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남성 한강에 투신하기도...“박사방 돈 입금했는데 일 커질 줄 몰라” 유서 남겨
경찰, 박사방 드나든 닉네임 1만5000건 확보해 거래내역 대조 등으로 유료회원 신원 특정

25일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탄 차량이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와 검찰 유치장으로 향하자 시민들이 조주빈의 강력처벌을 촉구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25일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들의 성 착취물을 제작 및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탄 차량이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와 검찰 유치장으로 향하자 시민들이 조주빈의 강력처벌을 촉구하며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미성년자 등 피해 여성에 대한 성(性) 착취물이 판매된 텔레그램 ‘박사방’에서 활동한 유료회원 3명이 경찰에 자수했다. 경찰이 최근 박사방의 자금 통로인 암호화폐 거래소를 압수수색하면서 음지에 있는 유료회원의 신원 파악에 나선 상태다.

31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조주빈이 운영한 박사방의 유료회원 중 현재까지 3명이 자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조주빈(25)이 체포되고 경찰이 유료회원를 특정하는 수사에 돌입하자 심적 부담을 느끼고 자수했다고 한다. 일부는 경찰 조사까지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27일에는 박사방 유료회원으로 지목되는 40대 남성이 한강 영동대교에서 투신했다. “박사방에 돈을 입금했는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 피해자들과 가족, 친지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를 현장에 남긴 채였다.

경찰은 박사방을 포함해 이와 유사한 범행이 이뤄진 ‘n번방’ 유료회원을 적발하는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암호화폐를 통해 거래한 사실을 토대로, 암호화폐 거래소 3곳과 거래대행업체 베트스코인을 압수수색해 조주빈의 암호화폐 지갑 등 계좌 내역을 입수했다.

경찰은 조주빈이 운영한 ‘박사방’의 유료회원 닉네임도 파악한 상태다. 지난 30일 “박사방에 드나든 닉네임 개수는 중복을 제외하면 1만5000건”이라며 “유료 회원뿐 아니라 관련된 그룹 참여자를 모두 합친 숫자”라고 했다. 현재는 닉네임과 암호화폐 거래 내역 등을 대조해 이들에 대한 신원을 밝히는 수사를 하고 있다. 이미 수면 위에 드러난 일부 회원을 상대로 한 강제수사는 초읽기에 돌입했다.

경찰은 조주빈 소유했던 휴대전화 2대의 잠금 상태도 해제하고 있다. 앞서 조주빈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면서 휴대전화 9대를 확보하고, 이 중 7대에 대한 분석을 마쳤지만 범행과 관련된 자료는 찾지 못했다. 이에 따라 나머지 2대에 대한 조사를 계속하는 것이다. 조주빈은 자신의 범행 일체를 시인했다. 그러나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는 실토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조씨의 추가 범행도 수사하고 있다. 조씨 일당과 유료회원들에 대한 신병 처리 여부는 조만간 결정될 방침이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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