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나간 국방부...장관 주관한 천안함폭침 10주기 추모식 생중계 취소해놓고 "코로나 때문"?
넋나간 국방부...장관 주관한 천안함폭침 10주기 추모식 생중계 취소해놓고 "코로나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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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일보로 예고한 생중계 일정 돌연 취소後 궤변...'생체 바이러스가 전파라도 타냐' '北정권 눈치보기' 빈축
일부 사진 선택적 공개, 野대표 추모화환은 눈에 안 띄어...행사현장 찾은 미래한국당 지도부 문전박대까지
국방장관은 천안함 폭침 가해자 드러나지 않는 추도사..."차기 한국형 호위함에 '천안함' 명명 검토" 생색내나

해군이 26일 북한군에 의한 천안함 폭침 10주기를 맞아 제10주기 천안함 추모행사를 거행한 가운데, 국방부는 정경두 국방장관이 처음으로 이 행사를 주관하는 모습을 '생중계'한다고 예고해놓고 돌연 취소했다. 그래놓고 방송 생중계를 갑자기 취소한 경위에 대해 졸속한 변명을 내놨다. 중국발 '우한 폐렴(코로나19)' 바이러스 국내 확산 때문에 등장한 개념인 '사회적 격리' 차원에서 생중계를 물렸다는 것이다. '생체 바이러스가 전파를 타기라도 한다는 말이냐'는 빈축을 살 만한 대목이다.

앞서 국방부는 이날 발행된 국방일보를 통해 국방TV를 통한 천안함 순국장병 추모식 생중계 계획을 밝혔다. 이날 해군 2함대에서 실제로 추모식이 열렸고, 정경두 장관이 주관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은 전파를 타고 국민들에게 중계되지 않았다. 다만 국방부 출입기자단 등에 뒤늦게 사진과 영상이 전달됐고, 국방부 스스로 당일 저녁 페이스북 공식 계정에 행사 사진과 국방장관 추모사를 일부 게재하기도 했다는 점에서 급작스러운 생중계 취소 경위는 '의도된 천안함 폭침사건 홀대' '북한 정권 눈치보기 아니냐'는 등 구설에 오르고 있다.

사진 출처=국방부 공식 페이스북 계정

이와 관련 국방부는 이날 최현수 대변인의 정례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돼 사회적 격리가 강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 생중계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현수 대변인은 또 "프로그램은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며, 이번 생중계 취소가 '이례적'이라는 비판을 무마하려는 듯 "보도자료나 영상을 제공할 때 모든 부분에 대해서는 일일이 말씀드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우한 코로나로 인해 당초 이날 추모식 참석 인원도 300여명으로 예정했다가 절반 정도로 줄였고, 촬영팀의 규모도 축소되면서 생중계를 하지 않게 됐다는 게 국방부 측 입장이다. 그러나 '이미 결정돼 있었던' 사항이라는 주장은 국민의 알 권리 무시라는 행태를 합리화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국방일보 편성표에 생중계 계획이 반영됐던 것에 대해선 '실무자의 실수'로 잘못 기재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런 사실을 접한 군 안팎에선 장관까지 참석한 행사의 급작스런 생중계 취소 과정 자체가 석연찮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사진=연합뉴스)

일각에선 국방부가 오는 27일 제5회 서해수호의날 생중계 일정이 잡혀 있기 때문에 천안함 폭침 10주기 당일인 이날 생중계를 미룬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지만, 방송 생중계의 수요자인 국군 장병과 일반국민들의 입장을 고려 대상으로 삼지 않은 논리라는 지적이다. 

앞서 이날 추모식은 천안함 46용사에 대한 묵념, 작전경과보고, 천안함 46용사 다시 부르기(롤콜), 헌화 및 분향, 국방부장관 추모사, 육해공군과 해병대 합창단 추모공연의 순서로 진행됐다. 롤콜은 생존 장병인 예비역 병장 김윤일씨가 맡았다.

김윤일씨는 "그리움과 아픔, 분노라는 마음의 파도를 묵묵히 잠재우고, 전우들이 못다 이룬 꿈과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살아왔다"면서 "오늘만은 사랑하는 전우 46명의 이름을 목놓아 불러보고 싶다. 그대들의 피로 지킨 이 바다는 오늘도 굳건히 지켜지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말하겠다"고 언급하고, 경례했다.

국방부가 언론에 제공, 또는 페이스북 공식계정 등으로 배포한 3월26일 대전 국립현충원에서 진행된 천안함 폭침 46용사 제10주기 추모식 행사 사진.

정 장관은 추모사에서 "조국을 지키다 산화한 천안함 용사들과 고 한주호 준위(구조작업 중 순국)가 영원히 기억되고, 영웅들의 이름이 더욱 명예로워질 수 있도록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특히 우리 군은 차기 한국형 호위함 중 한 척을 '천안함'으로 명명하는 것을 검토해 천안함 용사들의 희생과 충정을 기리고, 자랑스러운 '천안함 46용사'의 해양수호의지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 정권의 친북(親北), 친중(親中)기조의 영향인 듯, 가해자이자 적(敵)이 북한이라는 점은 직접 적시하지 않는 추모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천안함 선체 앞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천안함 용사들의 유가족과 생존 장병 그리고 정 장관, 심승섭 해군참모총장, 이승도 해병대사령관 등 군 주요인사와 이병구 국가보훈처 차장, 손정목 천안함재단 이사장 등 150여명의 인원이 참석했다. 

현장에는 문재인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 장관,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등의 추모 화환이 자리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화환이 있었는지는 국방부 측이 제공한 사진으로는 확인이 어렵다. 이 와중에 국가보훈처는 통합당과 '형제정당' 격인 원내 10석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 등의 행사 참석을 '가능'하다고 해놓고 현장에서 '불허'하는 등 야당 문전박대 논란을 초래하고 있다.

한편 군은 3월 23일~27일 기간을 '안보결의 주간으로 지정했다. 해군이 지난 12일 마련해 27일까지 운영하고 있는 '천안함 사이버 추모관'에는 2만명 이상 국민들과 군 장병들이 헌화에 참여하는 등 천안함 46용사를 추모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해군 초계함 천안함은 2010년 3월26일 오후 9시22분 백령도 서남방 해상에서 경계 임무를 수행하던 중 북한 잠수정의 어뢰공격으로 침몰한 것으로 민·군 합동조사단에 의해 판명됐다. 승조원 104명 중 46명이 전사하고 58명이 구조됐으며, 두 동강이 난 선체는 2함대에 전시돼 있다. 천안함 폭침 여부나 경위를 놓고는 현 문재인 정권의 지지기반인 좌익진영에서 주로 '좌초설' '조작설' '잠수함충돌설' 따위를 퍼뜨리며 진상을 왜곡하려는 시도를 반복해왔다.

한기호 기자 hkh@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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