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투 前 본부장 임모씨 ‘라임사태’ 관련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검찰, 지난 25일 긴급체포한 뒤 사기 혐의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 청구
임 전 본부장, 손실 알고도 투자자들에 부실 라임펀드 판매해 480억 챙겨
상장사 리드에 투자하게 만드는 대가로 리드로부터 1억6500만원 수수 혐의도
검찰, 잠적한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 상대로 인터폴에 적색수배...신병 확보에 주력
금감원, 라임 사태 ‘검사 무마’ 김모씨 업무서 배제...재판 결과 보고 징계할 방침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해 펀드의 부실을 알리지 않고 판매를 계속한 혐의를 받는 신한금융투자의 전 임원이 2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해 펀드의 부실을 알리지 않고 판매를 계속한 혐의를 받는 신한금융투자의 전 임원이 27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1조6000억원 규모의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연루 의혹을 받는 신한금융투자 전직 임원이 27일 구속됐다. 검찰이 라임 사태 수사를 착수한 지 관련된 주요 인물이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남부지법 박원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10시 2분쯤 임모 전 신한금융투자 본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다. 박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주할 염려가 있다”며 “사안이 매우 엄중하다”고 밝혔다.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던 임 전 본부장은 즉시 구치소에 수감됐다.

임 전 본부장은 2018년 11월 라임 무역금융펀드가 투자한 미국 헤지펀드에서 손실이 난 사실을 알고도 투자자들에게 부실 라임펀드를 계속 판매해 480여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고객들에게 펀드를 판매하면서 “해외 펀드에 직접 투자하는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또 신한금투가 라임자산운용과 함께 코스닥 상장사인 리드에 투자하게 만드는 대가로 리드로부터 1억65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앞서 박 부장판사 심리로 이날 오전 10시 30분 시작된 영장실질심사는 2시간 40여분이 지난 오후 1시 13분쯤 종료됐다. 심사를 마치고 법원 청사에서 나온 임 전 본부장은 “리드에서 돈 받은 사실이 맞나” “잠적한 이종필씨(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김봉현씨(스타모빌리티 회장) 등과 연락하시나” 등의 질문에는 침묵을 지켰다.

라임 사태는 라임자산운용이 펀드의 부실을 알고도 증권사와 은행을 통해 상품을 판매해 결국 환매를 중단, 투자자들에게 1조 6000억원 상당의 피해를 안긴 사건이다. 여기서 신한금투는 라임자산운용과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고 펀드의 부실을 숨긴 채 투자자들에게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말 리드의 800억원 규모의 횡령 혐의를 수사하면서 라임자산운용이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이번 수사를 전개해왔다. 다만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 등 주요 피의자가 잠적해 수사에 차질을 빚어왔다. 이 전 부사장은 지방 모 지역에 은신하고 있다는 소문이 업계에서 흘러나온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이 전 부사장이 해외로 밀항해 잠적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출국을 금지, 인터폴에도 적색수배를 요청해둔 상태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청와대 행정관 재임 당시 라임에 대한 금융당국 검사를 무마시켰다는 의혹을 받는 김모 팀장을 전날 업무에서 배제했다. 금감원은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김 팀장의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안덕관 기자 adk2@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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