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근 칼럼] '제로 그라운드' 이기에 우파 복원할 수 있다
[조동근 칼럼] '제로 그라운드' 이기에 우파 복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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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질 수 없는 선거에서 패배...'어디로 향할 것인가’가 중요
황교안의 최대의 실책은 '태극기 세력' 폄하...좌파식 '광장 에너지' 활용법과 대조적
'태극기 세력'의 자충수도 뼈아픈 대목...외연 확대에는 한계보여
3040세대의 좌클릭, 전교조-민노총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해결될 문제
한국의 정치지형은 그라운드 제로...이념과 가치를 기준으로 다시 모여야
조동근 객원 칼럼니스트

 4.15 총선의 결과는 이미 알려진 바대로다. 어찌하겠는 가? ‘그라운드 제로’에서 시작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보기에 따라서는 사치스럽고 위험하기까지 한 제도이다. ‘1인1표’이기 때문이다. 나치 독일의 히틀러와 베네주엘라의 마두로도 선거로 태어났다. 하지만 미국의 트럼프, 일본의 아베, 프랑스의 마크롱 등도 민주선거로 뽑힌 지도자이다.  
 
 대한민국은 ‘질 수 없는 선거’에서 졌고 ‘졌을 때 어떤 결과가 올지를 알면서도’ 진 것이기에 그만큼 뼈아프다. 선거패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 대한민국이 어디로 향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사회주의 길로 조금씩 들어 갈 것이다. 대한민국의 경제는 서서히 끊는 냄비속의 개구리처럼 생명력을 잃어 갈 것이다. 우리 모두 가난해 질 것이다. 멀리 갈 것도 없다. 2019년 1인당 달러표시 GDP는 31,754 달러로 2018년 33,346 달러보다 5% 감소했다. 이대로 가면 ‘30-50클럽’에서 탈락 할 수도 있다.     
  
 이번 선거는 질 수 밖에 없었다. 대한민국의 상황에서 선거는 체제전쟁이다. 하지만 긴장감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경제적으로 제일 안정된 계층은 장사나 사업으로 자리를 잡은 사람들일 것이다. 그들은 서민도 영세상인도 아니다. 그들은 문 만 열만 손님이 문 앞에 장사진을 치고 임대료가 꼬박 꼬박 입금될 것으로 믿은 듯싶다. 그들을 기득권층이라 치면 운이 좋아서 또는 부정을 저질러 부를 모은 것은 아닐 것이다. 노력의 결과였다. 그래서 통상 기득권층은 본능적으로 체제유지를 위해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는 그런 긴장감과 노력이 전혀 없었다. 질 수 밖에 없는 선거였다. 그들 머리에는 민주주의가 ‘1인1표’라는 것조차 입력되어 있지 않았다.   
 
O 선거는 ‘논리와 가치’ 전쟁이다.  
 
 선거는 총칼 대신 말로 하는 전쟁이다. 논리와 가치 전쟁이며, 유권자를 설득하지 못하면 죽는다. 그만큼 선거 전략이 중요하다. 이번 선거의 총사령관은 황교안대표였다. 그는 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물러나면 책임을 다하는 것인 가. 실패에서 배워야 한다. 실패를 ‘실패학’(failure science)로 승화시켜야 한다.   
 
 정치가 무엇인 가? 옳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피아를 구분해 세를 모으는 것 아닌가. 그는 세를 모으지 못했다. 그렇게 원하던 ‘탄핵의 강’을 건넜으면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에 발을 딛었어야 할 것 아닌가? 집토끼와 산토끼가 함께 뛰노는 신천지가 눈앞에 펼쳐졌어야 할 것 아닌가?   
 
