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학생 성추행'→직위해제 女교사가 '공익 제보자'로 둔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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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8.03.11 12:20:27
  • 최종수정 2018.03.1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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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S고교 교사 정모씨 "2012년부터 2016년까지 학생들 성추행"
학생들이 '민원' 신청해 직위해제 됐지만 이후 언론을 통해 '공익제보자'로 둔갑
위기처하자 '사학 비리' 주장하며 전교조 가입, 민변의 도움을 받아 학교 상대로 소송진행
"복직하게 되면 또다른 학생들 피해 예상" 교사들 우려

"무릎이나 민감한 부위 쪽에 엉덩이를 대고 앉았던 적도 있고...엉덩이를 만진다거나 발로 찬다거나 얼굴을 잡고 저항도 못하게 뽀뽀와 손에 침을 묻혀 얼굴에 묻힌다거나..."

"양 손으로 잡고 혓바닥으로 얼굴을 핥거나 침을 발랐다"

"체력을 기르는 프로젝트를 한다는 명목하에 '신체포기 각서'를 써야 한다면서 혈서를 쓰자고 했다"

"성적이 떨어졌다는 이유로 인신공격이 담긴 막말과 속바지가 보일 정도로 들춰...성적 수치심 느꼈다"

S고등학교 교사에 대한 학생들의 진술 일부 캡처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논란이 제기돼 직위해제된 여교사가 서울시 교육청 공익제보센터에 의해 '공익 제보자'로 선정돼 복직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학생과 학부모들, 다른 교사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문제의 교사는 서울 S고등학교 국어교사 정 모씨(여·47). 위의 진술들은 이 학교 학생들이 학교측 조사 과정에서 밝힌 내용이다. 정 씨는 자신의 '학생 성추행' 논란이 불거지자 "학교 측이 사학 비리를 덮기 위해 자신을 성추행범으로 몰아 파면시켰다"고 주장해 '공익 제보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PenN이 그동안 벌어진 일들을 취재한 결과 정 씨는 학생 성추행 논란으로 직위해제된 뒤 전교조에 가입해 '사학 비리 폭로' 주장을 내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의 발생 순으로 본다면 S고교의 피해 학생들은 2016년 9월 17일 최초로 성희롱 및 성추행으로 정씨에 대한 민원을 신청했다. 학생들은 민원이 방학 중 처리되기를 원해 서울시교육청과 경찰이 2017년 1월 학교 민원사안을 접수했다. 학교 내부에선 자체적으로 성희롱심의위원회를 열어 학생들의 주장이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판단한 뒤 성범죄 수사 중인 교원과 학생을 격리시키기 위해 그해 3월 정씨를 직위해제 처분했다.

이에 정씨는 지난해 5월 직위해제 조치가 부당하다며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청구했다. 이후 정씨는 7월 '교육도시서울' 카카오 단톡방을 통해 자신이 소속된 학교가 '사학비리'로 얼룩져 있다고 주장했고, 8월 서울교육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이어 KBS, SBS, YTN, 노컷뉴스, 중앙일보 등 언론에 제보했다.

정씨는 이후 9월 직위해제기간임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무단 출입하여 경찰까지 동원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검찰은 최종적으로 9월 22일 피해자 6명의 학생 중 2명이 진술을 번복했다며 고의성이 없었다고 판단하고 불기소 처분했다.

그러나 검찰이 번복 진술했다고 한 학생은 '검찰이 6명의 학생 중 2명이 진술을 번복했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는 결과를 듣고 자신이 실제로 번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단순히 경찰관에게 자신의 선생에 대해 얘기하기가 무서웠다고 말했으며 처벌을 원하진 않는다고 답했다고 했다. 또 정씨가 성추행을 하지 않았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언급했다.

정씨는 이후 학교가 학생들을 협박, 회유해 진술을 조작했다고 반박했고, 이 같은 주장을 담아 지난해 11월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직위해제'가 부당하고 소명했다. 그러나 교원소청심사위는 최종적으로 성추행이 맞다며 정 씨의 주장을 기각했다.

그러나 올해 3월 KBS는 '사학비리'를 감추기 위해 한 여교사를 파면했다는 취지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피해 학생들이 용기내어 진술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성추행범인 정씨가 피해자로 둔갑됐다"며 "KBS의 보도가 편파적"이라는 내용의 반박문을 냈다.

