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진단키트 美FDA '사전승인' 받았다"→"잠정승인 준비차원 통보받아"...혼란만 부추긴 文정부
"국내산 진단키트 美FDA '사전승인' 받았다"→"잠정승인 준비차원 통보받아"...혼란만 부추긴 文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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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28일자 보도자료 논란끝 29일 수정, 30일 추가해명...文-트럼프 통화 이후 공치사 서두르다 '가짜뉴스' 빈축
대미 수출길 열렸다더니 FDA 정식승인목록에 국내업체 없어..."3개 업체 美측 1차대상 승인, 계약 이뤄진다면 수출 가능"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외교부가 미 식품의약국(FDA)의 '사전 승인'을 얻어냈다면서 우한 코로나에 대한 국내산 진단키트의 대미(對美) 수출로를 개척했다는 취지로 발표했다가, '정부발(發) 가짜뉴스'라는 지적이 나오자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 예컨대 '사전 승인'이라는 표현은 '잠정 승인'으로, '미국 시장에서 판매가 가능하게 됐다'는 언급은 '미국 수출에 문제가 없다고 통보받았다' 등으로 뉘앙스가 바뀐 것이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28일자 보도자료에서 "지난 27일 우리 국산 진단키트 3개 제품의 FDA 사전 승인이 이례적으로 이른 시일 내에 이뤄졌다"면서 "(24일) 한미 정상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국산 진단키트의 지원 의사를 표명하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즉시 승인되도록 관심을 가지겠다고 한 데 따른 후속조치의 결과"라고 자평했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30일자 보도에서, 29일 오후 6시 기준 코로나 진단키트에 대한 FDA의 '긴급사용승인(EUA)' 허가 리스트에 국내 업체가 하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씨젠과 솔젠트 등 국내업체는 FDA에 코로나 진단키트 EUA를 신청했지만 아직 결과를 받지 못한 상황이라고도 했다. 업계에선 혼란이 초래된 가운데 "외교부가 주식시장에 루머를 퍼뜨리는 작전세력과 다를 게 뭐냐"는 말이 나왔다고 전했다. 

신문은 "외교부가 정부의 주도적 노력으로 국내 업체의 진단 키트 수출길을 연 듯이 홍보한 것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일부 국내 업체의 키트가 미국 실험실 표준인증인 클리아(CLIA)를 획득한 미 연구소의 자체 판단 아래 수출길을 연 선례가 있지만, 정부가 강조하는 FDA 승인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클리아 인증을 받은 연구소는 FDA 허가 없이도 일부 품목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외교부는 업계와 일부 언론의 문제제기가 잇따르자 29일 오후 10시 해명자료를 통해 "우리 정부는 (지난 27일) 미 측으로부터 외교 경로를 통해, 미 FDA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한 국내 업체 3곳의 진단키트 제품이 '잠정 FDA 승인(interim FDA approval)'을 받았으므로, 미국 수출에 문제가 없다고 통보받았다"고 '사전 승인'에서 '잠정 승인'으로 용어를 바꾼 설명을 내놨다.

그러면서도 용어가 변경된 경위 관련 설명은 없었다고 한다. 또 외교부는 이전 보도자료에선 '금번 FDA 사전 승인 획득으로, 해당 국산 제품은 미 시장에서 판매가 가능하다'고 대미 수출이 결정된 것처럼 홍보해놓고, '미국 수출에 문제가 없다'는 표현으로 치환했다. 조선일보는 이를 두고 "은근슬쩍 말을 바꾸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외교부는 '외교부 발표와 달리 FDA 홈페이지의 정식 승인 목록에 국내 업체가 왜 없느냐'는 지적에 "3개 업체 제품의 정식승인 및 미 FDA 홈페이지 공개 등 여부는 FDA 결정사항으로서, 우리 정부에서 확인해주기는 어려운 사항"이라고 무책임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해명자료에서 "'FDA 긴급사용승인 절차상 사전승인을 받은 것도 아니며, 이런 사전승인 획득의 결과로 미국 시장 판매가 가능하다는 내용도 잘못됐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규정해놓고 어떤 부분이 잘못됐는지 밝히지 않는 등 입증 책임을 제대로 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30일 언론 브리핑을 자청해 '사전 승인' 표현 문제와 관련 "미국은 우리측에 '사전(Pre) 긴급사용승인(EUA) 번호가 부여됨으로써 잠정(Interim) FDA 승인이 이뤄졌다고 통보했다"면서 "이번 조치로 미국에 바로 수출이 가능한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 측도 준비차원에서 우리 정부가 해당업체에 통보하는 데 동의한다고 했다. 미국도 조속한 업무진행 위해 개별 업체 연락처를 요청했고, 저희가 충분히 협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재 당장 해당 업체들이 미국에 수출할 수 있다는 것이냐'는 확인 질문에는 "계약이 이뤄진다는 전제 하에는 수출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다만, 미국의 조달이나 구매 개시 시점, 구체적 물량과 규모는 미측 결정사항이므로 구체적 정보는 갖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선정된 업체에 대해선 “한국 내 긴급사용승인 업체가 5곳, 수출승인이 7곳인데 이중 3개가 미측 1차 대상으로 승인받았다. 모두 유전자 증폭(RT-PCR) 방식으로 진단하는 회사다”며 "향후 추가 승인이 날 가능성 있는 업체도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이번 잠정 FDA 승인은 미 연방정부 차원의 절차로서 미국 내 우리 진단 제품의 판매가 가능하다는 의미이며, 일부 연구소 내 사용, 주별 허가 등과는 다른 절차라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청와대기 지난 17일 "국내 진단 키트를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했다"고 홍보했다가 계약 물품이 키트 일부인 '수송 용기'인 점이 드러나 과장 왜곡 발표라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이번 발표 역시 정부가 지난 27일 이런 사항을 미국 측으로부터 통보받았는데도 해당 업체에는 이를 통보하지 않고, 다음날 바로 보도자료를 제작해 언론에 먼저 배포하면서 신빙성을 스스로 떨어뜨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자료에는 해당 업체 3곳이 공개되지도 않았고, 진단 업계에선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내용이어서 각종 혼란이 빚어졌다. 또 외교부의 발표와 정정에 맞춰 업계의 주요 주식 종목의 주가는 일부 폭등하거나 폭락하며 크게 요동쳤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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