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로서 처음으로 신상 정보 공개 대상...조주빈의 性착취물 제작·유포 가담
마스크, 모자 쓰지 않았지만 취재진 카메라 피하려 고개 숙인 채 호송차 올라
개미 목소리로 “피해자들에게 사죄드리고 죄송하다”...취재진 질문엔 침묵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운영자 조주빈을 도와 대화방 운영 및 관리에 관여한 공범 '부따' 강훈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연합뉴스

강훈(18·닉네임 부따)이 대중과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미성년자로선 처음으로 신상 정보 공개 대상이 된 그는 ‘박사’ 조주빈의 아동 성(性)착취물 제작·유포에 가담하고 범죄수익금을 세탁한 혐의 등을 받는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17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된 강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강씨는 이날 오전 8시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취재진들이 몰린 포토라인에 섰다. 짙은 남색 츄리닝 복장에 흰색 운동화를 신은 모습이었다. 마스크와 모자는 쓰지 않았지만 고개를 푹 숙여 얼굴을 가리려는 듯한 인상이 전해졌다. 낯빛도 좋지 않았다.

강씨는 호송차에 올라탈 때까지 고개를 들지 않았다. 기가 바싹 죽은 채 바닥만 내려다봤다. 취재진이 “피해자들에게 할 말 없느냐”고 묻자, 그는 개미 목소리로 “죄송합니다. 정말 사죄드리고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이어 취재진은 “조씨 지시에 따라 움직인 것이냐”, “집행정지 신청한 것 기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질문을 던졌지만, 강씨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강씨의 신상이 공개된 것은 성폭력처벌법에 의한 두 번째 사례로 꼽힌다. 강씨는 앞서 구속된 조주빈처럼 이름과 나이, 얼굴 사진이 대중에 공개됐다. 강씨는 이에 반발해 자신의 신상 공개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법원에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냈다. 그러나 법원은 우선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하면서 “공공의 정보에 관한 이익이 강씨의 명예, 미성년자인 강씨의 장래 등 사익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월하므로 피의자인 강씨의 신상을 공개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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