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심각한 문제는 민주당이 더 많지만 언론 및 미디어에서는 통합당 비판이 더 크다는 것
"여기저기에 유리한 이미지 말하고 퍼뜨려야...이미지나 프레이밍이 중요"

당선 이후 기뻐하고 있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좌)과 황운하 당선인(우). (사진=연합뉴스)
당선 이후 기뻐하고 있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좌)과 황운하 당선인(우). (사진=연합뉴스)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과반 이상 의석을 차지한 가운데, 한 네티즌의 풍자 게시물이 인터넷상 화제가 되고 있다. 미래통합당보다 민주당의 ‘내로남불’ 사례가 더 많았지만 비판은 통합당이 더 많이 받는다는 취지의 글이다.

페이스북 익명 제보 페이지인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는 지난 21일 “친일파 후손은 민주당에 더 많지만 토착왜구당은 자한당(통합당)이다. 그냥 왠지 그렇다”라 시작되는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는 “그냥 왠지 그렇다”라는 후렴구를 사용하며 민주당의 내로남불 사례를 열거했다. 작성자가 언급한 사례는 “범죄자는 민주당이 가장 많지만 부패한 정당은 미통당” “일베 출신을 보수당이 기용하지 않아도 데미지를 입지만 메갈 출신을 민주당, 정의당이 기용해도 별 데미지가 없다” “황운하, 한변도, 최강욱 등이 범죄혐의로 기소되었지만 선거는 보수당이 쓰레기라서 진 것” “기타 온갖 미투로 고발당한 수많은 정치인과 사회인사들. 이들은 모두 민주당에서 나왔지만 가부장, 성범죄스러운 이미지는 보수의 몫” 등이다.

작성자는 이같이 통합당을 비롯한 보수 야권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만들어진 데 대한 평가도 내놨다. 언론과 미디어 등에서 야권이 부정적으로 묘사된다는 것이다. 그는 “그냥 영화에 자한당 의원같이 생긴 사람이 나와서 일본이랑 친하게 지내는 역할을 맡아서 그렇고 그냥 드라마에 민주당 의원같이 생긴 사람이 나와서 정의로운 고발자 역할을 맡아서 그렇고 보수 시위는 언제나 병신 꼰대처럼 언론에 보도되고”라며 “그냥 계속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인권성평등 비디오에서, 드라마에서, 영화에서, 웹툰에서 그런 식으로 열심히 그려대면 된다”라 자조했다. 이어 “그럼 한쪽에서는 똥을 뿌직뿌직 싸도 아-주 멋진 독립군, 민주투사, 인권운동가가 되고 다른 한쪽에서는 불쇼를 하고 작두를 타도 사람들이 싸늘하게 쳐다본다”고도 덧붙였다.

글에는 작성자 본인이 보는 일종의 해법도 거론된다. 그는 “만화 그리고, 드라마 만들고, 영화 만들고, 어린애들에게 이런저런 썰도 많이 풀어주고, 여기저기에다가 유리한 이미지를 말하고 퍼뜨려야 한다. 결국은 무슨 통계나 수치로 검증된 걸 믿는 게 아니라 이미지나 프레이밍이 중요한 것”이라며 “(민주당과 여권이 사용하는) 이런 식의 어법들을 자주 사용해서 검색되도록 해야만 한다. 이런저런 거 따질 거 없이 그런 게 제일 잘 먹힌다”고도 평가했다.

작성된 지 이틀이 지난 23일 오전 10시 현재 해당 글은 1328명의 공감 표시가 달렸고 229회 공유됐다. 440여개 달린 댓글에서도 논쟁이 활발하다. “본인이 훨씬 고정관념 사로잡혀 있으면서 또 자기만 깨시민인척 이러니 선거를 개쳐발리지”라며 야권을 향한 비판을 내놓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여론전에서 통합당이 민주당한테 참패한게 컸던 것은 확실함. 근데 민주당과 같은 방식으로는 프레임 전쟁으로 과연 승리 할 수 있을까 모르겠네. 어차피 그런 건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잘하고 이미 언론과 문화부문을 장악하고 있으니 이길 가능성이 없다”는 등 의견도 나왔다.

