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공조 속 미중간 미묘한 신경전도...트럼프 "즉시 정보 공유해야 한다"며 정보 투명성 문제 거론
시진핑 "관세 축소하고 무역장벽 철폐해야"...러시아-멕시코 등도 "제재 해제해야"며 거들어
각국 정상들, 대응책으로 재정 마련 등 해법 논의...IMF-WB의 지원도 거론
문재인 대통령은 '드라이브 스루' 설치 언급하며 "성공적 대응모델 공유하고 싶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세계 주요 20개국(G20)이 전 세계 50만명 이상을 전염시킨 우한폐렴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시간으로 26일 오후 9시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사상 처음으로 화상회의 형태로 열렸다.

G20 정상들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 공동의 위협에 대항하여 연합된 태세로 대응할 것임에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다"며 코로나19의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재정 정책, 경제 조치 등 5조달러 이상을 세계 경제에 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선 양자회담, 귓속말 후 웃음, 주최국의 호화로운 만찬과 건배 풍경이 사라졌다며, G20 정상들이 어느 때보다 단합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반면 이날 회의에선 미국과 중국의 미묘한 신경전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가 모두 즉시 정보와 데이터를 공유하는 것이 얼마나 극도로 중요한지 논의했다"며 미국이 평소 정보 투명성 문제를 지적해온 중국을 겨냥해 발언했다.

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으로 관세 축소와 무역장벽 철폐를 언급하며 반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도 중국의 이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심각한 전염병 피해국에 대해 기존 제재를 일시적으로 해제해 주자고 제안했으며,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국경 폐쇄나 일방적 관세 부과를 피하자고 주장했다.

한편 올해 G20 의장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은 이날 회의에서 효과적 공조, 세계 경제 신뢰 재건과 함께 개발도상국, 저개발국 지원을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우리는 바이러스와 전쟁 중이지만 아직 승리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유행과 싸우기 위해 전시 계획을 수립해 달라고 촉구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백신 개발을 위한 국제 연합체인 감염병혁신연합(CEPI)에 G20 국가별로 1억달러씩 지원해 자금 부족분 20억달러를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계열의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 클로로퀸을 자신의 테이블에 올려놓고 이 약물로 치료를 시도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에 진단시약 조기 개발,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 설치, 자가격리 앱 등 창의적 방법들이 동원됐다고 소개하면서 "성공적인 대응모델을 국제사회와도 공유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개발도상국들은 이번 우한폐렴에 대한 대응책으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등 국제기구들의 재정적 지원을 촉구했다.

이에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G20이 긴급 자금조달 능력의 2배 증액, 특별인출권을 통한 글로벌 유동성 지원, 최빈국의 부채 부담 완화를 지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WB 총재도 향후 15개월간 최대 1600억달러에 달하는 코로나19 구제 패키지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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