 황교안의 최대의 실책은 ‘태극기 애국 세력’을 폄하한 것이다. 좌파들은 ‘정치에너지가 광장에서 나온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는 만들어준 광장의 정치 에너지를 이용할 줄도 몰랐다. 첫 패착은 김문수를 버리고 김형오를 선택한 것이다. 김문수를 배제한 것은 ‘그를 잠재적인 대권후보’로 봤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는 김형오라는 안전지대를 택했다. 추정일 뿐이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지금이 어느 때인 데 이념타령이나 하고 있냐’고 일갈 했다. 선거이기 때문에 목숨 걸고 ‘이념 타령’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직업이 역할이 무엇인지를 몰랐다. 집토끼를 걷어차고 ‘무주공산’이라고 생각되는 산토끼를 찾아 나섰지만 그는 산토끼하고 눈 한번 맞춰보지 못하고 중도하차했다.     황교한 대표는 이념과 가치를 쉬운 말로 풀어 ‘왜 이념과 가치를 붙들어야 하는 지’를 설명했어야 했다. 그의 종로출마는 패착이었다. 자신의 역량을 당대표와 후보자로 쪼개는 것은 결코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김종인 선대위원장 영입을 짚어보자. 보수 가치를 지향한다면서 경제민주화 주창자를 영입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김종인의 성공은 ‘과거 민주당에서의 성공’이었다. 성공의 조건은 절대적으로 재연되지 않는다. 김종인이 가는 곳마다 정치적 ‘마이더스 터치’일 수는 없다. 김종인이라는 jocker를 이용해 선거에서 득을 보려고 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그는 프리 라이더(free rider)를 작정한 것이다.   
 
O 태극기 애국세력에 대한 폄훼와 태극기 세력의 자충수  
  
 태극기 세력이 광화문에 모인 이유를 광장 지도자의 리더십 때문이라고 생각했다면 헛짚은 것이다. ‘분노’해서 모인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안타까워한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대부분은 ‘기획된 탄핵’에 분노한 사람들이다. 무방비로 당한 것이기 때문에 이 같은 정황을 파악하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이 같은 사실을 알아차렸기에 광장에 나온 것이다. 불법 탄핵, 준비된 탄핵에 대한 분노가 태극기 세력의 정치에너지였던 것이다.  
 
 유죄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공소장과 다를 바 없는 탄핵사유서를 보고 정치적 보신을 위해 덜컥 탄핵 찬성한 사람들을 ‘그냥 덮고 가자’는 게 말이 되는 가. 김무성, 유승민. 하태경을 다 안고 가려니 잡탕이 된 것이다. 그들은 살았지만 대한민국의 정신은 갈 갈이 찟겨졌다.   
  
 태극기 세력의 자충수도 뼈아픈 대목이다. 우리공화당은 태극기세력의 ‘대리인’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주인-대리인 관계에서 대리인이 주인 행세를 하면 망할 수밖에 없다. 서청원 의원의 등장이 가장 ‘미스테리’하다. 그는 노욕(老慾)과 판단 미스의 끝판왕이다. 그동안 태극기 집회에 무엇을 기여했기에 숟가락을 들고 나타났는지 이해가 안 된다. 결과적으로 자신도 망하고 남도 망하게 했다.  
 
 전광훈 목사의 최대의 기여는 작년 10월 광화문 광장에 기독교 세력을 모이게 한 것이다. 그의 기여는 거기까지여야 했다. 신(神)과 정(政)은 분리가 맞다. 따라서 ‘기독’자가 들어간 정당은 대중으로부터 지지를 받기 어렵다. 따라서 정치는 목사의 영역이 아니다. 외연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그가 뿌린 씨앗은 여전히 살아있다.  
 
O ‘이길 수 없다’는 숙명론을 경계해야  
 
 대한민국의 정치 지형이 뀌어서 누가 우파 진영을 이끌더라도 ‘대한민국은 우파가 선거에서 이길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결론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  
 
