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최하 계층인 꽃제비와 엘리트 출신인 함께 국회 입성한 것은 北주민들에게 자유 민주주의 제도의 우수성 생생하게 전한 것”
“김정은 건강 이상설 확인 어려워...”
“북한의 미래 변화와 통일을 위해 젊은 김여정이 후계자로 나서는 것이 낫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갑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후보가 강남구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된 뒤 소감을 말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16일 서울 강남갑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태구민(태영호) 후보가 강남구 선거사무실에서 당선이 확실시 된 뒤 소감을 말하던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연합뉴스)

총선에서 탈북민 2명이 국회의원에 당선된 것은 북한주민들의 사고 전환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영국 주재 북한 공사 출신 태영호 당선인이 말했다. 태 당선인은 김정은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서는 확인하기 힘들다면서도 최근 여러 동향을 볼 때 수뇌부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총선에서 강남갑 지역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태영호 전 공사는 22일(현지시간) 미국 미주주의진흥재단(NED)이 주최한 화상 토론회에서 탈북민들의 당선에 북한주민들의 사고 전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3일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태 당선인은 “탈북민들의 당선을 통해 북한의 엘리트와 일반 주민 모두에게 한국인들이 새롭게 변화된 북한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으며, 엘리트 출신이든 전직 관리든 차별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내길 원했는데 그런 징후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중국 내 많은 북한 무역 일꾼들이 일부 한국 기자들에게 자신이 어떻게 당선될 수 있었는지,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의 차이는 무엇인지, 국회에서 어떤 활동을 하는지 등을 물었다며 “이런 질문이 시작됐다는 게 가장 중요한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최하 계층인 꽃제비 출신 지성호 비례대표 당선인과 엘리트 출신인 자신이 함께 국회에 입성하는 것은 북한주민들에게 자유 민주주의 제도의 우수성을 생생하게 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출신 성분에 대한 차별 없이 능력과 경쟁력만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될 수 있는,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곳이 자유 민주주의 사회라는 것을 이번 선거 결과가 보여줬다는 것이다. 태 당선인은 “이런 의미에서 최하층 출신 지성호 대표의 당선이 북한사회에 자신의 당선보다 훨씬 더 큰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VOA는 전했다.

김정은의 신병 이상설에 대해서는 “북한 내 극비 사안으로 알기 힘들다”면서도 “그의 신병 이상 여부에 관계없이 최근 북한 내부에서 일어난 일들을 보면 무엇인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 분면해 보인다”고 했다.

태 당선인은 “태양절에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하지 않은 것은 전례가 없고 고모인 김경희의 갑작스런 재등장, 해외에 장기간 머물던 삼촌 김평일과 그의 누이인 김경진 가족의 평양 귀환 등 잠재적 권력 경쟁자들을 불러모은 것은 북한 수뇌부에서 무엇인가가 진행되고 있는 것을 암시한다”고 했다.

태 당선인은 “김정은이 정말 중태라면 후계자로 김여정이 나서고 뒤에서 고모인 김경희가 받쳐주는 역할 또는 김여정이 권력 통제에 실패할 경우 명석한 전략가로 알려진 김평일이 권력을 장악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며 “북한의 미래 변화와 통일을 위해서는 젊은 김여정이 후계자로 나서는 것이 낫다”고 했다.

태 당선인은 “내가 국회에 들어가면 정치인으로서 국제사회와 폭넓은 교류 속에 북한인권의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하고 한국 정부의 탈북민 북송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며 한국사회에서 북한인권에 관한 인식이 바뀌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의 칼 거슈먼 회장은 탈북민들이 한국에서 더 이상 이등 시민이 아니라는 매우 중요한 사실을 태 전 공사와 지성호 대표의 당선이 보여줬다고 말했다고 VOA는 전했다.

거슈먼 회장은 “앞으로 북한이 개방되고 새로운 민주사회를 재건할 때 전문성을 가진 많은 탈북민들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두 명의 당선으로 그날이 더 가까이 오고 있음을 모두 느끼고 있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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