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55용사' 지하에서 통곡한다...추모식 첫 참석한 文, '가해주체 北' 언급 없이 추상적 레토릭 남발
'서해 55용사' 지하에서 통곡한다...추모식 첫 참석한 文, '가해주체 北' 언급 없이 추상적 레토릭 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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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수호의 날 행사에 집권 중 첫 참석조차도 무색케 한 굴종평화론 설파...셀프 무장해제 논란 9.19합의 공치사하기도
'북한' 언급 0회, '코로나'는 4회...작년 서해수호의 날 'SNS 추모사'에 썼던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다면" 궤변도 되풀이
천안함 46용사 유족 다가와 "대통령님, 누구 소행인가 말씀 좀 해주세요" 호소해도 "정부입장 변함없다" 변죽만 울린 文
문재인 정권, 서해 NLL 일대 北 선제공격으로 발발한 도발 피해사례에 국방부 등서 "우발적 충돌" 망언 일삼아
2016년 첫 서해수호의 날 행사 참석한 박근혜 前대통령은 '북한' 18회 언급..."무모한 도발은 北 자멸의 길" 당당한 경고도
2017년 2회 행사 주관한 황교안 당시 권한대행 역시 "北 도발 엄두도 못 내도록...최고의 군대는 압도적 억지력 가진 군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도발 등 '북한군의 선제공격'으로 희생된 서해수호 55용사를 매년 3월 넷째 주 금요일 합동 추모하는 '서해수호의 날' 제5회 행사가 27일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2019년 3·4회 서해수호의날 행사를 불참하고 'SNS 추모사'로 떼웠다가 올해 행사에는 공식 참석했다. 

하지만 서해수호 55용사를 추모해야 할 국군통수권자의 기념사에 선제공격 가해주체인 '북한'이 단 한번도 언급되지 않았고, "철통같은 국방력" "확고한 대비태세" "(북한이란 언급 없이) 아무도 넘볼 수 없는 강한 안보" "영웅들의 희생" "애국심" 따위 추상적 레토릭을 남발하는 데 그쳐 '참석 안 하느니만도 못하다'는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해 'SNS 추모사'에도 등장했던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다면 우리는 그 길을 선택해야 한다"는 굴종평화 논란의 문구를 그대로 되풀이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3월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중 추모 영상을 보고 있다. 주변의 천안함 46용사 등의 유가족들은 오열하거나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3월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 중 추모 영상을 보고 있다. 주변의 천안함 46용사 등의 유가족들은 오열하거나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구나 대부분 병사 월급 인상으로 부풀려진 국방예산이 50조원을 넘었다는 사실만을 부각하거나, 대북(對北) 정찰 봉쇄·무장해제를 가속화하고 북측이 노골적으로 위반해 온 9.19 남북군사분야합의서를 "서해 바다에서 적대적 군사행동을 중지했다"며 성과로 삼는 듯한 문구가 들어가 행사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는 북한군의 선제공격 사례를 두고 마치 '남북 모두에 잘못이 있다'는 듯한 인상을 심어주는 '양비론 꼼수'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문재인 정권 국방부는 지난 2018년 발간한 9.19 군사합의 쟁점 정리 자료에서 "서해 해상에서의 우발적 무력충돌 사례"를 운운한 다음 대목에서 1·2 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 등을 나열해 파문을 일으켰다가 해명을 거듭했었다. 서주석 전 국방차관이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우발적 충돌 사례' 질문에 "1999년 1차 연평해전같은 경우"를 들먹인 것도 같은 궤로 풀이된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날 대전 국립현충원에서 분향하던 중 천안함 46용사 고(故) 민평기 상사의 모친 윤청자 여사(76)가 다가와 붙잡고 "대통령님, 대통령님, 누구 소행인가 말씀 좀 해주세요"라고 호소하는 이례적 상황을 맞닥뜨리고도 "북한 소행이라는 게 정부 입장 아니냐. 정부 공식 입장에 조금도 변함이 없다"고 간접화법으로 응대하는 데 그쳤다. 심지어 기념사 초입엔 서해수호의 날과 연관성이 희박한 "'코로나19'(중국발 우한 폐렴)라는 초유의 위기"를 강조하고, 후반부에서도 "우리는 오늘 '코로나19'에 맞서며 우리의 애국심이 '연대와 협력'으로 발휘되고 있음을 확인한다. 국민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고, 그것이 국제사회의 협력으로 넓어지는 더 큰 애국심을 보고 있다"고 과잉 레토릭을 늘어놓는 데 시간을 할애하는 모습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9년 3월22일 제4회 서해수호의 날 정부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고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 남긴 추모글과 비판 댓글.(사진=문재인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국방부는 지난 9월19일 평양공동선언 부속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가 체결된 것을 계기로 낸 해설자료에서 이른바 '우발적 무력 충돌 사례 방지'를 거론한 뒤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북한군의 도발로 발발한 제1·2차 연평해전, 대청해전, 천안함 폭침 등을 예로 들었다.(자료사진=국방부)
국방부는 지난 2018년 9월19일 평양공동선언 부속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가 체결된 것을 계기로 낸 해설자료에서 이른바 '우발적 무력 충돌 사례 방지'를 거론한 뒤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북한군의 도발로 발발한 제1·2차 연평해전, 대청해전, 천안함 폭침 등을 예로 들었다.(자료사진=국방부)

