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주빈 암호화폐 32억원은 가짜”...수사 혼선 주려 회원들에 가짜주소 퍼뜨려

텔레그램 ‘박사방’을 운영하며 여성의 성(性) 착취물을 제작·판매한 조주빈(25)이 유료회원으로부터 돈을 걷는 과정에서 수사기관의 감시를 피할 목적으로 가짜 암호화폐 지갑 주소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주소는 신분 확인 등의 복잡한 절차를 거친 회원들에게만 제공됐다.

27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조주빈이 유료방에 올렸던 3개의 암호화폐 지갑 주소 중 2개는 조주빈의 것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인터넷에 떠도는 전자지갑 주소를 임의로 찾아 게시한 것으로, 실제 조주빈이 사용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주빈은 암호화폐로 ‘박사방’의 입장료를 받았다. 그러면서 총 3개의 전자지갑 주소를 박사방에 고지했다. 가짜로 판명 난 지갑 2개 중 1개는 입출금 내역이 32억원으로 드러나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앞서 경찰이 조주빈 자택에서 1억3000만원의 현금을 발견했는데, 이에 수십배에 달하는 수익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조주빈이 일종의 검증 절차를 통과한 회원에게만 1대1 대화를 통해 실제 지갑 주소를 알려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조주빈은 경찰 조사에서 “수사에 혼선을 주려 가짜 주소를 이용했다”고 진술했다.

현재 경찰은 지난해 8월부터 올 3월까지 어느 암호화폐 대행업체가 보유한 모든 암호화폐 거래 내역 2000여 건을 제공받았다. 이를 토대로 조주빈의 범행에 연관된 거래 내역을 조사하고 있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