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규형 칼럼] 총선에 막장 비례대표 공천자 넘쳐나...감옥이 더 어울릴 인사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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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20.04.05 10:37:33
  • 최종수정 2020.04.08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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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시민당 비례 8번 정필모, KBS 윤리강령 무시...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사퇴해야 마땅
더불어시민당 비례 3번 권인숙, 공직선거법상 공직자 사퇴 시한 어겨
더불어시민당 비례 11번 최혜영, 약 4억여 원의 기초생활비 부정수급...무면허 운전 전과까지
더불어시민당 비례 14번 김홍걸, 김대중정권 시절 36억7000여만원 상당의 금품과 주식 받은 죄로 징역형 선고받아
열린민주당 비례 2번 최강욱, 조국 전 장관 아들의 인턴 활동 확인서 허위 발급한 혐의로 재판
정의당 1번 류호정, 대리게임 파문...민생당, 손학규 전 지사를 2번으로 올렸다가 비판을 받고 14번으로
강규형 객원 칼럼니스트 (명지대 교수, 현대사)
강규형 객원 칼럼니스트 

요번 4.15 총선의 또 다른 포인트는 비례대표 선거이다. 제1야당의 동의 없이 집권여당이 군소정당 4개와 야합을 해서(1+4) 만든 소위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는 탄생하자마자 사라질 운명이다. 이정미·심상정이 이끄는 정의당이 비례에서 10~20여 석을 갖고 싶어서 집권세력과 추악한 거래를 통해 이뤄진 복잡하기 짝이 없는 제도인데, 정의당의 야멸찬 꿈은 이미 산산조각이 났다. 심상정은 이 괴상한 제도에 대해 “국민은 몰라도 된다”라는 희대의 망언을 하기도 했다. 요번 선거를 끝으로 사라질 운명을 가진 선거제도가 돼버렸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이에 맞서 비례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만들고, 위기를 느낀 민주당이 약속을 깨고 그토록 자신들이 비난하던 비례용 위성정당이자 2중대 격인 ‘더불어시민당’을 만들었다. 거기에 집권세력 3중대 격이자 “조국(曺國)수호당”의 이미지를 가진 ‘열린민주당’까지 생기면서, 원래 민주당 2중대 역할을 하던 정의당은 이제 과거보다 더 적을지도 모르는 비례대표 의원 수를 가질 한심한 처지가 됐다. 정의당은 지금 와서야 조국 전 장관의 옹호에 나선 것 등에 대해 반성을 표명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정치에서 이런 잘못은 철저히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이다.

여하튼 기괴한 새 제도에서 치러질 비례대표 선거에서 각 당이 내세운 여러 인물들도 도저히 제도의 취지에 어울리지 않는 결격 사유투성이다. 민주당의 공식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후보들은 결격자들 천지지만, 대표 케이스 몇 개만 지적하기에도 숨이 가쁘다.

공영방송인 KBS 부사장으로 방송장악에 앞장섰던 정필모는 선거 직전 사표를 내고 안정권인 8번 순위를 받았다. 이미 본인의 중징계 심의 중에 부사장에 임명되는 어이없는 불법 과정을 거쳐 비판을 받았다. 부사장 취임 후 숙청위원회인 “진실과미래위원회” 위원장으로 일했고, 이 위원회는 현재 법원에 의해 사실상 불법판정을 받았다. 또한 KBS노조와 KBS공영노조는 정씨의 특정 정당 출마가 “공직자 행동강령, KBS 윤리강령, KBS 취업규칙, KBS 편성규약을 전부 다 어겼을” 가능성이 제기되며 “정당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공영방송 KBS’의 부사장이 하루아침에 사표를 내고 날름 특정 정당의 공천을 받아 출마한 예는 역사상 있지도 않았고 절대로 있어서도 안 될 일이다.

게다가 중립적이고 공정해야 할 언론단체인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과 고찬수 한국PD연합회장이 정필모를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에 추천했다는 경악스러운 사실도 밝혀졌다. 아예 KBS와 이 단체들이 권력의 홍위병임을 대놓고 선전하는 꼴이다. 이제 국민은 한국기자협회와 한국PD연합회가 어떤 단체이고 이들이 펴내는 유사 언론매체들이 어떤 성격의 단체인지를 명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도덕적으로 도저히 용납이 안 되는 일임을 뒤늦게 자각하고 김동훈과 고찬수는 정필모 추천을 부랴부랴 철회하는 웃기지도 않는 행동을 했지만, 정필모는 여전히 비례대표 8번인 저질 코메디같은 상황이 버젓이 전개되고 있다. 그러면 시민사회 추천케이스로 추천한 당사자들이 모두 취소를 했으니 후보자격도 반납해야 상식적이다. 하지만 정필모는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 한국방송 역사에 ”찬연히 빛날“ 참사로 기록될 것이다. 아무리 정씨가 국회의원이 된다 해도 그 악업은 영원히 지울 수가 없게 됐고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KBS 윤리강령은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나 정치 관련 취재 및 제작 담당자는 해당 직무가 끝난 후 6개월 이내에는 정치 활동을 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정필모는 이런 규정을 깡그리 무시했다. 도의적으로도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니, 정필모는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사퇴해야 마땅하다. 사퇴함으로써 그나마 남아있는 마지막 명예라도 지키길 기대한다. 게다가 KBS시청자위원회 위원장인 이창현 국민대 교수도 황급히 위원장직을 그만두고 정필모와 쌍으로 더불어시민당의 비례 예비후보가 됐으니 이것은 해도 너무한 처신들이다. 그것도 두 사람이 경쟁하듯이 ”더불어“한 추태이니 더 보기가 민망하다.

