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메르스’ 사태 때 정부 대응이 큰 비판을 받았지만, 지금 文정부는 이런 사태에 준비가 돼 있었다”
‘우한 코로나’ 사망자수는 222명...박근혜 정부 당시 발생한 ‘메르스’ 사태 때 국내 사망자수는 38명의 5.8배(倍)
13일(프랑스 현지시간), 佛 공영 국제방송 ‘프랑스24’와의 위성 연결 인터뷰서 강경화 장관 주장...일반에 수용될까?
“文정부 철학은 언제나 국민의 ‘이동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대구 봉쇄’ 운운했다가 대변인직 사퇴한 홍익표 잊었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21대 국회의원 선거 안전한 투표환경 조성과 공명선거 실천을 위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2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안전한 투표환경 조성과 공명선거 실천을 위한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프랑스 공영 국제방송과의 영어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의 중국발(發) ‘우한 코로나’ 사태 대응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 박근혜 정부의 대응과 비교하며 문재인 정부의 ‘우한 코로나’ 사태 대응이 잘 된 것이라는 식의 주장을 내놨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당시 발생한 ‘메르스’ 사태 당시 사망자수와 14일 오전 0시 기준 국내 ‘우한 코로나’ 사망자수를 단순 비교해 보면, 이날 강 장관이 내놓은 주장은 일반에 수용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은 13일(프랑스 현지시간) 프랑스 공영 국제방송인 ‘프랑스24’와의 위성 연결 인터뷰에서 ‘우한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신속하고 선제적인 대처’로 한국에서의 ‘우한 코로나’ 확산세가 안정화됐다고 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4년 304명이 숨진 페리선(船) 사고 당시 정부의 미숙한 대응이 있었고, 이 일은 ‘집단 트라우마’로 남았다”면서 “이듬해(2015년) ‘메르스’ 사태 때에도 정부 대응이 큰 비판을 받았지만, 지금 정부(문재인 정부)는 이런 사태에 준비가 돼 있었다”고 주장한 것이다.

특히 유럽 국가들이 이동 제한 등을 강제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강 장관은 “바이러스 차단을 위해 이동을 제한해야 하지만 한국 정부의 철학은 언제나 국민의 ‘이동의 자유’를 존중하는 것”이라며 “한국은 대구·경북에서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했을 때에도 그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 장관은 “사람들은 어디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으며, 강제 봉쇄는 우리의 개방 원칙에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강경화 장관의 이같은 주장은 일반에 수용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단순 수치만 비교하더라도 14일 오전 0시 기준 국내 ‘우한 코로나’ 사망자수는 222명으로 박근혜 정부 당시 발생한 ‘메르스’ 사태 때 국내 사망자수 38명의 5.8배(倍)에 이르기 때문이다. 또, 국내 ‘우한 코로나’ 사태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감안할 때, ‘메르스’ 사망자수와 ‘우한 코로나’ 사망자수 간의 격차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점도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월 대구·경북에 대한 최대한의 봉쇄 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음을 고려한다면 강 장관이 ‘국민 이동의 자유’를 언급한 부분도 문제가 된다.

지난 2월25일 홍익표 당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서울 여의도 소재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당정청 협의회 후 브리핑에서 “대구·경북은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 통상의 차단 조치를 넘는 최대한의 봉쇄 정책을 시행해 ‘코로나19’(우한 코로나) 확산을 차단하기로 했다”며 “최대한 이동을 (제한하기 위해) 일정 정도 행정력 활용을 검토 중인데 국무회의를 통해 자세한 내용이 의결되면 정부가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가 여론의 거센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정부·여당 측의 ‘대구 봉쇄’ 발언이 있자 심재철 당시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중국의 우한 봉쇄처럼 대구시를 차단하겠다는 것인지, 그 정확한 뜻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지금 정부 대책은 천정이 뚫렸는데 우산을 쓰는 격”이라는 표현으로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그러자 정부는 “방역용어로서 ‘봉쇄전략’과 ‘완화전략’이라는 것이 있다”며 “‘봉쇄전략’은 발생의 초기 단계에서 추가적인 확산을 차단하는 장치로 입국을 차단하고 접촉자를 빨리 찾아내서 추가적인 확산을 방지한다든지 해서 추가적인 확산을 차단한다는 의미”라는 식의 해명을 내놓으며 논란을 잠재우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막말 논란’에 휩싸인 홍익표 의원은 민주당 수석대변인직에서 사퇴해야 했다.

한편, ‘프랑스24’ 측 진행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난한 것과 관련해 강 장관에게 의견을 구하자 강 장관은 “한국과 WHO는 긴밀히 협력하며 서로 도움을 주는 파트너 관계”라며 “위기 대처를 이끄는 WHO를 지지해야 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우한 코로나’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북한 측의 주장을 믿을 수 있느냐는 질문과 관련해서 강 장관은 “그것이 (북한 측의) 공식 입장이지만 에누리해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며 “정부가 이번 위기와 관련해 북한 측에 협력을 제안했지만 아직 긍정적인 답신을 받지 못 했다”고 밝혔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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