 그 같은 주장의 논거는 우리나라 정치 지형에 소위 ‘swing voter’(균형 추)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영·호남의 대립은 상수로 치더라도 충청 및 수도권이 캐스팅 보트 즉 상황에 따라 한쪽 진영의 손을 들어주는 swing voter 역할을 해왔는데 그런 유권자 군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묻지만 우파와 묻지마 좌파를 제외한 최소한 60%의 균형을 잡아줄 유권자군(群)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유권자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게 된 1960~1980년대생인 30~50세대가 ‘묻지마 좌파’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들은 더 이상 swing voter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치 지형이 지역감정이 아닌 빈부갈등으로 나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할 것인 가. 숙명론을 받아들일 것인 가. ‘피케티식’의 처방에 따라 징벌적으로 세금을 매겨 빈부차이를 없을 것인 가? 미국은 우리보다 더 빈부격차가 큰 나라이다. 그럼에도 미국에는 swing voter가 존재한다. 그는 swing state에 주효한 선거 전략으로 대선을 거머쥐었다. 대한민국은 선거 전략에서 실패한 것이다.  
  
 이번 선거의 정치 지형을 만든 것은 소위 30~40대 세대인 것이다. 그들은 전교조 세뇌를 받았거나 소위 민주화 세력의 막둥이다. 그들은 60대 이상이 경험했던 소위 보릿고개를 경험하지 못한 세대이다. 수출은 저절로 되고 재벌만 잘 규제하면 경제는 저절로 돌아가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들의 생각을 바꿔야 한다. 전교조와 민노총을 겨눠 싸워야 한다.    
 
O 저들이 그리고자 한 그림이 완성 
 
 이번 415선거로 그들이 원하는 그림이 완성됐다. 토지공개념은 구체화되어 입법화될 것이고 최고경영자(ceo) 급여 상한을 정하는 ‘살찐 고양이법’도 입법화되고, 해고근로자의 노동조합 가입을 허용하는 방향으로의 노동법도 개정될 것이고,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을 쥐락펴락하고 노조의 경영참여는 더욱 노골화될 것이다. 그동안 잠자고 있던 경제민주화법도 발효 내지 개정될 것이다.

오는 8월이면 ‘공수처법’도 시행될 것이다. 억울한 조국은 누명을 벗을 것이고 그는 대권반열의 후보자로 오를 것이다.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정치지형이 바뀌어 “전교조, 민노총, 전교조 세례 받은 30대 그리고 친북 종북 민주화 평화세력”이 우리나라를 쥐락펴락할 것이다. 하지만 국가경영능력은 정치에서 오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자기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붕괴할 것이다.   
  
O ‘시카고 대화재’가 시카고를 재건시켰다.  
 
 1871년 일어난 시카고 대화재(Great Chicago Fire)는 일순간에 시카고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그해 10월 8일부터 10월 10일까지 발생한 화재는 시키고를 초토화시켰다. 시내 중심지 5,631의 반경을 전소시키고 3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시카고는 각고의 노력으로 5년 만에 도시 기능을 완전히 재건했다. 화재를 계기로 목조건축 대신 강철과 석조를 이용한 마천루를 건설했다.  
 
  한국의 정치지형은 그라운드 제로 상황이다. 역설적으로 우파가치를 복원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그동안 우파가치는 한 번도 제창되거나 집행된 적이 없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이념과 가치를 기준으로 헤쳐모여 해야 한다. 중도통합으로 몸집을 키운 초식공룡보다 날렵한 ‘삵’을 키워야 한다. 사회주의로의 개헌을 막는 최고의 방패는 이념정당과 가치정당으로의 탈바꿈이다. 그리고 전투조직화 해야 한다. 사전투표제 관외투표하나 제대로 감시하지 못하면서 무슨 선거를 치르는가.   
 
 전교조와 민노총으로부터 어린 학생의 영혼과 서민의 삶의 터전인 기업을 지켜내야 한다. 앞으로는 ‘대한민국 대 반(反) 대한민국’의 구도로 가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이 사는 길이고 우파가 사는 길이다. ‘사상의 무게가 기우는 쪽이 승자’라는 미제스(Mises)의 촌철살인을 되새겨야 한다.    우파지식인들은 젊은 세대들에게 우파가치를 스마트하게 설명해야 한다.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해야 한다. 그동안 이념의 중요성을 설득하지 못한 죄 값을 치른다는 심정으로.. ‘시지프스 바위’라는 천형일지라도.

조동근 객원 칼럼니스트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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