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5시55분 쯤 경기 고양시 소재 아파트 욕실에서 쓰러져 있는 남성을 가족이 발견...119 출동 땐 이미 늦은 상태
‘무급휴직’ 실시중인 국내 항공사는 아시아나항공이 유일...‘우한 코로나’ 사태로 촉발된 국내 여행·항공업계 신음에 비극적 사례 속출할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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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북부방경찰청 고양경찰서.(사진=연합뉴스)

중국발(發) ‘우한 코로나’ 사태로 인해 여행·항공업계가 사상 유래 없는 위기를 맞은 가운데 ‘무급휴직’을 실시한 항공사의 50대 조종사가 생활고에 시달린 가운데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22일 오후 5시55분경 경기 고양시 소재 모(某) 아파트 욕실에서 50대 남성 A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했다. 119 구급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땐 남성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A씨는 국내 항공사의 조종사로 근무해 왔으며, 주식투자 실패 등에 따른 채무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더해 근무처 항공사가 ‘무급휴직’을 실시하자 생활고를 견디지 못 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은 현재 A씨의 사망 경위를 조사하는 중이다.

국내 항공사 가운데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있는 곳은 4월20일 현재 아시아나항공이 유일하다.

아시아나항공은 4월 들어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달 간의 ‘무급휴직’을 실시한 데 이어 지난 19일 5월부터는 사업이 정상화될 때까지 매달 최소 15일 이상 ‘무급휴직’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대한항공은 임원들에 대해 30~50%의 급여를 반납토록 했으며, 최대 6개월 동안 전 직원을 대상으로 ‘유급휴직’을 실시했다. 제주항공은 경영진 30%의 임금 반납과 희망자에 한해 최대 4개월 간의 ‘유급휴직’을 받겠다고 했다. 진에어는 희망자에 한해 최대 12개월의 ‘무급휴직’ 및 전 직원 ‘유급휴직’을, 티웨이항공은 희망자에 한해 주 3~4일 단축 근무와 ‘유급휴직’을 선언했다. 이스타항공은 300명 이내의 직원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전 세계를 덮친 ‘우한 코로나’ 사태로 촉발된 여행·항공업계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A씨와 같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업계 관계자들이 속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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