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아베반일 청년학생공동행동’...공격받고 있다고 판단하면 허위사실 지어내서라도 경찰에 신고 남발해 피로도↑
종로구 ‘평화의 소녀상’ 옆에서 1548일 간 노숙 농성 벌여온 좌파단체, ‘성추행’ 사건 발생 등 주장
同 단체 측 피해 사실 주장 내용은 사실과 매우 달라...피의자의 ‘무고’ 입증 가능한 증거 영상도 확보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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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소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1548일 간 노숙 농성을 벌여온 ‘반아베반일 청년학생공동행동’ 관계자들이 지난 26일 오후 3시 서울지방경찰청 정문 앞에 모여 경찰 등을 규탄하는 모임을 가졌다.(사진=‘반아베반일 청년학생공동행동’ 페이스북 영상 캡처)

서울 종로구 소재 옛 일본대사관 앞 ‘일본군 위안부’ 동상(소위 ‘평화의 소녀상’) 근처에서 노숙 농성을 이어온 좌파 단체 관계자들이 자신들이 ‘일본군 위안부’ 동상 부근에서 진행한 ‘1인 시위’ 현장에서 일어난 폭력 사태를 경찰이 방관했다며 서울지방경찰청 정문 앞에서 경찰을 규탄하는 모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들은 또 지난 수요일 ‘정의기억연대’가 개최한 ‘일본군 위안부’ 관련 집회인 ‘수요시위’가 끝난 후 ‘1인 시위’를 진행하던 한 관계자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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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나비 김지선 대표’로 소개된 여성. 이 여성은 자신이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가 됐다고 주장했다.(사진=‘반아베반일 청년학생공동행동’ 페이스북 영상 캡처)

경찰 측은 피해사실을 주장하는 여성의 고소 건을 접수한 상태이지만, 이들의 주장은 사실과 매우 달라서 피해 사실을 주장하는 여성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전무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 오후 3시 서울지방경찰청 정문 앞에 모인 ‘반아베반일 청년학생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 관계자들은 “친일 극우 무리가 ‘소녀상’(‘일본군 위안부’ 동상)에 몰려와 파렴치하고 매국·매족적인 정치 테러를 자행했다”며 “현장의 경찰들은 자신들의 직무를 유기하고 이들의 테러와 폭력을 묵인·방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가해자와 직무 유기한 경찰을 엄중 처벌하고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죄해야 할 것”이라며 서울 종로경찰서장의 사퇴와 서울지방경찰청장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특히 ‘희망나비 김지선 대표’로 소개된 여성이 자신이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가 됐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친일 극우 세력은 어제(지난 25일) ‘수요시위’가 끝난 후 ‘소녀상’에 해를 가하려 했다”며 “(그들이)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망언을 내뱉으며 역사왜곡을 자행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씨는 “처음 다섯 명이나 존재했던 친일 극우는 나를 둘러싸고 영상을 찍으며 큰 소리로 위협한 후 두 세명의 친일 극우 세력들이 소녀상에 빠르게 다가오면서 소녀상 앞에 있는 나를 끌어안으려 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주변에 있던 10명이 넘는 경찰들은 이를 방관했으며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소녀상’과 일본대사관을 지키기 위해 있다는 경찰은 철저히 일본의 이익을 위해서만 존재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자신들은 양심적으로 행동하고 있는 청년들인데, ‘제대로 하는 것 없이 직무를 유기하고 있는’ 경찰 측이 자신들을 감시하고 친일 극우 세력을 보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씨는 또 일제시대에는 ‘치안유지법’으로 독립 운동 인사들을 고문한 경찰이 오늘날에는 ‘국가보안법’으로 자주·민족통일을 외치는 사람들을 탄압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성추행’ 사건이 일어났으며 경찰은 직무를 유기했다”는 ‘공동행동’ 측 주장, 사실과 달라

‘공동행동’ 측의 주장 내용은 국내 모(某) 인터넷 매체의 지난 26일 기사에도 소개됐다. 기사에 따르면 ‘공동행동’ 측은 6, 7명의 사람들이 몰려와 ‘공동행동’ 측 관계자를 촬영하고 위협을 가했지만 현장에 배치된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대 소속 의경은 이를 방관했다는 것이다. 특히, 사건 과정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가해 남성이 “사랑하니까”라는 말을 하며 ‘공동행동’ 측 관계자를 끌어안으려 한 사실 등이 있어서 ‘공동행동’ 관계자가 해당 남성을 ‘모욕 및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한 것이었다.

하지만 ‘공동행동’ 측이 주장하는 ‘경찰의 직무유기’와 ‘성추행 사건 발생’ 모두 사실과 달라 앞으로 이들이 법적 책임을 지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건은 ‘정의기억연대’의 지난 25일 ‘제1432차 수요시위’가 끝난 후 김병헌 국사교과서연구소 소장이 피켓 등을 들고 ‘일본군 위안부’ 동상 쪽으로 접근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김병헌 소장은 ‘일본군 위안부’ 동상에 부속된 ‘빈 의자’에 앉아 펜앤드마이크 기자와 인터뷰 영상을 촬영할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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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헌 국사교과서연구소 소장은 ‘일본군 위안부’ 관련 단체인 ‘정의기억연대’ 측의 옛 일본대사관 앞 집회가 끝난 후, 동상을 지키고 있던 ‘반아베반일 청년학생공동행동’ 관계자 A씨에게 공개 토론을 제안했지만 A씨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사진=박순종 기자)

하지만 ‘일본군 위안부’ 동상 옆에서 ‘1인 시위’를 하던 A씨가 김 소장과 펜앤드마이크 기자 앞을 가로막으며 의자에 앉지 못 하게 했다. 그러자 김병헌 소장은 “동상의 소유주가 당신이냐?”, “‘정의기억연대’와 동상의 작가 측은 해당 의자를 두고 ‘누구나 앉을 수 있다’고 했는데, 왜 못 앉게 하느냐?”며 A씨에게 강력 항의했다.

