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WHO 보고서 초안 인용해 임상실험 실패 보도
길리어드 "결과 공개토록 허가한 적 없다" 반발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우한 코로나 치료제로 시험 중인 항바이러스제 ‘램데시비르’가 중국 임상실험에서 실패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램데시비르를 개발 중이던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 제약사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세계보건기구(WHO) 보고서 초안을 인용해 “중국에서 진행한 1차 임상시험 결과 렘데시비르가 환자의 상태를 개선하거나 혈류에서 병원체의 존재를 감소시키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환자 18명에겐 중대한 부작용까지 발생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중국 임상실험은 환자 237명 중 158명에게 램데시비르를 투약하고 이들의 환후를 나머지 79명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79명은 가짜 약(플라시보)을 투약받았다. 램데시비르를 투약한 환자의 치명률(사망률)이 13.9%, 투약받지 않은 환자가 12.8%로 큰 차이가 없었다. 

현재 중국에서의 램데시비르 임상실험은 환자 수 부족으로 이미 중단된 상태다.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제3단계 실험인데, 이는 당초 지난 2월에 시작돼 이달 말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었다. 길리어드 측은 중국 내 임상 중단 사유에 “중국 내 코로나 확산이 잘 통제됐고 (중증환자 조건에) 적합한 환자를 모집할 수 없다”며 증상이 경미하거나 중등 정도인 환자를 상대로 한 임상시험도 잠정 중단한다고 했던 바 있다.

길리어드는 이번 FT 보도 이후엔 “해당 논문 초안이 ‘부적절한 (연구)특성들(inappropriate characterizations)’을 포함하고 있으며, 연구 결과가 ‘(확고한 결과에 이를 정도로) 결정적이지 않다(inconclusive)’”고 주장하고 있다. 해당 연구가 ‘낮은 등록율(low enrolment)’에 조기종료 됐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이어 “우리는 WHO가 해당 연구에 관한 정보를 (웹사이트에) 포스트했다가 삭제한 데 대해 유감을 나타낸다. 이 연구에 참여한 조사관들은 (연구)결과를 공개하도록 허가한 적이 없다”고 WHO를 향해서도 불만을 내놨다.

램데시비르는 미 시카고대 임상실험에서는 치료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진 약이다. 시카고의대 연구진은 지난 16일 “이 코로나 19 환자 125명을 대상을 실시한 2단계 임상 임상에서 렘데시르를 투여받은 환자들이 고열과 호흡기 증세로부터 빠르게 회복됐고, 거의 모든 환자들이 1주일이 채 안돼서 퇴원했다”고 전한 바 있다. 임상에 참여한 환자 중 113명은 중증 환자였다.

이후 렘데시비르 임상실험은 현재 전 세계 152개 의료기관에서 24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약효 여부는 임상결과에 따라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