집권 중 서해수호의날을 2016년 직접 제정하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행사에 공식 참석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정부는 북한의 서해 도발을 잊지 않고 더 이상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국민의 뜻을 모아 매년 3월 넷째 금요일을 서해수호의 날로 제정했다. 앞으로 서해수호의 날은 호국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국민의 단합된 의지를 모아서 북한이 우리나라에 무모한 도발을 하지 못하게 하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취지를 명확히 한 바 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북한 정권이 6.25 남침 이래 끊임없는 군사도발로 5000여명의 민·군 피해자를 만들었다고 상기시키면서 "저는 이 자리에서 정부의 의지를 분명히 말씀드린다. 북한의 어떤 위협에도 대한민국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무모한 도발은 '북한 정권의 자멸의 길'이 되고 말 것"이라고 단호히 경고하기도 했다. 아울러 북한의 핵 위협 관련 "개성공단 전면중단을 비롯한 정부의 독자적인 대북제재는 우리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는 시작일 뿐"이라며 "정부는 북한이 핵무장의 망상에서 벗어나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깨닫고 변화할 때까지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 원칙적 대응 방침을 세웠었다. 이같은 박 전 대통령의 기념사에는 '북한'이 총 18번 등장해, '대적관 흐리기'에 치중해 온 문 대통령 등 현 집권세력의 행태와 크게 대조된다.

지난 2016년 3월25일 제1회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을 주관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위), 2017년 3월24일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 제2해 서해수호의날 기념식을 주관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아래).(사진=연합뉴스)

'탄핵 정변'으로 인해 2017년 박 전 대통령 대신 서해수호의 날 2회 행사를 주관했던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현 미래통합당 대표)도 "이곳 대전현충원에는 북한이 무도하게 자행한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도발에서 조국을 위해 생명을 바친 용사들이 잠들어 있다"며 "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안보역량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고 국정책임자 입장에서 명확히 가해주체를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최고의 군대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압도적인 억지력을 가진 군대"라며 "우리 군은 북한이 도발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도록 더욱 강한 군대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고도 했었다. 초유의 국정 혼란기를 맞고도 북핵 문제 관련 "북한이 핵과 탄도미사일 개발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함께 대북 압박과 제재를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고 대북 압박공조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당해 2월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북한 김정은의 이복 형 김정남 VX(신경작용제) 암살 사건을 들어 "북한 정권의 잔혹성"을 강조했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다음은 문재인 대통령이 3월27일 올해로 5회째 거행된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처음 참석해 발표한 기념사 전문(全文).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참전 장병과 유가족 여러분, 그 어느 때보다 애국심이 필요한 때 ‘서해수호의 날’을 맞았습니다.

우리는 애국심으로 식민지와 전쟁을 이겨냈고, 경제성장과 민주주의를 이뤄냈습니다.

‘연대와 협력’으로 우리는 역경을 극복할 수 있었으며, 그 힘은 국토와 이웃과 우리 역사를 사랑하는 애국심으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서해수호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은 바로 그 애국심의 상징입니다.

총탄과 포탄이 날아드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영웅들은 불굴의 투지로 작전을 수행했고, 서로 전우애를 발휘하며, 최후의 순간까지 군인의 임무를 완수했습니다.

영웅들이 실천한 애국심은 조국의 자유와 평화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아무도 넘볼 수 없는 강한 안보로,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와 협력을 이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국민들은 이곳 국립대전현충원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용사들의 애국심을 기억합니다.

창원 진해 해양공원과 서울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 교정에서 한주호 준위의 숭고한 헌신을 마주합니다.

광주 문성중학교에서, 군산 은파공원에서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을 만나며 꺾이지 않는 용기를 가슴에 새깁니다.

국민의 긍지와 자부심이 되어 주신 서해수호 영웅들께 경의를 표하며, 유가족들께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참전 장병 여러분, 유가족 여러분,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위기 앞에서 우리 군과 가족들은 앞장서 애국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46용사 유족회’와 ‘천안함 재단’은 대구·경북 지역에 마스크와 성금을 전달했습니다.

