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제주4.3사태 72주년 '김일성 치적' 선전..."통일의 숙원, 反美구국항쟁, 보수적폐 청산" 운운
北, 제주4.3사태 72주년 '김일성 치적' 선전..."통일의 숙원, 反美구국항쟁, 보수적폐 청산" 운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민족끼리 "김일성 '통일적중앙정부 수립' 호소에 남조선로동계급 제주 근거지 꾸려 4.3 무장항쟁"

북한 정권이 1948년 5.10 총선거를 앞두고 남조선로동당(남로당)이 일으킨 4.3 무장반란 발발 72주년을 기리는 선전매체 논평을 냈다. 4.3 사태를 "반미(反美)구국항쟁"이라고 치적 삼는 한편 우리나라의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을 비방하는 소재로 활용했다.

북한 대남선전기구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산하 우리민족끼리는 3일 2건의 논평보도를 통해 4.3 반란을 "미국이 조작한 망국적인 《5. 10단독선거》를 반대하여 주체37(1948)년 4월 3일 제주도인민들이 일으킨 반미구국항쟁이다. 4. 3인민봉기라고도 한다"고 규정했다.

또한 북한 정권의 초대 독재자 김일성이 4.3 사건의 배후라는 사실을 숨기기는커녕 '통일'을 앞세워 과시했다.

사진=북한 선전매체 동향 정보 사이트 캡처

예컨대 <제주도인민봉기>라는 보도에서 우리민족끼리는 "미국은 주체36(1947)년 10월 조선문제를 비법적으로 유엔에 상정시키고 그 간판을 도용하여 《유엔림시조선위원단》을 꾸며냈으며 《유엔림시조선위원단》의 감시밑에 남조선에서 《5. 10단선》을 실시하고 《정부》를 조작하려고 책동하였다. 그리하여 우리 나라에는 국토량단과 민족분렬이 영구화될 엄중한 위기가 조성되였다"며 "이러한 정세하에서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북과 남의 전체 조선인민들에게 민족분렬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하여 조선인민의 의사를 대표하는 조선최고립법기관을 선거하고 전조선적인 통일적중앙정부를 수립할것을 호소하시였다"고 썼다.

이어 "남조선로동계급과 함께 제주도인민들은 《유엔림시조선위원단》이 남조선에 들어오는것을 반대배격하는 주체37(1948)년 2. 7구국투쟁에 일떠섰다"며 "주체37(1948)년 3월말부터 제주도인민들은 2. 7구국투쟁때 탈취한 무기로 인민무장자위대를 편성하고 한나산을 중심으로 하여 산악지대에 들어가 근거지를 꾸리였으며 4월 3일 새벽 무장항쟁으로 넘어갔다"고 서술했다.

'남조선로동계급'이라는 용어로 미루어 당시 박헌영을 수괴로 한 남조선로동당(남로당)이 제주 산악지대로 숨어들어 1948년 4월3일 무장반란을 일으킨 게 4.3사태의 전말이었음이 드러난다는 해석이다. 4.3 반란을 치적 삼는 북측 논평임에도 박헌영의 지령 하달 정황은 언급되지 않았는데, 그가 6.25 전쟁 휴전(1953년 7월말) 직후 북측에서 군사재판 등을 통해 진행된 '남로당계 숙청'으로 인해 제거된 인물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매체는 "그들은 《〈단선단정〉 결사반대》, 《〈유엔림시조선위원단〉은 철거하라.》, 《인민의 원쑤 반동무리들을 처단하라.》, 《주권은 인민위원회에로》 등 구호를 웨치며 도처에서 경찰지서들을 습격하고 경찰들과 주구놈들을 처단하였으며 미국에 의하여 강제해산당하였던 인민위원회들을 다시 복구하였다"면서 "봉기군중들은 적극적인 투쟁으로써 제주도에서의 망국적인 《단독선거》를 완전히 파탄시켰으며 적들의 통치질서를 마비상태에 빠뜨리였다"고 선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제주도인민들의 투쟁을 진압하기 위하여 《제주도비상경비사령부》를 설치하고 수많은 병력을 동원하여 도내 부락의 절반이상이나 되는 295개의 부락에 불을 지르고 7만여명의 인민들을 잔인하게 학살하였다"고 미국에 민간인 희생 책임을 덮어씌웠다.

