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편지 통해 아들의 마지막 길 애도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앞으로 좋은 일도 슬픈 일도 함께 나누고 싶다"
"심성 하나만큼은 참 착하고 연기만 생각했던 배우 문지윤으로 오래 기억해줬으면 하는 아비의 간절한 마음"

배우 고(故) 문지윤. (사진=가족이엔티 제공)
배우 고(故) 문지윤. (사진=가족이엔티 제공)

급성 패혈증으로 지난 18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문지윤 아버지 문광석 씨가 손편지를 통해 아들의 마지막 길을 애도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문광석 씨는 23일 소속사 가족이엔티를 통해 "급작스럽게 아들을 하늘로 보낸 지 벌써 3일째가 됐다. 아직까지 믿기지 않고 먹먹하기만 하다"며 "그러나 장례 기간 많은 분께서 함께 아파해주시고 울어주셨기에 힘을 내본다. 많은 분께 감사해서 이렇게 글로나마 저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문 씨는 아들의 어린 시절을 추억했다. 그는 "지윤이는 중학교 때부터 연기를 하고 싶다며 집에서 거리가 먼 곳에 있는 연기학원에 걸어서 오가며 길거리에서 발음과 발성 연습을 했다"며 "오디션에 필요한 대사나 몸짓을 연습하는 연기의 꿈이 간절했던 아이였다"고 했다.

또 "어린 나이에 데뷔해 19년 동안 많은 작품에서 연기했고 작품에 캐스팅 되면 함께 일하는 감독, 작가, 스태프들을 실망시키지 않겠다며 대본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문 씨는 "불과 몇주 전에는 15년 만에 CF를 찍게 됐다면서 감독님께 자신의 연기를 인정 받고 있음에 큰 행복을 느꼈다며 긴긴 수다를 늘어놓았는데 마지막 작품이 됐다"며 "열심히 배우를 하겠다며 의지를 보인 아들이 갑작스럽게 집에서 목이 아프다며 이틀을 고열에 시달렸고, 병원 입원 후 치료를 받다 3일만에 하늘나라로 떠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의 심각성이 우려돼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려 했지만, 한 걸음에 달려와준 많은 분들이 있었다. 지윤이 가는 길 마지막까지 외롭지 않게 잘 마무리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지윤이가 좋아한 것들을 소천길에 함께 떠나보냈다. 자동차, 극본, 음악 그리고 커피와 밀크티를 함께 보냈으니 외롭지 않게 먼 길 여행을 하고 하나님께 잘 도착했을 것 같다. 더 이상 슬퍼하지 말고, 심성 하나만큼은 참 착하고 연기만 생각했던 배우 문지윤으로 오래 기억해줬으면 하는 아비의 간절한 마음"이라고 했다.

문 씨는 "앞으로 좋은 일도 슬픈 일도 함께 나누고 싶다"며 "우리에게 직접 연락을 줘도 좋고, 지윤이의 영원한 소속사 가족이엔티를 통해 연락줘도 좋다. 지윤이가 받은 큰 사랑을 함께 나누고 싶다. 진심으로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했다.

한편 고 문지윤은 18일 오전 8시 56분께 3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소속사 가족이엔티 측에 따르면 문지윤은 최근 인후염 증세가 심해져 병원에 입원했다. 이후 급성 패혈증으로 중환자실로 옮겨졌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했다.

고 문지윤은 지난 2002년 MBC 드라마 '로망스'로 데뷔했다. KBS 2TV '쾌걸춘향', SBS '일지매', MBC '선덕여왕', tvN '치즈인더트랩' 등의 작품에 출연하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난해 종영한 MBC '황금정원'에서는 사비나(오지은 분) 남편 이성욱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심민현 기자 smh418@pennmike.com

(사진=가족이엔티 제공)
(사진=가족이엔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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