아픔을 디딘 연대와 협력의 손길이 국민의 희망이 되었습니다.

신임 간호장교들과 군의관들은 임관을 앞당겨 ‘코로나19’의 최전선 대구로 달려갔습니다.

예비역 간호장교들은 민간인 신분으로 의료지원에 나섰고, 3만5000장병들은 자발적으로 헌혈에 참여해 주었습니다.

국군대구병원에 투입된 공병단은 확진자들을 위한 병상을 만들었고, 1만2000명의 병력과 6000대의 군 장비가 전국 각지에서 방역과 소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공군 수송기는 20시간 연속 비행으로 미얀마에서 수술용 가운 8만 벌을 가져왔습니다.

서해수호 영웅들의 정신이 우리 장병들의 마음속에 깃들어 있습니다.

‘국민의 군대’로서 ‘위국헌신 군인본분’의 정신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며 영웅들도 자랑스러워할 것이라 믿습니다.

국민 여러분, 싸우면 반드시 이겨야 하고, 싸우지 않고 이길 수 있다면 우리는 그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가장 강한 안보가 평화이며, 평화가 영웅들의 희생에 보답하는 길입니다.

정부는 강한 군대, 철통같은 국방력을 바탕으로 강한 안보와 평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난 3년간 국방예산을 대폭 확대해 올해 최초로 국방예산 50조원 시대를 열었고, 세계 6위의 군사강국으로 도약했습니다.

2018년에는 남북 간 ‘9·19 군사합의’로 서해 바다에서 적대적 군사행동을 중지했습니다.

서해수호 영웅들이 지켜낸 NLL에서는 한 건의 무력충돌도 발생하지 않고 있으며, ‘천안함 46용사 추모비’가 세워진 평택 2함대 사령부와 백령도 연화리 해안에서, 후배들이 굳건히 우리 영토와 영해를 수호하고 있습니다.

어민들은 영웅들이 지켜낸 평화의 어장에서 45년 만에 다시 불을 밝힌 연평도 등대를 바라보며 만선의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정부는 강한 안보로 반드시 항구적 평화를 이뤄낼 것입니다.

확고한 대비태세로 영웅들의 희생을 기억할 것입니다.

군을 신뢰하고 응원하는 국민과 함께 평화와 번영의 길을 열어갈 것입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을 위한 예우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제2연평해전의 ‘전사자’들은 한때 법적으로 전사가 아니라 순직으로 처리되었습니다.

참여정부에서 전사자 예우 규정을 만들었지만, 소급 적용이 되지 않았습니다.

2018년 7월, 마침내 ‘제2연평해전 전사자 보상 특별법 시행령’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습니다.

16년 만에 제2연평해전의 용사들을 ‘전사자’로서 제대로 예우하고 명예를 높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순직유족연금 지급기준’을 개선해 복무 기간과 상관없이 지급률을 43%로 상향하여 일원화했습니다.

또한 ‘유족 가산제도’를 신설하여 유가족의 생계지원을 강화했습니다.

전투에서 상이를 입은 국가유공자들에 대한 추가 보상책도 마련하고 있습니다.

올해 163억원 수준인 ‘전상수당’을 내년 632억원 수준으로 다섯 배 인상하고, 점차로 ‘참전 명예수당’의 50% 수준까지 높여갈 것입니다.

진정한 보훈은 국가유공자와 유가족들이 명예와 긍지를 느끼고, 그 모습에 국민들이 자부심을 가질 때 완성됩니다.

국가는 군의 충성과 헌신에 끝까지 책임져야 합니다.

진정한 보훈으로 애국의 가치가 국민의 일상에 단단히 뿌리내려 정치적 바람에 흔들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참전 장병과 유가족 여러분, 애국심이야말로 가장 튼튼한 안보입니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의 기반입니다.

군 장병들의 가슴에 서해 수호 영웅들의 애국심이 이어지고 국민의 기억 속에 애국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한, 우리는 어떠한 위기도 극복해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오늘 ‘코로나19’에 맞서며 우리의 애국심이 ‘연대와 협력’으로 발휘되고 있음을 확인합니다.

국민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고, 그것이 국제사회의 협력으로 넓어지는 더 큰 애국심을 보고 있습니다.

튼튼하고 커다란 나무에는 온갖 생명이 깃듭니다.

우리의 애국심은 대한민국을 더욱 튼튼하고 큰 나라로 만들 것이며, 국제사회와의 협력 속에서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역사를 기록할 것입니다.

오늘 ‘서해수호의 날’을 맞아 불굴의 영웅들을 기억하며, ‘코로나19’ 극복의 의지를 더욱 굳게 다집니다.

