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조성길과 부인, 산책한다며 대사관저를 나와 자유조선 차에 올라타”

지난 2018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잠적한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의 탈북에 반북 단체인 자유조선이 관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3일(현지시간) 지난 2018년 11월 조성길 대사대리와 그의 부인은 산책을 한다며 대사관저를 나온 후에 근처에 정차돼 있던 자유조선의 차에 올라탄 뒤 사라졌다고 전했다. 조 전 대사대리 부부의 탈북에 자유조선이 개입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유조선은 캘리포니아 남부에 근거지를 둔 반북 단체로 김정은 정권의 붕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북한 대사들의 탈출과 기밀 서류 획득 등을 주도했으며, 지난 2017년에는 김일성의 이복형인 김정남의 아들 탈출에도 관여했다.

WSJ에 따르면 조 전 대사와 그의 부인은 비밀리에 서방의 한 국가에 은신하고 있다. 북한정권은 그 사건으로 인해 북한 체제의 안정성에 대한 대외 이미지가 손상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정보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자유조선 멤버들을 암살하기 위한 암살단을 보내기도 했다. 자유조선이 몇 차례에 걸쳐 북한 외교관들을 탈출시키려는 시도를 하자 해외 주재 북한 대사관들은 지난 여름 평양에 소환돼 정권에 대한 충성심을 교육하는 강의를 들어야 했다.

자유조선의 창립자이자 운영자인 안드리안 홍(36)은 예일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북한인권 운동가이다. 자유조선은 김정은 정권의 붕괴에 대비해 대안적 정부 수립을 계획하고 있다.

자유조선과 홍은 지난 해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습격사건이 수포로 돌아간 이후 침묵을 지키고 있다. 당시 자유조선은 북한 대사 서윤석과 그의 가족을 탈출시키려고 했으나 서 씨의 아내가 창문으로 뛰어내려 다리를 다친 채로 대사관저를 탈출하는 바람에 미국으로 급히 퇴거했다.

북한 내에서 집단적으로 체제에 저항하는 세력을 찾아보기 힘들다. 북한주민들은 몇 겹의 촘촘한 감시망에 의해 감시되고 있다. 잠재적 불순분자들은 가족과 함께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진다.

스페인 북한 대사관 습격사건의 또 다른 가담자인 자유조선의 크리스토퍼 안은 미국 보안관에 의해 체포됐으며 자유조선과 더 이상 연락하지 않는 조건으로 보석됐으며 스페인 송환 심리를 기다리고 있다.

당시 자유조선의 대변인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포함해 외국 정부들에 매우 가치있는 정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미국 정보당국은 홍이 수백 명의 탈북민들을 도왔으며, 자유조선은 미국 정부에 의해 자금을 지원받거나 지시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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