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주가조작과 편법대출 의혹 받는 상상인그룹 계열사 등 20여곳 전방위 압수수색
상상인그룹 계열 은행사, 상장사 전환사채 담보로 고금리 대출해주는 것으로 유명
‘조국펀드’ 중심 더블유에프앰의 조범동, 이 은행서 20억원 편법 대출받기도
‘재정악화’ WFM이 발행한 전환사채 사들인 기업 두 곳에 100억원씩 대출해주기도

검찰, 상상인저축은행 압수수색./연합뉴스

주가조작과 편법대출 의혹을 받는 상상인그룹이 5개월 만에 다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코스닥 상장사의 주식을 담보로 받고 고금리로 대출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따라 무자본 인수합병(M&A) 등의 수법으로 기업사냥 세력에 자금조달 창구로 파악되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5촌 조카 조범동씨(37·구속기소)는 이 회사의 계열사인 상상인저축은행과 20억원대 자금을 거래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김형근 부장검사)는 3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상상인저축은행 본점과 지점 등 20여 곳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해당 사무실로 파견된 검사와 수사관들이 하드디스크와 대출, 회계 장부 등 관련 자료 등을 살피는 중이다.

상상인그룹 계열사인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담보 대출해주는 과정에서 5% 이상의 지분을 취득하고도 금융감독의 승인을 받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또 특정 회사나 개인사업자에게 일정액(8억)을 초과해 대출할 수 없다는 저축은행법상 규정도 위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0월 말 제재심의위를 열고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등 2곳에 대한 제재안건을 의결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기관경고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대표 직무정지 등의 징계를 받았다. 상상인그룹의 실질적 최대주주 유준원 대표는 직무정지 명령을 받았지만, 법원은 올 1월 이에 대한 집행정지 처분을 내렸다.

당초 상상인그룹에 대한 수사는 조세범죄조사부가 맡았다. 그러나 이 부서는 1월 말 법무부 차원에서 이뤄진 직제개편으로 결국 폐지됐다. 현재는 반부패수사1부가 사건을 재배당받아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압수물을 확보하는 대로 자료 분석을 마치고 유 대표에 대한 조사에 착수해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처리를 검토할 방침이다.

한편 상상인그룹의 계열사들은 조 전 장관 일가(一家)의 주도하에 벌어진 사모펀드 불법투자와 관련돼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실례로 조범동씨는 지난 8월 30일 더블유에프엠(WFM) 주식 110만주를 담보로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으로부터 17% 고금리에 20억원을 대출받았다. 그런데 이는 불과 두 달 전 WFM이 상상인저축은행에서 대출한 것을 대환대출한 돈이었다. 같은 계열사들 사이에서 이른바 ‘돌려막기’가 이뤄진 것이다. 조씨는 대출이 허가된 직후 우국환 WFM 회장, 이상훈 코링크PE 대표 등과 함께 검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필리핀으로 도피했다.

또한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WFM이 재정악화로 2018년 7월 261억원의 CB를 발행했을 때 이 중 각각 100억원씩을 인수한 앳온파트너스와 팬덤파트너스에 대출해주기도 했다. 앳온파트너스는 WFM의 CB를 인수하기 불과 9일 전에 설립됐고, 팬덤파트너스의 자본금은 당시 500만원에 불과했다. 차주의 채무상환 능력을 제대로 검토했는지 의심되는 대목이다.

안덕관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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