학교측 반박문에 따르면 현재 핵심적으로 정씨가 주장하는 "사학비리를 폭로해 자신이 학교로부터 부당한 조치를 받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정씨의 직위해제 시기는 2017년 3월이며, 이후 7월에 정씨가 해당학교에 비리가 있다며 제보했다. 즉 정씨의 고발에 대해 불만을 품은 학교가 정씨에 대해 보복 조치한 것이 아니라 성추행 사건으로 자신이 곤란해지자 제보했다는 것이다.

학교측은 또 "현행법상 학생들로부터 성관련 사안 민원이나 신고가 접수되면, 즉시 학생들과 분리 및 격리 조치 되는 것이 현행법상 원칙이다. 더군다나 해당 학교는 교육청으로부터 성 사안 조사를 받고 있는 해당 교사를 직위해제하라는 공문도 받았다"며 반박했다.

학생만족도 조사에서 이미 성추행이라고 밝혀진 내용을 학교측의 조작이라며 정 씨가 주장하는 것에 대해 학교측은 "2012년부터 2016년 까지 무려 5년 동안 지속적으로 서로 얼굴도 본 적이 없는 전혀 다른 나이의 수십명의 학생들이 뽀뽀, 깨물기, 핥기, 껴안기, 혈서 등에 대해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으며 일부학생은 '혐오감이 느껴졌다' 등으로 강한 반발감과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검찰조사와 관련해서 "가해자(정씨)에게도 검찰의 조사 결과를 통보하게 되어 있는데, 그 문서에 피해자(성추행 피해 신고한 학생들)의 실명이 써 있는 줄 학교는 전혀 몰랐다"며 "성추행 사건에서 가장 중요하고 기본인 피해자 보호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검찰이 정씨에게 통보한 문서엔 피해 학생들의 실명이 버젓히 적혀 있었다.

학교 측은 "당시 용기내어 신고했던 학생들의 담임은 성추행을 저지른 정씨였는데, 자신의 담임을 고발한 학생들의 실명을 모두 본 정씨가 해당 학생들을 또 다시 괴롭히는 것을 막지 못했다"며 조사의 부실함을 지적했다.

정씨는 현재 성추행 범으로 학교로부터 직위해제 조치를 통보받은 후 전교조에 가입하고 민변의 도움을 받아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해당 학교 교사들은 사립학교라는 이유만으로 사건의 본질이 왜곡되어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교사들은 그동안 정씨가 언론과 전교조·민변 등을 이용해 '사학비리'로 몰아가 자신의 성추행 문제를 감추려는 행태에 대해 분개하며 이런 사람이 다시 교권을 회복한다는 것은 볼 수 없다고 성토했다. 사학비리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성추행 문제와 별개의 사안으로 처리할 일이지 성추행 문제를 덮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선 안 된다는 것이다. 

정씨는 교육청과 학교로부터 학생들과 분리시켜야 한다는 내용을 통보 받았지만 9월 학교로 나왔다. 이에 학교측은 직위해제 기간 동안엔 학교로 나올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끝내 버티다 결국 경찰이 학교로 찾아오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정씨는 한동안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걸어나갔다. 

이 같은 사건에 대해 정씨는 카카오톡을 통해 학생들에게 "학교측 비리주모자들의 사주와 무고와 공갈협박이 심하게 있었다. 한동안 심한 우울증과 불면증으로 스트레스로 인한 고염증반응과 위암 직전단계까지 오가며 오래 고생했다"고 말했다.

또한 "경찰 3명에게 끌려나오기도 했다. 그 소식을 듣고 교육청도, 민변에서도, 시민단체와 언론에서도 완전히 멘붕에 빠졌다"며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직위해제 조치로 학교에 나오지 못하자 정씨가 학생들에게 보낸 내용

해당 학교는 정씨를 재고발한 상태다. 그러나 정씨는 지난 2월 공익제보자로 선정됐고 다시 교사로 복귀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대해 상당수 교사들은 정씨가 공익제보자로 선정되어 또 다른 피해 학생들이 생길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편 PenN은 '학생 성추행 의혹'에 대한 정씨의 입장을 직접 듣기 위해 11일 휴대전화로 몇 차례 전화를 걸어 통화를 시도했으나 정씨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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