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력산업의 해외 공장 일시 폐쇄 장기화...아시아 지역 공장 일부만 정상가동
글로벌 공급망 정지 상태 길어지고 전세계적인 수요 위축 심화...재계, '비상경영' 돌입

우한 코로나 여파로 국내 주요 기업들의 해외 공장 일시 폐쇄가 장기화되고 있다.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일부 지역을 제외한 거의 모든 지역에서의 해외 공장이 멈춰있는 상태다. 재계는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미국 공장 가동 재개를 연기했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은 직원 1명이 우한 코로나 양성 반응을 보여 3월 18일부터 생산을 멈췄다. 당초 4월 13일에 재개할 예정이었던 공장은 5월 1일에야 가동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브라질 공장은 오는 24일까지 가동을 중단한다. 4월 9일까지 문을 닫을 예정이었으나 브라질 정부 방침에 따라 폐쇄 기간이 연장됐다.

한편 현대차 터키 공장과 체코 공장은 각각 13일과 14일부터 재개한다는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3월 30일부터 멈춘 기아차의 미국 조지아 공장은 재개일을 24일로 연기했다. 멕시코 공장도 27일에 가동을 재개한다. 멕시코 공장은 부활절 연휴를 마친 이후인 13일부터 조업을 재개할 계획이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인도 공장은 14일까지로 예정된 당국의 봉쇄령 연장 여부에 따라 가동이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한국 및 중국 공장은 정상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 수요 급감과 해외 부품업체 가동중단 등으로 일부만 가동이 이뤄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수출물량 생산 라인의 가동중단 사례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쌍용차는 2일부터 평택공장에서 순환 휴업을 시작했다.

다만 현대차와 기아차는 GV80, 신형 G80, 팰리세이드, 신형 아반떼, 그랜저 등 국내 인기차종 주문이 밀려 휴일 특근을 할 정도의 상황으로 일정 부분 완충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멕시코 TV 공장을 다음 주부터 닫기로 했다. 멕시코 공장은 미주 최대 공장 가운데 하나다.

삼성전자는 현지 티후아나 TV 공장을 다음 주 멈출 예정이다. 이미 삼성전자 사우스캐롤라이나 세탁기 공장은 19일까지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LG전자는 레이노사 TV 공장과 멕시칼리 TV 공장을 일시 폐쇄한다. LG전자 테네시 세탁기 공장도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삼성과 LG의 유럽 공장도 일시 폐쇄된다. 삼성전자 폴란드 브롱키 가전 공장은 19일까지 멈춘다. 삼성전자 슬로바키아 TV 공장과 헝가리 TV 일부 생산라인은 이미 폐쇄됐다. LG전자 폴란드 브로츠와프 가전 공장과 LG전자 폴란드 므와바 공장도 생산량 감축에 들어갔다.

남미 소재 공장들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 브라질 캄피나스 스마트폰 공장, 마나우스 스마트폰·TV 공장이 가동을 중단한다. LG전자 브라질 마나우스 TV 공장은 이미 일주일간 일시 폐쇄됐다.

인도와 러시아 등지에서도 당국의 지침에 따라 공장 일시 폐쇄가 이어지고 있다.

사실상 한국과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지역의 일부 공장에서만 정상가동을 유지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해외 공장도 멈춰섰다. 포스코는 말레이시아 포트클랑과 필리핀 타나우안에 있는 가공센터, 그리고 인도의 델리 가공센터와 푸네 가공센터의 일시 폐쇄 기간을 연장했다. 현대제철은 중국을 제외한 지역에서 가동을 멈췄다. 9개국 가공센터 중에서 미국, 체코, 슬로바키아에서는 부분 가동 중이며 러시아, 터키, 브라질, 멕시코, 인도에서는 아예 가동을 멈췄다.

한국 주력산업의 대형 공장 위주로 일시 폐쇄가 이뤄지고 있어 경제적 피해에 따른 체감 여파는 단순한 수치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글로벌 공급망 정지 상태가 길어지고 전세계적인 수요 위축이 심화될 경우를 대비해 비상경영에 돌입한 상태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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