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후베이성 황메이현 주민들 장강대교 건너던 중 장시성 지우장시 경찰 '건강증명서 내놔라'...물리력 충돌로 번져
"후베이 짜요" "쥬차이 짜요" 공안 차도 뒤집은 주민들...코로나 추가확진 '0'라는 공산당 통계 자국민-지자체도 불신하나

중국에서 우한폐렴(코로나19) 바이러스의 발원지인 우한 시를 수도(首都)로 삼은 후베이 성의 봉쇄가 풀리자 이 지역 주민들이 외부로의 이동을 시작했지만, 주변 지역은 정작 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해 차단에 나서 물리력 충돌이 이는 등 파장이 일고 있다. 

연일 추가 확진자 수 '0'을 선전하는 중국공산당 측의 통계가 불투명하고 신빙성이 낮기 때문에 초래된 일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8일 관영 글로벌타임스(환구시보) 등에 따르면 전날 후베이 성 황메이 현 주민들이 인근 장시 성 지우장 시로 가려고 장강대교를 건너는 과정에서 통행 문제를 놓고 후베이 주민 및 경찰들과 장시 경찰 간 충돌, 소요가 빚어졌다.

'대외적으로' 중국 정부는 지난 25일부터 우한 시를 제외한 나머지 후베이성 지역에 대해 봉쇄를 풀어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한 상태였다.

이에 따라 황메이 주민들은 외부로 나가 일하려면 반드시 지우장으로 가서 기차를 타야 하는데 지우장 시에서 우한폐렴 재발을 우려한다며 교통을 엄격히 통제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지우장시 경찰이 황메이 현 관할 지점까지 넘어와 해당 주민들의 건강 증명서를 확인하고 버스에 태워 기차역으로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황메이 현 경찰과 시비가 붙어 몸싸움으로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내 반(反) 중국공산당 언론 에포크타임스 한국어판은 27일자 <봉쇄된 후베이성 접경에서 양측 경찰 집단 충돌, 후베이성 주민 합세해 만여명 폭력 사태> 유튜브 보도에서 "어림 잡아도 수천 명, 영상을 촬영한 시민은 '만 명쯤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고 소요 사태를 전했다.

에포크타임스는 "상황은 이렇다. 장시 성 경찰이 다리를 봉쇄해 후베이 시민들을 건너오지 못하게 하자 후베이 경찰과 장시 경찰 간 싸움이 시작됐다. 급기야 장시 성에서는 특공경찰이 출동하고 후베이 성에서는 시민들이 대거 모여들었다"고 보도했다.

또한 "후베이 시민들은 '후베이 짜요(후베이 힘내라)' '쥬차이 짜요(부추 : 일반 민초들 힘내라)'를 외치며 경찰차를 부수는 등 장시 성 경찰을 향해 극렬하게 대항했다"고 했다.

에포크타임스는 "중국 정부가 확진자 수를 '0'으로 발표하고 후베이 시민들의 타 지역 이동도 허용했지만, 확진자 수에 대한 의혹은 여전히 남아 있고 후베이 시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 SNS에서는 이날 양측 경찰의 충돌에 일부 주민들이 흥분해서 장강 대교로 몰려들어 대치했다는 글들이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보 등에서는 이번 마찰과 관련해 코로나19로 고생한 후베이성 주민들에 대해 차별을 해서는 안된다는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고 이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이처럼 문제가 커지자 후베이 성과 장시 성 당국은 28일 이번 사건에 대해 조사에 돌입했다. 이들 당국은 양 지역 경찰이 충돌했다는 소식에는 '실제 상황과 다르다'고 부인하면서, 봉쇄 해제에 따른 규정을 지키지 않는 관련자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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