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은상 포함 신라젠 경영진, 신약 임상중단 공시 전 주식 처분...개미들만 피눈물
문은상, 유령회사 차린 뒤 거액대출해 신라젠 장악한 의혹도...사실상 무자본 인수
검찰, 앞서 신라젠 주요 피의자 2명 구속...여권 비호 의혹까지 조사할 방침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신라젠 기자ㆍ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가 펙사벡 진행 임상 및 개발 방향 발표 내용을 듣고 있다.
지난해 8월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신라젠 기자ㆍ애널리스트 간담회'에서 문은상 신라젠 대표이사가 펙사벡 진행 임상 및 개발 방향 발표 내용을 듣고 있다.

검찰이 바이오 기업 신라젠 문은상(55) 대표이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신라젠 경영진은 자사가 개발하던 신약이 치료 효과가 없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고, 보유 주식을 팔아 거액의 차익을 거둔 혐의를 받는다. 이외에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여권 인사들의 비호하에 회사를 운영해왔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서정식 부장검사)는 27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문 대표를 조사했다. 지난 21일 문 대표의 자택과 서울 소재 사무소 등을 압수수색한 지 6일 만이다. 검찰은 문 대표가 항암 치료제 ‘펙사벡’의 임상 중단 사실이 공시되기 전 신라젠 주식 53만3516주를 매도해 막대한 손실을 회피했다고 판단한다.

검찰은 또 문 대표가 2014년 3월 유령회사를 차리고 D금융투자로부터 돈을 빌린 뒤 신라젠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350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회사를 장악한 의혹도 조사하고 있다. 문 대표는 이렇게 무자본으로 신라젠을 인수한 뒤 대주주로 등극, 회삿돈으로 빚을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청와대 내부에서 문 대표의 무자본 기업인수(M&A) 수법을 눈감아줬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국세청은 지난 2018년 문 대표의 BW 거래를 문제 삼아 문 대표에게 487억원의 증여세를 물렸다. 그런데 청와대 기획재정부 실장이었던 김모씨가 조세심판원에게 “(문 대표가) 내 고등학교 동문이다. 잘 검토해달라”고 압박성 전화를 건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앞서 지난 17일 검찰은 신라젠 사건의 주요 피의자 이용한(54) 전 대표이사와 곽병학(56) 전 감사를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 지난해 8월에는 신라젠 본사와 서울 사무소 등을 압수수색하는 동시에 초기 투자자이자 신라젠 대주주였던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VIK) 대표에 대한 수사도 병행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9월 7000억원대 투자 사기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아 수감 중이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관련기사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