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특사단 언론발표 후 北매체들 '딴소리'하는 상황도 외면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경기도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우리의 운명을 남에게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라는 말로 '집착에 가까운' 대북대화 일변도 구상을 재차 강조했다. 혈맹국인 미국과 적극 협력해 일관된 국제 공조로 북한 정권을 '투항'시키고 군사력 도발 의지를 꺾는 선택지를 '운명을 남에게 맡기는 것'으로 치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50회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이같이 언급하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함께 손잡고, 북한과 대화하며 한 걸음 한 걸음씩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초석을 놓겠다"며 "그것이 진정으로 상처를 치유하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6·25 남침 전쟁과 이후 68년 간 지속된 북측의 위협과 기만술책 등 남북대립과 명백한 이념갈등에 관해서는 "오랜 반목과 갈등으로 인해 아물지 않은 상처가 우리 안에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규정하는 데 그쳤다.

문 대통령은 "이틀 전에는 대북 특사단이 평양을 다녀왔다.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를 위한 큰 발걸음이 됐다. 남북 간의 대화뿐 아니라 미국의 강력한 지원이 함께 만들어 낸 성과"라며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지켜보신 분들이 많으실 것이다. 나라를 위하는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대북 특사단이 지난 6일 귀국, 남북 정권 간 6개 합의사항 발표에도 불구하고 7일 북한 관영·선전매체들은 구체적인 내용 한 줄 소개하지 않은데다 ▲핵 보유국 강변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 요구 등 전과 달라진 점 없는 논평을 냈다는 점을 도외시한 발언이라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은 최근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현직 여비서 성폭행 폭로를 계기로 정치권을 휩쓴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을 거론했지만 별다른 사과 언급을 내놓지 않았다. 안희정 전 지사는 19대 대선 당시 문 대통령의 대선예비후보 경쟁자였다.

문 대통령은 "이 땅의 여성들은 정말 강하다. 신앙과 사랑에 있어서는 더욱 그러하다"며 "요즘 미투운동으로 드러난 여성들의 차별과 아픔에 대해 다시 한 번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고통 받은 미투운동 피해자들에게 따뜻한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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