큰 요인이 생활치료센터였는데 서울의 대형병원을 포함해서 10개의 민간병원이 생활치료센터에 의료진을 파견하여 4,000여명의 경증환자들을 24시간 보살폈다.

대구경북지역의 경증환자를 격리·수용했던 16개 생활치료센터의 상황은 아래와 같다.

센터명

장소

의료진 소속 기관 또는 단체

수용인원1

개원일

대구1

대구 중앙교육연수원

경북대병원

160

03 .02

대구2

대구 경북대학교 기숙사

경북대병원, 대구시의사회

490

03. 08

경북대구1

영덕 삼성인력개발원 영덕연수원

삼성의료원

210

03. 04

경북대구2

경주 농협 교육원

고려대의료원

235

03. 03

경북대구3

문경 서울대병원 인재원

서울대병원

99

03. 05

경북대구4

칠곡 한티 피정의집

서울성모병원

100

03. 05

경북대구5

칠곡 대구은행 연수원

평택 박애병원

67

03. 06

경북대구5

경주 켄싱턴 리조트

취소

경북대구7

구미 LG디스플레이 기숙사

강원대병원 à 칠곡경북대병원,

383

03. 09

경북대구8

경주 현대자동차 경주연수원

서울아산병원

280

03.010

경북1

경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대구경북연수원

경산시 보건소

61

03. 05

충남대구1

천안 우정공무원교육원

순천향의료원

600

03. 06

충북대구1

제천 건보공단 인재개발원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181

03. 09

충북대구2

제천 연금공단 청풍리조트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155

03. 08

충북대구3

충주 기업은행 종합연수원

인천길병원

213

03. 12

충북대구4

보은 사회복무연수원

세브란스병원

247

03. 13

전북대구1

김제 삼성생명 전주연구소

한양대학교의료원

169

03. 11

각주 1 일부는 입소가능 인원이므로 실제 입소인원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넷째, 김 교수는 ‘중앙정부는 민간병원 병상을 동원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 예측되는 환자 발생 규모에 따라 ~ 중증환자 수에 맞게 중환자실 병상과 인공호흡기를 따로 확보’하라고 요구했는데 이것은 비현실적이다. 민간병원 동원령은 북한이 쳐들어왔을 때나 하는 것이지 아무 때나 하면 사유재산 침해의 소지가 있다. 감염병 전쟁에 대한 대처는 대구동산병원 등 주요 민간병원들이 했던 것처럼 자발적인 참여로 충분하고, 정부와 지자체는 지원만 제대로 해주면 된다. 그리고 해외유입 감염병의 환자발생 규모를 예측하려면 일단 해외유입을 확실하게 차단해야 한다. 밖에서 끊임없이 들어와서 지역사회에 퍼트리는데 어떻게 예측이 가능한가? 또한, 흔하지 않은 대규모 감염병 사태를 대비하여 만여명을 치료할 수 있는 중환자실과 인공호흡기를 전국 각지에 ‘별도’로 준비하는 것 보다는 ‘평소’에 감염관리와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마지막으로, 공공의료의 정의를 살펴보자. 공공의료란 단순히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의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공적 재정(의료보장)으로 제공하는 의료를 말한다. 즉, 영국처럼 국가가 모든 것을 공급하는 시스템(National Health Service)만 공공의료인 것이 아니라, 국민건강보험같은 사회보험제도(Social Health Insurance) 역시 공공의료이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전국민이 국민건강보험에 ‘강제가입’되고, 모든 의료기관이 요양기관으로 ‘강제지정’되어 건강보험의료를 공급하기 때문에 모든 의료기관이 공공의료기관이다. 만약 국공립병원은 건강보험 환자만 진료하고(비보험이나 비급여 진료를 전혀 하지 않고), 민간의료기관은 민간보험환자만 진료한다면(건강보험환자를 전혀 받지 않는다면) 그의 주장처럼 ‘공공의료기관=공공의료, 민간의료기관=민간의료’라는 공식이 성립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공공병원, 민간병원 구분없이 정부가 정한 수가를 받고, 진료내역도 심사를 받으며, 그가 근무하는 서울대병원도 사립대병원과 마찬가지로 비급여 진료를 하고 상급병실을 운영한다. 즉, 공공병원이든 민간병원이든 상관없이 모두 건강보험제도 안에서 통제받고 운영되고 있는데 굳이 ‘공공의료 대 민간의료’로 편가르기를 할 이유가 없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서 확실히 알게 된 ‘사실’은 전국민이 건강보험제도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민간병원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세인 것처럼 보이지만 아직 방심은 금물이다. 공공병원과 민간병원 모두 각자의 역할을 하고 있으므로 서로 돕고 격려하면서 코로나19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사태가 종료된 후에는 건강보험제도가 지속하고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전문가들이 모여서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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