서해수호 영웅들의 이야기는 자랑스러운 애국의 역사가 되어 미래 세대에게 영원히 전해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지난 2016년 3월25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거행된 서해수호의 날 제1회 기념식에서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다음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016년 3월25일 처음 거행된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발표한 기념사 전문(全文).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오늘(25일)은 제2연평해전과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도발 등 북한의 도발에 맞서 서해를 수호하다 목숨을 바친 호국용사들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는 뜻 깊은 날입니다.

방금 전 저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용사들이 잠들어 있는 전사자 묘역을 참배하면서 용사들의 희생을 절대 헛되게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유가족들의 한결 같은 소망도 다시는 북한의 도발로 희생되는 장병들이 없어야 한다는 것과 이러한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은 조국 수호를 위해 헌신하신 호국용사들과 사랑하는 아들과 남편, 아버지를 잃은 유가족 여러분의 아픔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소중한 가족을 잃은 슬픔을 의연하게 견뎌내고 계신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정부는 북한의 서해 도발을 잊지 않고 더 이상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국민의 뜻을 모아 매년 3월 넷째 금요일을 '서해 수호의 날'로 제정하였습니다. 앞으로 서해 수호의 날은 호국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 국민의 단합된 의지를 모아서 북한이 우리나라에 무모한 도발을 하지 못하게 하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북한은 6·25 남침으로 동족상잔의 비극을 일으킨 후에도 끊임없이 도발을 자행해왔고 이로 인한 우리 민군의 피해자가 무려 5000여명에 달합니다. 금년에도 4차 핵실험에 이어 수차례 미사일을 발사했고 최근에는 핵탄두 모형을 공개하면서 우리와 미국에 대한 핵공격까지 공언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정부와 주요시설에 대한 전방위적 사이버 공격으로 우리 사회의 혼란을 획책하고 있으며, 국론을 분열시키기 위한 남남갈등을 지속적으로 조장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정부의 의지를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북한의 어떤 위협에도 대한민국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무모한 도발은 북한 정권의 자멸의 길이 되고 말 것입니다. 개성공단 전면중단을 비롯한 정부의 독자적인 대북 제재는 우리의 단호한 의지를 보여주는 시작일 뿐입니다. 국제사회도 역대 가장 강력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에 이어 많은 나라들이 독자적인 대북 제재로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다음 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핵 안보정상회의에 참석하여 세계의 주요 정상들과 핵 테러와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과 지혜를 모을 것입니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 개발과 도발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단호한 의지를 결집하고 있는 지금이 북한 정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또 다시 물러선다면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로 한반도에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닥치고 경제는 마비될 것입니다.

정부는 북한이 핵 무장의 망상에서 벗어나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깨닫고 변화할 때까지 국제사회와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단호하게 대처해 나갈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정부와 군의 대응을 굳게 믿고 단합된 힘과 의지를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국군 장병 여러분!

지금 북한은 국제사회의 전례 없는 제재 조치로 사실상 고립무원 상태에 놓여 있으며, 이로 인해 무모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습니다. 우리 군은 북한이 어떤 형태로 도발해 오더라도 단호히 응징할 수 있는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어야 합니다.

우리 장병들은 지난해 군사분계선의 지뢰, 포격 도발에 이어 최근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이르기까지 안보 위기 상황에서 놀라운 애국심과 사명감으로 대한민국을 든든하게 지켜 주었습니다. 앞으로도 북한이 감히 도발을 꿈조차 꾸지 못하도록 최강의 전투력과 정신력을 유지해 주기 바랍니다. 대통령은 우리 군의 애국심에 무한한 신뢰를 가지고 있으며 일선 지휘관의 판단과 장병들의 대응을 전적으로 믿고 지원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정부와 군은 단 한사람의 국민도 위험에 처하는 일이 없도록 북한의 도발에 철두철미하게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 하지만 국가 수호를 위해서는 강한 국방력뿐만 아니라 국민의 단합된 힘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북한이 끊임없이 불안과 위기감을 조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사회가 갈등하고 국론이 분열된다면 우리의 미래는 보장될 수 없습니다. 국가 안보를 지키는 길에는 이념도, 정파도 있을 수 없습니다.

대한민국을 지키는 가장 큰 힘은 국민의 하나 된 마음과 애국심에서 나옵니다. 우리나라가 오늘의 안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한반도 평화통일 시대를 열어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께서 하나로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처음 맞는 '서해 수호의 날'이 이 나라를 지키고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결집하는 다짐과 각오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치신 호국영령들의 명복을 빌며, 그 분들의 희생이 나라의 미래를 밝히는 조국수호의 등대가 되어 영원히 빛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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