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들에 "나라 잘못된 다음 후회해도 상황 끝" 경종...당내엔 "선거경험상 여론조사와 선거결과 직결 안 돼"
"與 말만 하면 '사람이 먼저'라더니 그 사람이 조국"...나경원도 "이번 선거는 조국 부활이냐 민생 부활이냐 선택하는 선거"
유승민계 지상욱-안철수계 문병호, 이날 서울 선대위 회의서 '황교안 메시지 통제' 요구..."김종인 스피커 최대한 키우자"
金 "黃, 개인적 실수니 말할 게 없다" 일축...정책만큼은 "나와 협의가 안 된, 불일치된 이야기는 안 나올 것" 시사

미래통합당이 제21대 총선 수도권 판세를 점검하기 위해 6일 서울 현장 선거대책위원회의를 가진 가운데,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4월15일 총선에서 통합당 후보자들을 많이 당선을 시켜서 국회가 강력해졌을 때 행정부를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져올 수 있다"고 역설했다.

김종인 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영등포동 중앙당사에서 열린 서울 현장 선대위 회의에 참석해 "지난 4년 동안 더불어민주당의 의원들의 행태가 어떠한가. 단순한 청와대를 바라보는 거수기 역할밖에 못했다. 더군다나 지금 이번 총선에는 청와대 돌격 부대들이 상당히 많이 지금 후보자가 되고 있다"며 "권력에 맹종하는 의회가 될 것 같으면 대한민국은 지금까지 우리가 이룩해놓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다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고 전제한 뒤 이같이 밝혔다.

그는 유권자들에게는 "여러분들의 투표가 나라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 나라가 잘못된 다음에 아무리 후회해봐야 그때 이미 상황은 끝나버린다는 점을 명심하시라"라며 "그렇게 판단이 서시면 반드시 우리나라 정치의 변화를 여러분들이 가져오셔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당내에는 "지금 '초기에 나타나고 있는 여러 가지 여론조사가 좀 어렵지 않느냐'하는 소리를 하고 있지만, 저는 과거의 선거 경험을 놓고 봤을 때 초기 여론조사가 선거결과와 직결된다고는 절대 보지 않는다"며 "후보자들께서 유권자를 믿을 수밖에 없다"고 독려했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가운데)이 4월6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미래통합당 당사에서 열린 서울 현장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손팻말을 들고 있다.
왼쪽부터 나경원 서울선거대책위원장,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원유철 미래한국당 총괄선대위원장.(사진=연합뉴스)

이와 함께 김 선대위원장은 "최근 이 (중국발) 코로나 사태를 보내면서 정부는 뭘 했나. 자기네가 마치 코로나 사태를 잘 극복한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지만 우리는 아시아 국가 중 대만·싱가포르·홍콩 이런 나라에 비해서 보면 코로나 사태의 극복에 완전히 실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아주 막중한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요새 (여권에서) 한다는 소리가 무엇인가. 어느 특정인을 '살려내자'는 소리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 등은) 말만 하면 '사람이 먼저'라고 얘기했는데 그 '사람이 먼저'라는 이야기가 조국(전 법무장관)이라는 사람으로 귀결된 것 같다"며 "조국을 살릴 것이 아니라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먼저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권역 선대위원장인 나경원 동작구을 후보도 이날 회의에서 "이번 선거는 '조국 살리기냐 경제 살리기냐', '조국 부활이냐 민생 부활이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선거"라며 "이번 총선 여당의 키워드는 오로지 '조국 살리기'라고 보인다. 조국 부활 세력이 모든 주도권을 쥐고 있다. 어제 동작을 찾아와서 저에게 온갖 독설을 하고 간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저는 그 대표적 인물"이라고 가세했다.

나경원 후보는 또 "이제는 공공연하게 이런 이야기한다. 정권 나팔수 방송인 MBC와 짜고 지금 공수처 수사 1호 대상이 윤석열 검찰총장이라고 협박하고 있다. 7월 공수처만 만들면 자신들의 소위 친문비리게이트를 '모두 묻고 갈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국민들 밥그릇은 안중에도 없고 자신들 밥그릇에만 관심이 있는 이 정권을 심판하는 선거여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듭 민주당에 "존재감이 없고 진보의 가치도 없다고 본다"며 "민주당이나 열린민주당은 우리가 알던 민주당이 아니다", "김대중의 '서민'도 없고 노무현의 '원칙'도 없고 김근태의 '민주'가 없는 가짜민주당"이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선대위 참석자들은 비공개 회의에선 '지지율 비상국면'에 대한 대응책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선대위원장은 이날 하루에만 서울 마포·영등포·양천·서대문·종로·노원·광진 등 7개 구를 종횡무진하는 행보를 펴면서 후보 지원사격에 나선 상황이다.

한편 이날 선대위 회의에선 유승민계 지상욱 중구성동구을 후보, 옛 안철수계 문병호 영등포구갑 후보가 최근 친여(親與)언론들이 황교안 당대표(종로구 후보)의 발언마다 문제삼는 것에 관해, 황교안 대표의 메시지를 통제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지상욱 후보는 "당의 컨트롤 타워가 작동하고 있는지 우려된다"면서 "후보자들이 밤낮없이 뛰는데 당 지도부에서 적절치 않은 발언이 나오면 뛰어온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같은 표현이라도 적절한 표현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병호 후보는 "김 선대위원장의 스피커 용량은 최대한 키우고 다른 지도부의 스피커 용량은 최대한 줄여서 메시지를 단일화하자"고 했다. '메시지 단일화'로 우회 표현했지만, 황 대표의 입단속을 요구한 것이다. 

하지만 김 선대위원장은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황 대표에 대한 후보들의 이같은 발언에 "그건 개인적으로 실수한 거니까 말할 게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정책 면에서 "내가 보기에 앞으로는 불일치(하는) 이야기, 정책에 관해서는 나와 협의가 안 되면 다른 이야기가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전날(5일) 황 대표가 문재인 정부에 대통령 긴급재정명령권을 동원해 전국민에 무차별하게 50만원씩을 일주일 내로 지급하라고 촉구한 것이 기존 당의 정책노선과 불일치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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