마찬가지로 3번 순위인 권인숙 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은 공직선거법상 공직자 사퇴시한(선거전 30일)을 어겼음이 지적되고 있는데도 그냥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 더불어시민당의 비례명단이 발표되자마자 권교수는 후다닥 사표를 냈다. 또한 자신이 공공기관장이 아니라는 궤변을 만들면서까지 치졸한 변명을 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국회 국정감사까지 받는 공공기관이다. 연구원장은 차관급 직위이고 재산등록도 해야 하는 고위직이다. 선관위는 권력에 눈치 보지 않고 여기에 대해 정확한 판단을 하지 않는다면 역시 역사의 죄인이 되는 것을 피할 수가 없다, 권씨 역시 사퇴함이 본인의 마지막 명예를 지키는 길일 것이다.

민주당의 공식 파견 순번인 더불어시민당 11번 최혜영 후보는 약 4억여 원의 기초생활비 부정수급을 한 것이 드러났고, 무면허 운전 전과까지 있다. 14번 김홍걸 후보는 고 김대중 대통령의 막내로 김대중정권 시절에 36억7000여만원 상당의 금품과 주식을 받은 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선고공판에 앞선 최후변론에서 김홍걸은 “저는 벌레요, 사람이 아니라 사람의 훼방거리요, 백성의 조롱거리”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하며 재판부의 선처를 요구했었다. 그는 또한 자기 계좌에서 발행된 1억달러 수표 사본의 존재가 최근 드러났다. 도대체 나중에 어떻게 수습하려고 이런 공천을 겁 없이 하는가.

'조국 무죄 프로젝트당'이라고 자기들의 진영에서조차 조소의 대상인 열린민주당은 그야말로 휘황찬란한 타선을 선보였다. 아마도 역대급 악성 순번으로 기록될 것이다. 2번 최강욱은 공직기강비서관 재직 시에 조국 전 장관 아들의 인턴 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있고, “일본척결”을 외치면서도 정작 본인은 출고가 1억이 넘는 일본 브랜드 렉서스 차량을 타고 다녔다. 전형적인 한국 좌파의 이중성이다. 친북반미주의자인 더불어시민당 7번 윤미향 후보가 딸을 미국 음대에 유학 보낸 것과 같은 셈이다. 열린민주당 4번 김의겸은 그 유명한 흑석동 상가 부동산 투기 논란때문에 청와대 대변인직에서 사임했고 그의 별명은 “흑석선생”이다. 6번 주진형은 음주운전으로 면허정지에 아들이 미국 국적을 선택한 논란이 있으며, 8번인 황희석은 조국사태에 대해 “검찰발 쿠데타”라는 망언을 한 자타가 공인하는 “조국의 사람”이다.

비례제도 파동의 주역인 정의당은 1번 류호정 후보부터가 문제다. 그는 대리게임을 시인했는데, 이것은 프로게이머 세계에선 대리시험과 마찬가지의 부정이다. 온갖 비판이 있음에도 사퇴를 거부하는데, 이것이 정의당이 주장하던 공정인가. 또 다른 비례제 파동의 주역인 범여권의 민생당은 손학규 전 지사를 2번으로 올렸다가 비판을 받고 14번으로 내렸다. 우리공화당이 2번에 서청원 전 의원을 배치한 것과 더불어 ‘노욕’이라는 비판을 같이 받았다.

안철수의 ‘국민의당’은 자기 사람들을 당선 가능성이 높은 미래통합당에 파견해 지역구에 출마하게 하고, 자기 당은 비례대표만 내는 ‘실속형’ 혹은 ‘얌체형’ 전술을 폈다. 과연 간철수라는 별명에 어울리는 선택이다. 그러나 비례 2, 3번이 모두 안씨의 최측근인 이태규·권은희로, 지역구 의원 출신을 비례에 배치하는 한심한 구태(舊態)를 보였다.

미래한국당은 역시 공천갈등을 겪었으나 구원투수로 등판한 배규한 새 공천관리위원장이 이 분란을 무난히 수습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이익단체장과 직능단체장이 대거 순위권에 들어오는 문제가 생겼다. 이런 단체장들이 들어오면 그 단체원들의 표가 같이 따라올 것이라는 착각은 언제쯤 벗어날 것인가. 또한 들어가야 할 인사들이 오히려 빠지는 부작용도 일부 있었다. 야당의 비례대표가 아니라 여당의 비례대표를 선출한 것 같은 지나친 무난함 또는 안이함도 아쉽다. 야당은 파이터(투사) 중심으로 진용을 짜야 하는 법인데 그렇지 못했다.

비례대표는 지역구 선거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제도이다. 그러나 그 취지와는 어긋난 경우가 요번 선거에서도 너무나 많다. 300개 국회 의석에서 비례대표가 47석을 차지한다. 작지 않은 숫자이다. 유권자들은 지역구만큼이나 비례대표 선거에도 주의를 기울여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투표 시에 부자격자가 넘치는 정당부터 제외할 일이다. 요번 4.15 총선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지을 역사적 선거이기 때문이다. 4.15 총선에 막장 비례대표 공천자가 넘쳐난다. 국회가 아니라 감옥이 더 어울릴 인사들도 많다.

*해당 칼럼은 매일신문 2020년 4월 3일 자에 게재된 칼럼을 필자가 대폭 증보한 글다.

강규형 객원 칼럼니스트 (명지대 교수, 현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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