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룰 미합의‧교추본 미합류 속 ‘반쪽’ 출발
우리감 출범 “단일 후보로 전교조 교육감을 막는 게 급선무”

자유우파 성향 시민단체들이 단일 교육감 추대를 위한 첫 발을 내디뎠다. 150여개의 시민단체들은 우파 교육감 후보 난립으로 좌파 교육감을 당선시킨 4년전 선거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데 뜻을 모았다.

단일 우파 교육감 추대를 위해 결성된 연대 기구인 ‘우리교육감 추대시민연합’(이하 우리감)은 6일 오전 10시30분부터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출범식을 갖고 선언문을 발표했다.

우리감은 이런교육감선출본부(박성현 대표)와 전국학부모단체연합(이경자 대표), 미래교육자유포럼(황영남 대표), 바른교육기독교사연합(유성실 대표), 유치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자사고학부모회 등 6개의 상임대표단체로 이루어졌다. 6.13 지방선거때까지 활동하는 임시 단체다.

이들은 교육의 4대 원칙으로 ▲학생‧학부모 중심 교육실현 ▲반(反)전교조 교육감 선출 ▲자유민주교육 확립 ▲미래인재 핵심역량 양성을 제시했다.

황영남 미래교육자유포럼 대표는 “지난달 21일, 여러 교육 관련 단체가 모여 연대기구로서의 뜻을 뭉쳤다”며 “좌파 교육감 시대를 끝내고 보수우파 교육감 시대를 시작해 학생들이 바른 인생관과 국가관을 갖도록 하자는 목표는 모두가 같다고 생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치열하게 토론하되 교육자답게 선을 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격려사를 맡은 고영주 변호사(前 방문진 이사장)은 공안 전문 검사 출신으로서 전교조 교육의 폐해를 강조했다. 고 변호사는 “‘전교조식 참교육’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인성교육이나, 촌지를 안 받는 교육, 체벌을 안하는 교육이 아니라 민족민주주의 건설과 민중혁명을 위한 역량을 키우는 것이 전교조가 생각하는 참교육이다”며 “우파 교육감 후보를 단일화해 반드시 전교조 교육감 후보를 몰아내자”고 말했다.

우리감은 선거인단 투표와 국민정책평가단 심사로 이루어지는 1차 예선으로 두 명의 후보를 2차 본선에 올린 뒤 선거인단(최대 10만내외) 투표, 여론조사 결과(2000여명), 국민정책평가단(100여명)의 평가로 단일 후보를 선출한다고 밝혔다. 각 평가 방법 반영 비율 등의 미세 조정은 아직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우파 교육감 후보 단일화 기구가 사실상 '반쪽'으로 출범하면서, 진정한 의미의 우파 후보 단일화를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감이 교육감 후보 ‘경선룰’을 두고 아직 합의를 보지 못한 데다, 당초 우리감 합류 논의를 시작했던 좋은교육감추대국민본부(이하 교추본)도 결국 우리감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서경석 목사
서경석 목사

이날 우리감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채 출범식을 찾은 교추본 대표 서경석 목사는 격려사를 통해 우리감과 교추본의 시각차를 여실히 드러냈다. 서 목사는 “우리감의 활동이 우파 교육감 후보 단일화 운동의 발목을 잡는 방식이 되면 곤란하다”며 “교추본이 전국 16개 시도에 조직을 만들고 불철주야 치열하게 활동해왔는데, 달리는 기차를 멈추게 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감이 교추본의 활동을 돕는 방식으로 진행되기를 바란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서 목사는 “서울지역의 선거인단이 5만명은 만들어져야 하는데 현재 교추본이 모은 선거인단 인원은 3300명밖에 안 된다”며 “우리감이 선거인단을 구성하는 데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단일 후보 출범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왔다.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는 “우리감과 교추본, 두 단체가 먼저 통합하는 모습을 보여야 시민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이날 출범식에 참석한 한 시민은 “단일화 방안에 대해 전부 탁상곤론뿐이고 구체적인 얘기는 전혀 없다”며 “좌파는 항상 단일화‧연대를 하는데 소위 우파라는 사람들은 도무지 단일화되는 방법이 없다. 구체적으로 얘기하라”고 질책했다.

이슬기 기자 s.l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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