이어서 김 소장은 A씨로부터 약 4미터(m) 정도 떨어진 인도 위로 자리를 옮겨 A씨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토론을 하려 시도했으나 A씨는 “이 사람들이 자신을 위협하며 역사왜곡을 하고 있는데 경찰은 왜 방관하고 있느냐?”고만 할 뿐, 김 소장의 토론 제안에는 전혀 응하지 않았다. 당시 현장에 있던 펜앤드마이크 기자 등은 김 소장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따라서 경찰로서는 A씨 또는 ‘일본군 위안부’ 동상에 물리력을 행사하지 않은 김 소장과 펜앤드마이크 기자 등을 제지하거나 개입할 법적 근거를 특별히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사태를 주시하고 있을 수밖에 없던 상황이었다.

이후 일부 유튜버들이 ‘일본군 위안부’ 동상 쪽으로 와 동상에 부속된 의자에 앉으려 했다. 특히 문제가 된 ‘성추행’ 사건에 연루된 ‘홍대(弘大) 피카추’ 정남성(47) 씨가 ‘일본군 위안부’ 동상을 끌어안으려 하자 A씨는 “지금 뭐 하는 거냐?”며 정 씨 앞을 가로막았다. 이에 정 씨는 A씨에게 “끌어안으려 한다, 사랑하니까, ‘위안부’를 사랑하니까. 김복동 할머니, 사랑해요”라고 답했다. ‘공동행동’ 관계자를 끌어안으려 하면서 “사랑하니까”라고 말했다는 ‘공동행동’ 측 주장과 전혀 다른 사실이 있었던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은 동영상으로 촬영됐기 때문에, 확보된 영상은 정 씨가 A씨를 성추행한 사실이 없음을 입증하는 증거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A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즉각 출동했기 때문에 경찰이 사건을 방관했다는 ‘공동행동’ 측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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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남성 씨가 ‘일본군 위안부’ 동상을 끌어안으려 하자 ‘반아베반일 청년학생공동행동’ 관계자 A씨가 이를 제지하고 나섰다. 이 모습을 본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대 소속 의경이 곧바로 동상 쪽으로 달려와 문제가 발생했는지 여부를 확인했다.(사진=유튜브 채널 ‘상상은자유’ 영상 캡처)

‘공동행동’ 측의 막무가내...공격받고 있다고 판단하면 허위사실 지어내서라도 경찰에 신고 남발

‘공동행동’ 측의 막무가내식(式) 주장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A씨는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김병헌 소장 등이 자신에게 반말을 했다며 ‘형사처벌’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공동행동’ 관계자 B씨는 지난 2월13일, 종로구청 측의 ‘편파행정’ 실태를 고발하기 위한 영상 취재차 옛 일본대사관 앞 ‘일본군 위안부’ 동상을 찾은 펜앤드마이크 기자가 자신을 모욕하고 협박했다며 ‘모욕 및 협박’ 혐의로 기자를 고소한 바 있다. 이에 기자로부터 B씨의 고소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피의자 진술을 청취한 종로경찰서 수사관은 해당 건을 ‘불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지난 26일 검찰 역시 ‘불기소’로 사건을 종결했다.

이들은 또 유튜브 채널 ‘청년화랑TV’ 운영자 김현진 씨 등 수 명을 모욕 혐의 등으로 고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씨 역시 ‘공동행동’ 측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공동행동’ 관계자들의 이같은 행동은 마치 자신들이 무고로 고소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들과 생각이 다른 이들로부터 ‘일본군 위안부’ 동상을 지켜내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었다. 이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경찰로서는 피로도가 쌓일 수밖에 없게 된다.

이해할 수 없는 점은 또 있다. 지난 26일 서울지방경찰청 앞 경찰 규탄 모임에서 피해 사실을 주장한 김지선 희망나비 대표의 인상착의가 사건 당일 현장에 있었던 A씨의 그것과 달랐다는 것이다. 기자는 ‘공동행동’ 측의 주장 내용이 담긴 영상을 확보해 사건 당일 현장에 있었던 여러 관련 인사들에게 물어봤지만, 이들 모두 김지선 씨와 A씨는 동일인물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히려 해당 영상의 후반부에 잠시 등장한 여성 스태프의 인상착의가 A씨와 비슷했다.

한편, 김병헌 국사교과서연구소 소장은 지난 26일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공동행동’ 측이 벌인 경찰 규탄 모임을 신고되지 않은 ‘불법 집회’로 보고 이들을 관련 법률 위반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할 예정이다.

집회 및 시위 등을 규율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 제6조는 최소 48시간 전에 관할 경찰서에 집회 신고를 할 것을 정하고 있는데, 사건 발생 후 24시간여만에 이뤄진 ‘공동행동’ 측 모임에 등장한 피켓과 구호 등은 해당 모임이 ‘집시법’ 제2조 2호가 정하는 ‘시위’로 해석될 여지를 매우 크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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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아베반일 청년학생공동행동’ 관계자들은 지난해 12월30일 서울 종로구 소재 옛 일본대사관 앞 에서 농성 4주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들이 설치한 불법 천막 등은 지난 2월27일 종로구의 행정대집행 당시 동(同) 단체 관계자들이 자진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연합뉴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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