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한반도 평화와 안보 위협한다' 삭제
'유신 체제'는 '유신 독재'로...새마을 운동 사진 배제
올해 신학기부터 초등생이 사용하게 될 교과서가 현 정권의 역사관에 따라 상당 부분이 수정 및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신학기부터 사용되는 초등학교 6학년 1학기 국정 사회 교과서는 지난해와 비교해 총 213건이 수정됐다고 조선일보가 6일 보도했다.
특히 1948년 8월 15일에 대한 표현은 모두 ‘대한민국 수립’에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바뀌었다. 한국 역사학계는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선포된 1948년 중 어느 해를 대한민국이 수립된 해로 볼 것인지에 대해 논쟁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우리 건국은 1919년’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임시정부는 국가의 구성요소인 영토와 주민 모두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는 “한 나라가 세워짐은 영토와 주민을 합법적으로 지배하는 권력의 성립이 국제사회의 공인을 받음을 말한다”며 “세계지도에 자기 국호와 국경을 가진 나라가 그려지는 것이 건국”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해당 초등교과서는 ‘북한은 여전히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148페이지)는 문장도 삭제됐다.
박정희 정부에 대한 서술도 크게 바뀌었다. ‘유신 체제’, ‘유신 헌법에 따른 통치’는 ‘유신 독재’로 바뀌었다. 새마을 운동 관련 사진을 배제됐다.
5·16 군사정변에 대한 설명의 경우, 이전 교과서는 ‘정부가 4·19 혁명 후 각계각층 요구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자 박정희를 중심으로 일부 군인이 국민 생활 안정과 공산주의 반대를 주장하며 군대를 동원해 정권을 잡았다’고 서술했다. 새 교과서는 ‘당시 정부가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하여 세운 계획을 이유로 군대를 축소하려고 하자 이에 불만을 품은 박정희를 중심으로 한 일부 군인이 정부의 무능과 사회 혼란을 구실로 군대를 동원하여 정권을 차지하였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한국교총 김재철 대변인은 “지난 정부에서 만들어진 교과서가 다시 많이 바뀌었다”면서 “정권 입맛에 맞게 교과서 내용이 일관성 없이 수시로 바뀌는 것은 자라나는 아이들의 가치관 인식을 위해 좋지 않다”고 말했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