김종형 기자 kjh@pennmike.com 

<아래는 지난 21일 서울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글 전문(全文)>

친일파 후손은 민주당에 더 많지만
토착왜구당은 자한당이다
그냥 왠지 그렇다

범죄자는 민주당이 가장 많지만
부패한 정당은 미통당이다
그냥 왠지 그렇다

박근혜 석방을 외치면 쉰내 나지만
조국 힘내세요를 외치면 세련되었다.
그냥 왠지 그렇다

일베 출신을 보수당이 기용하지 않아도 데미지를 입지만
메갈 출신을 민주당, 정의당이 기용해도 별 데미지가 없다.
그냥 왠지 그렇다.

황운하, 한변도, 최강욱 등이 범죄혐의로 기소되었지만
선거는 보수당이 쓰레기라서 진 것이다.
그냥 왠지 그렇다.

아내에게 재떨이를 던진 대통령
아내를 골프채를 패 죽인 정치인
내연녀를 두들겨패고 성관계 동영상을 찍은 정치인
스토킹을 하다가 고발당하자 피해여성을 찾아가 폭행한 정치인
기타 온갖 미투로 고발당한 수많은 정치인과 사회인사들
이들은 모두 민주당에서 나왔지만
가부장, 성범죄스러운 이미지는 보수의 몫이다
그냥 왠지 그렇다

그냥 영화에 자한당 의원같이 생긴 사람이 나와서
일본이랑 친하게 지내는 역할을 맡아서 그렇고
그냥 드라마에 민주당 의원같이 생긴 사람이 나와서
정의로운 고발자 역할을 맡아서 그렇고

보수 시위는 언제나 병신 꼰대처럼 언론에 보도되고
꼴페미 시위는 기자들이 좋게 써주려고 눈물겨운 공을 들이고

드라마에서 진취적인 아줌마들은 걸크러쉬 쩌는 걸캅스로 나오고
아저씨들은 냄새나고 변태같은 꼰대부장으로 나오고

사람들은 어차피 현실에서 직접 본 거랑
TV에서 간접적으로 본 거랑 픽션에 나오는 것들을
섹터 나오고 라벨링해서 기억하는 게 아니라
뭉뚱그려서 이미지로 학습하기 때문에 상관없다

그냥 계속 초등학교 교과서에서, 인권성평등 비디오에서,
드라마에서, 영화에서, 웹툰에서 그런 식으로 열심히 그려대면 된다.
그럼 한쪽에서는 똥을 뿌직뿌직 싸도
아-주 멋진 독립군, 민주투사, 인권운동가가 되고
다른 한쪽에서는 불쇼를 하고 작두를 타도
사람들이 싸늘하게 쳐다본다.

젊은 남성들이 아무 이유 없이 '남자들이 죄송합니다' 하면서
대가리 처박고 반성이나 해야 하는 이유도 이와 비슷하다고 본다.

대가리 처박고 고해성사하지 말고 그냥 이미지를 만들자.
만화 그리고, 드라마 만들고, 영화 만들고,
어린애들에게 이런저런 썰도 많이 풀어주고,
여기저기에다가 유리한 이미지를 말하고 퍼뜨려야 한다.

결국은 무슨 통계나 수치로 검증된 걸 믿는 게 아니라
이미지나 프레이밍이 중요한 거싱다.

여자가 남자 쫓아다닌다고 하면 무조건
"악!! 싫어요!! 성적 수치심이 들어요!!!"라고 하고,
"남자는 마음이 약해요!! 배려해주세요!!"라고 하고,

기득권, 친일, 부패라는 말을 하면 무조건
"아!! 민주당 의원 OOO말이죠?"라고 몰아가고
"민주당 지지하는 꼰대부장", "386 틀딱충" 이미지도 좋고

그 밖에도
"기득권 좌파", "민주당은 토착왜구", "부패한 민주당" "차악은 보수"
"페미니즘 성차별주의", "페미니즘 테러", "강간 페미니즘"
"남자로 태어난 게 죄", "여자가 부럽다", "당연히 남자가 약자 아닌가"
이런 식의 어법들을 자주 사용해서 검색되도록 해야만 한다.

이런저런 거 따질 거 없이 그런 게 제일 잘 먹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