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발언, 8일 김어준 유튜브로 공개...이해찬 "저쪽처럼 천박하고 주책없는 당" 발언중 김어준은 '폭소'
통합당 "장애인, 여성, 지역비하 쏟아내더니 이젠 제1야당...참으로 천박하고 주책없다"
정유섭 인천 부평갑 후보 "3不약속, 감염원 中에 문열어놓은 與는 토착되놈당이냐...김종인 위원장 한마디 해야"

집권여당 대표가 제1야당을 "천박하고 주책없다"며 조폭(조직폭력배)에 비유하는가 하면 "발목잡기"에 "토착왜구" 정당이라고 극단적인 언사로 비방했다. 4.15 총선을 일주일 앞두고 무리한 친일(親日)프레임 씌우기 공세를 시도한 것이 막말파문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6일 녹화돼 8일 공개된, 친문(親문재인) 방송인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딴지 방송국' 내 '김어준의 다스뵈이다' 출연분에서 "이번 선거는 우리 현대사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우리당에 부여하는 선거다. 우리가 이번에 잘해서 과반수를 차지하면 현대사를 바로잡을 수 있다"며 "저쪽 당처럼 천박하고 주책없는 당과 싸우는 게 아니라 역사적 과제의 싸움"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또 "옛날에 조폭들이 팔에 '착하게 살자'고 문신을 했듯이 미래당은 무슨 미래당이냐"며 "(통합당이) 지금까지 해온 게 전부 다 발목잡기에 토착왜구, 그런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야당의 정체성을 두고 이렇다 할 근거 없이 조폭, 발목잡기, 토착왜구라고 낙인 찍은 셈이다. 이해찬 대표가 통합당에 "천박하고 주책없다"고 말하는 순간에는 김어준씨가 고개를 숙인 채 폭소를 터뜨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사진=유튜브 채널 '딴지 방송국' 영상 일부 캡처, 재구성

이어 "그런 당하고는 우리가 싸울 가치가 없다. 그럴 시간도 없다"며 "우리 할 일도 바쁜데 21대 국회부터는 새로운 역사와 정치라고 생각하고 이번 선거에 임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이해찬 대표는 평소에도 대한민국 건국 이후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집권기를 제외하면 "독재거나 아주 극우적 세력에 의해 이 나라가 통치돼왔다"고 뒤틀린 역사관을 드러내왔다.

이에 미래통합당에서는 9일 황규환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상근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이 대표가 표 좀 얻어보겠다고 제1야당에 대해 입에 올리기도 힘든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며 "('정치권에 정신장애인이 많다'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더라') 장애인을 비하하고, ('한국 사람들이 베트남 여성들과 결혼을 아주 선호하는 편이다' '우리 딸도 경력 단절 기간이 있었는데 열심히 뭘 안 한다') 여성을 비하하고, ('부산이 왜 이렇게 초라한가') 지역을 비하하며 막말을 쏟아내더니, 이제는 제1야당이다. 참으로 천박하고 주책없다"고 반발했다.

황규환 상근부대변인은 "며칠 전엔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이 제1야당 대표와 선거대책위원장을 비난하며 통합당과 지지 국민을 모욕했다. 지금 민주당이 얼마나 오만과 독선에 절어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며 "특히 '대화와 타협'의 의회정신을 후배들에게 보여주며 귀감이 돼야 할 이 대표가 저잣거리에서 나올만한 토착왜구같은 말을 입에 올리며 제1야당을 비난하고 있으니 그 모습이 애처롭기 그지없다"고 꼬집었다.

또 이날 '데일리안' 등 언론에 따르면 통합당 내에선 정유섭 인천 부평시갑 국회의원 후보가 9일 인천시당에서 연 공명선거 촉구 기자회견에서 "어제 이 대표가 통합당을 토착왜구당이라고 지칭했다"며 "이웃국가와 선린우호관계를 유지하자는 게 토착왜구당이면, 감염원인 중국에 (입국 문을) 열어놓고 '3불 약속'이나 한 민주당은 토착떼놈(되놈)당이냐"라고 이 대표를 질타했다.

정유섭 후보는 기자회견에 앞서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이해찬은 미래통합당을 토착왜구당이라 했다. 이거야말로 막말"이라며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이 이 막말에 한마디 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었다.

한편 3불(不)은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추가 배치를 안 할 것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에 불참할 것 ▲한미일 군사동맹화를 하지 않을 것 3가지를 한국이 중국에 약속했다는 용어로, 지난 2017년 중국 외교부가 처음으로 공개 언급한 용어다. 노골적인 안보주권 헌납 성격의 밀약으로 논란이 됐으나, 문재인 정권에선 뚜렷하게 약속 사실을 부정하거나 중국에 항의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같은해 12월 첫 중국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순방을 수행한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현지 중국인에 폭행당하고도 강력 항의를 못하는 모습, 방중(訪中) 사흘간 10끼 중 8끼를 스스로 해결하는 외교적 홀대를 당하는 모습, 한중 정상간 만찬을 자국 기자단이 현장취재하지 못하는 모습 등을 보여 외교 굴욕 논란을 낳았다. 

특히 문 대통령은 베이징대 강연에선 "중국은 높은 산봉우리, 한국은 작은 나라"라면서 "중국몽(中國夢)에 함께 하겠다"고 추종성 발언을 내놨고, 두달여 뒤인 2018년 2월에는 전례없는 한국 대통령의 대(對) 중국 국민 새해인사 영상을 찍는 식이었다. 집권 전, 집권 초·중기에는 친북(親北)노선으로 비판받았다면 후기에 가까워지면서는 '우한 코로나 사태' 도중 ▲'우한 폐렴' 용어를 국내에선 정체불명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고쳐 쓰라고 압박한 행위 ▲2달여간 방역용 마스크 대중 반출 방관과 여당 국회의원이 개입한 직접 조공 ▲자국민을 우한 폐렴 감염원 취급하는 주장과 중국발 입국 금지 거부 등 자국민보다 중국 정부 눈치보기에 급급한다는 의혹을 사는 행태로 친중(親中) 정체성 논란이 더욱 확산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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