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진, 정치판에 뛰어들 명분으로 ‘사법 적폐 청산’ 선구자 자처한 것뿐”
이수진, 양승태 대법원의 ‘상고법원 입법’ 추진에 동참했다는 법정 증언 나와 논란 중심

 더불어민주당 서울 동작을 국회의원 후보 이수진 전 판사./연합뉴스

4·15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하는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앞뒤 안맞는 행보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과거 이 후보가 양승태 대법원의 상고법원 입법 추진에 동참했다는 취지의 증언이 바로 그것이다. 그동안 이 후보는 본인을 사법개혁의 적임자라고 주장하면서, 양승태 대법원을 소위 사법농단 세력으로 규정하는 방식으로 여권의 지지를 유도해왔다. 그러나 이 같은 증언이 사실로 밝혀질 시 이 후보는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양홍석 변호사(참여연대 공익법센터 소장 출신)는 2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고 “이수진 후보가 양승태 대법원으로부터 무슨 피해를 입었는지 밝히면 된다”며 “(그러지 않고) 그가 ‘상고법원 반대 명확’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내는 것은 동문서답(東問西答)이고, 전형적인 프레임 전환 시도다. 국민을 개, 돼지로 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수진 후보는 실제 별다른 피해를 입은 것이 없어 보인다”며 “이불 뒤집어쓰고 대한독립 만세를 부른 것도 만세운동을 한 것일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 법조인은 “이 후보가 정치판에 뛰어들 명분으로 ‘사법 적폐 청산’ 선구자를 자처했지만 본인이 ‘사법 적폐’들과 함께 움직인 듯한 행적이 드러나자 말이 꼬이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지난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박남천 부장)는 양 전 대법원장과 고영한·박병대 전 대법관 재판에 이규진 전 부장판사를 증인으로 불렀다. 이 전 부장판사는 여권이 주장하는 소위 사법 농단 피고인 중 한 명으로, ‘헌재 내부 자료 수집’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전 부장판사는 이날 법정에서 2015년 4월 대법원 재판연구관이던 이 후보와 상고법원 도입에 반대하던 서기호 진보정의당 의원을 점심 무렵에 만났다. 상고법원 법안이 필요하다고 설득하기 위해서였다.

이 전 부장판사는 당시 만남에 대해 “이 후보가 서 의원을 잘 안다고 해서 도움이 필요하니 다리를 놔 달라고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후보 측은 “선배 판사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 이 후보는 당시에도 상고법원 반대 입장이었다”고 해명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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