이 매체는 "그러나 원쑤들의 그 어떠한 발악과 학살만행도 제주도인민들의 투지를 꺾을수 없었다"면서도 "제주도인민들의 영웅적투쟁은 미국과 리승만도당의 야수적폭압으로 말미암아 계속되지 못하였다"며 우리나라의 이승만 초대 대통령을 비난했다.

그러나 "제주도인민봉기는 외세의 간섭을 철저히 배격하고 민족자주적인 힘에 의하여 조국의 통일독립을 이룩하려는 제주도인민들의 한결같은 지향과 완강한 투쟁의지를 뚜렷이 보여주었으며 미국과 리승만도당에게 커다란 타격을 주었다"고 자평했다.

우리민족끼리는 후속 보도 격인 <봉기자들의 넋은 오늘도 살아있다>에서는 "미국과 그 앞잡이들은 평화적인 시위군중을 향해 사격을 가하면서 무력으로 탄압하는 폭거를 감행하였다. 격분한 제주도의 항쟁용사들은 4월 3일 한나산에서 반미항거의 뢰성을 울렸다"고 4.3 사태를 반미투쟁이라고 규정했다.

매체는 "《미군은 즉시 철수하라!》, 《〈단독선거〉 분쇄하라!》, 《주권은 인민위원회에로!》, 《조선통일 만세!》 등의 웨침소리가 온 제주도땅을 진감시켰다"며 "제주도인민들의 정의의 애국투쟁에 질겁한 미국과 그 주구들은 봉기를 진압하기 위해 몸서리치는 대학살작전을 벌려놓았다"고 자의적 주장을 폈다.

매체는 "야수적인 폭압속에서도 봉기자들은 굴하지 않았으며 총칼에 맞아 쓰러지는 마지막순간까지 자주와 통일을 절규하였다. 그들은 자신들의 피어린 투쟁으로 민족의 자주와 조국통일에 대한 꺾을수 없는 의지를 내외에 힘있게 과시하였다"면서 "그러나 4. 3인민봉기 참가자들의 념원은 아직까지도 실현되지 못하고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늘도 남조선땅에는 외세의 분렬주의정책에 편승하여 민족의 존엄과 리익을 송두리채 팔아먹고 인민들을 야수적으로 학살한 매국노들의 바통을 그대로 이은 《미래통합당》을 비롯한 보수적페세력이 활개치고있다"며 "이런자들이 남아있는 한 제주도항쟁용사들이 그토록 바라던 자주, 민주, 통일의 숙원은 성취될수 없다"고 우리나라 제1야당을 비방했다.

그러면서 "보수적페를 청산하고 자주, 민주, 통일의 새세상을 안아오는 그날까지 남조선인민들의 정의의 투쟁은 계속 이어질것"이라고 이를 갈았다. 일련의 서술은 1948년 8월15일 정부수립으로 귀결된 대한민국 건국을 부정하고, 좌익진영의 반란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비극을 일방적 '학살'로 규정했으며, 건국 이후 72년간을 "매국노"와 "보수적폐"세력이 활개친 역사라고 깎아내리며 노골적 정치개입까지 시도한 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집권 전후로 줄곧 친북, 친중 노선으로 논란을 빚어온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진행된 4.3 희생자 추념식 추념사에서 "제주는 해방을 넘어 진정한 독립을 꿈꿨고, 분단을 넘어 평화와 통일을 열망했다", "제주도민들은 오직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했으며 되찾은 나라를 온전히 일으키고자 했다", "통일정부 수립이라는 간절한 요구는 '이념의 덫'으로 돌아와 우리를 분열시켰다",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노력은 4.3 그날부터 시작됐다" 등 북측의 민족지상주의 기만술과 대동소이한 언급을 잇따라 내놨다.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은 4.3사태의 가해세력인 북한과 좌익 남로당의 책임소재를 두고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으며, 당시 '콜래트럴 데미지'로 희생된 민간인들을 두고 "국가폭력과 이념에 희생"됐다고 규정했다. 또한 올해 시행되는 일부 고교 한국사 교과서에서 "4.3이 국가공권력에 의한 민간인 희생임이 명시"됐다며 "참으로 뜻깊다"고 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