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체불에 자사 직원들 보험료도 횡령...직원들, '업무상 횡령죄'로 고발

이여영 월향 대표 (사진: 연합뉴스)

최저임금 인상을 적극 지지했던 한식 주점 '월향'의 이여영 대표(39)가 직원들로부터 임금 체불로 고소를 당했다. 한편으로 이 대표의 남편인 임정식 셰프는 자신의 임직원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자신이 운영하는 "평화옥을 폐업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임금체불에 이어 직원들에게 지급할 4대 보험금을 횡령했다는 혐의로 고소 당했다. 직원들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경영악화가 심화되기 이전인 지난해부터 "임금이 제 날짜에 들어온 적이 없다"는 주장이다.

월향은 지난해부터 경영상황이 악화돼 현재 11개 매장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월향 여의도점과 광화문점, 조선횟집 광화문점 등 3곳에서 해고된 것으로 파악된 직원(9명)과 파트타이머(30명) 등 39명에 대한 임금 체불 규모는 1억3000만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 총 11곳에서 해고된 직원들의 임금체불 금액을 계산하면 약 4억원이 넘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해고된 이들의 대부분은 4대 보험금도 3~4개월간 미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엔 2018년부터 2년 넘게 미납된 직원도 있어 단순히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경영난의 문제는 아닐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회사가 직원들에게 보험료를 납부했다고 속이고 해고를 당했다면 고용보험료를 미납한 것으로 처리돼 실업급여 지급도 불가능하다. 이에 해고된 직원 중 32명이 이 대표를 '업무상 횡령죄'로 고소한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2017년 최저임금 인상에 반발하는 자영업자들을 비판하는 글을 언론에 기고한 바 있어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 당시 이 대표는 최저임금 인상을 반대하는 기업가들을 비판하며 "초대기업이나 초고소득자 증세 등 현 정부의 소득이나 분배를 통한 성장 정책을 타격하기 위해 피해자 놀음을 과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이 대표의 남편인 임정식 셰프는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평화옥을 폐업해야 할 것 같다며 자신의 임직원들을 상대로 소송에 나섰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2년에 걸쳐 평화옥은 빚 40여억 원이 쌓인 회사가 됐다"며 "일부 임직원의 일탈로 자금 수십억 원이 빠져나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에야 내부고발로 이를 알게 됐다며 "이 과정에서 제 명의는 도용됐고 타인의 빚이 평화옥으로 옮겨지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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