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 오는 5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하루 1천만 배럴 원유 감산
2022년 4월까지 하루 600만 배럴씩 감산 예정
기대에 못 미치는 원유 감산량 합의로 국제 유가는 도리어 하락

OPEC+(석유수출국기구인 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이 오는 5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하루 1천만 배럴의 원유 감산에 합의했다.

1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OPEC+은 9일 긴급 화상회의를 열어 이 같은 합의를 이끌어냈다. 두 달 동안의 하루 1천만 배럴 감축 이후에는 점진적으로 규모를 축소해 감산에 돌입하기로 했다. 7월 1일부터 올해 말까지는 하루 800만 배럴을 감축하며 내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는 하루 600만 배럴을 감산할 예정이다.

타스통신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하루 250만 배럴씩 도합 500만 배럴을 감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라크는 하루 100만 배럴, 아랍에미리트(UAE)는 70만 배럴, 나이지리아는 42만 배럴, 멕시코는 40만 배럴 등을 감산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멕시코는 감산 할당량을 축소해 달라고 요구하며 합의서 서명을 거부해 막판까지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베네수엘라, 리비아는 국제 제재와 국내 문제 등으로 이번 감산 합의에 불참했다. OPEC+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캐나다, 노르웨이 등 다른 주요 산유국이 이번 감산에 동참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국제 유가는 이번 OPEC+ 긴급회의로 감산이 확실시되자 10% 이상 상승했다. 그러나 감산량이 하루 1천만 배럴 수준이라는 소식에 유가는 전날 종가 아래로 내려갔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9.3%(2.33달러) 내린 배럴당 22.76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도 4.1%(1.36달러) 하락하면서 배럴당 31.48달러에 거래됐다.

하루 1천만 배럴은 우한 코로나 확산 이전까지 전세계 원유 공급량의 10% 정도다. 또한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각국의 하루치 산유량에 가깝다.

전문가들은 원유 감산 기간이 2년으로 초장기인데다가 규모 역시 사상 최대임에도 시장이 기대하는 감산량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유가 하락이 이뤄졌다고 설명한다. 업계에서는 우한 코로나의 전 세계적 여파로 원유 수요 감소량이 하루 3천만 배럴 이상은 되리라고 추정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와 러시아에 권장한 감산 범위를 놓고 봐도 하루 1천만 배럴 감산은 최소치에 불과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1천만∼1천500만 배럴을 감산할 수 있으리라고 말해왔다.

업계에서는 산유국들이 사우디 주최로 열리는 오는 10일 주요 20개국(G20) 에너지장관 특별 화상회의에서 원유 수입국에 전략 비축유 확대 등을 골자로 한 수요 확대를 적극 요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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