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국책은행으로부터 1조원 지원받은 이후 고강도 자구안 마련 중
채권단 압박으로 두산 일가의 사재 출연 가능성까지 점쳐져...두산솔루스 매각설 부상
㈜두산의 '고배당 문제'도 문제시 되고 있어..."올해 배당 감소 가능성 배제 못해"

두산그룹이 두산중공업에 1조원 지원을 국책은행으로부터 받은 이후 내놓을 자구안 가운데 하나로 두산솔루스 매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고강도 자구안을 요구하는 채권단의 압박으로 두산 일가의 사재 출연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상황에서 두산솔루스 매각설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8일 금융권과 재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전자·바이오 소재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두산솔루스 의 지분 매각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두산과 두산솔루스 측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매각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안다"며 "경영권까지 넘기지 않으면 사고자 하는 쪽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해 지분 51%를 매각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솔루스는 ㈜두산(17%)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주요 주주를 포함한 특수관계인(44%)들의 지분이 전체의 61%를 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두산과 특수관계인들의 두산솔루스 지분 중 51%를 넘기는 방안이 이미 추진 중이라는 얘기가 금융계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두산 일가가 두산솔루스 지분을 매각해 거둬들인 현금을 사재 출연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다.

한 증권사의 연구원은 "두산솔루스에 두산 일가의 지분이 많다"며 "두산그룹 일가가 가진 현금이 많지 않아서 채권단의 사재 출연 요구에 두산솔루스 지분 매각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래 성장사업인 두산솔루스 매각 방안은 최후의 수단일 것”이라는 일부 관측과 달리 시장에서 관심을 갖는 대상부터 팔아치울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는다. 그룹 계열사의 각 사업과 부동산 등을 통틀어도 채권단에게 빌린 1조원을 당장 갚을 수 있을 정도의 알짜가 몇 없기 때문이다.

물론 두산 측이 두산솔루스 지분 일부를 매각하더라도 경영권까지 모두 내놓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도 꾸준히 흘러나오고 있다.

두산솔루스는 증권가에서 미래 성장사업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두산솔루스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천30억원, 380억원이었다.

조민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두산솔루스는 동박·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등 캐시카우(현금창출원)에 신규 성장동력(전지박)을 더한 우량한 사업구조를 갖춰 중장기 성장성을 주목할만하다"고 말했다. 한화투자증권은 내년에 매출액이 4천960억원, 영업이익은 840억원으로 증가할 것이란 의견을 개진하면서 두산솔루스를 두산그룹의 '핵심 성장축'으로 꼽았다.

두산 일가의 사재 출연 가능성과 더불어 ㈜두산의 배당 문제도 관심을 받고 있다. 그동안 '고배당 주식'로 분류됐던 ㈜두산의 지난해 배당금은 1천억원이었다. 이중 절반가량이 오너 일가에게 갔다.

㈜두산은 해마다 1천억원 이상이 배당금으로 나갔다. 그러나 국책은행으로부터 천문학적 지원을 받은 상황에서도 ㈜두산이 고배당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의문이 제기된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중공업 사업 정상화 이전에는 ㈜두산 배당 감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 11일 ㈜두산은 지난 3월 31일 기준으로 분기 배당을 위한 주주명부를 폐쇄한다고 공시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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