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中, “남중국해上 파라셀諸島와 스프래틀리群島에 새 행정구역 설치하겠다” 발표
베트남, “우리 주권 침해하는 행위...부당한 결정을 철폐하고 같은 행위를 반복하지 않도록 촉구한다” 강력 반발

남중국해 일대 지도.(지도=구글지도)
남중국해 일대 지도.(지도=구글지도)

베트남과 중국이 서로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 섬들에 대해 중국 정부가 새 행정구역을 설치한다고 밝힌 데 대해 베트남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는 지난 18일 파라셀제도(중국명 시사제도, 베트남명 호앙사제도)와 스프래틀리군도(중국명 난사군도, 베트남명 쯔엉사군도)에 각각 새 행정구역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베트남 외교부는 19일 “배트남의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부당한 결정을 철폐하고 같은 행위를 반복하지 않도록 촉구한다”는 대변인 성명을 내고 강력 반발했다.

파라셀제도(諸島)와 스프래틀리군도(群島) 모두 사람이 살 수 없는 산호초로써 식민지 시절 프랑스령(領) 인도차이나의 일부였다.

파라셀제도는 베트남이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이후 남(南)베트남의 관할 아래에 있었으나, 월남전(越南戰) 와중인 지난 1974년 중국군이 이들 섬 전부를 점령했다. 현재 파라셀제도에 속한 섬 20곳에는 항구와 헬리콥터 기지, 활주로, 전투기 격납고, 지대공(地對空) 미사일 포대(砲臺) 등 중국의 전초기지가 설치돼 있다.

파라셀제도보다 남쪽에 위치한 스프래틀리군도는 사정이 복잡하다. 중국, 대만(중화민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브루나이, 베트남 등 6개 국가가 스프래틀리군도에 속한 섬들을 두고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산호초는 필리핀, 중국, 대만,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5개국이 분할 점유하고 있으며, 브루나이는 스프래틀리군도를 포함한 해역을 자국의 베타적경제수역(EEZ) 포함시켰다.

이들 국가가 파라셀제도와 스프래틀리군도 등지에서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이유는 이 지역에 석유, 천연가스 등 엄청난 양의 지하자원이 매장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또 이 지역은 아시아·태평양·인도양을 잇는 교통의 요충지라는 점 때문에 이 지역은 군사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도 하다.

한편, 네덜란드 헤이그 소재 상설중재재판소(PCA)는 파라셀제도와 스프래틀리군도 모두 영유권 주장이 가능한 ‘섬’[島嶼]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놓은 바 있다.

필리핀 측이 지난 2013년 1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PCA에 제소한 사건과 관련한 지난 2016년 판결에서 PCA는 “중국이 남중국해 해역의 자원을 독점해 왔다는 주장에 대한 법적 근거를 찾을 수 없다”며 필리핀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필리핀 측이 중국이 점거해 구축한 인공섬이 불법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PCA는 또 남중국해에 ‘섬’으로 인정되는 곳은 없다고 보고 중국 측의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PCA는 파라셀제도와 스프래틀리군도에 속한 모든 산호초가 모두 암초나 간조(干潮·썰물)노출지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제법상 ‘섬’의 경우 영해와 EZZ의 기준으로 모두 인정을 받을 수 있지만, 암초는 영해만 인정되며, 간조노출지는 영해와 EZZ를 주장할 수 없는 지역이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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