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특사단 면담 다음날 "핵 더욱 억세게 틀어쥘 의지 가다듬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6일 "우리의 핵 무력은 피로 얼룩진 미국의 극악한 핵 범죄 역사를 끝장내고 불구대천의 핵 악마를 행성에서 영영 쓸어버리기 위한 정의의 보검"이라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미제의 반인륜적인 핵 범죄 역사를 끝장내야 한다'는 제목의 논설에서 "현실은 우리 국가가 미국의 가증되는 핵 위협에 대처하여 병진 노선의 기치를 높이 들고 핵 무력을 중추로 하는 자위적 국방력을 질량적으로 강화해온 것이 얼마나 정정당당하였는가를 웅변으로 실증해 주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논설은 김정은이 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대표단과 면담 및 만찬을 한 다음날 나온 것이다.

신문은 "오늘도 조선반도(한반도)에 모처럼 마련된 긴장 완화와 평화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파괴하기 위해 미국은 핵 항공모함 '칼빈슨'호, 핵 전략폭격기 'B-2', 'B-52'를 비롯한 핵 전략자산들을 남조선과 그 주변에 대대적으로 투입하면서 정세를 또다시 일촉즉발의 핵전쟁 국면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의 핵 위협 공갈 책동이 날로 횡포해질수록 우리 군대와 인민은 정의의 핵을 더욱 억세게 틀어쥐고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를 굳건히 수호할 의지를 백배, 천 배로 가다듬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절단의 정의용 대북특사 단장은 지난 5일 "문 대통령의 비핵화 의지를 북에 분명히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청와대는 6일 대북특사단 방북에 대해 ‘면담 결과 실망스럽지 않다’고 밝혔으며, 북한도 "만족한다"며 각각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미국과의 비핵화 대화에 대한 전향적 입장을 표명했을 것이라는 추론도 나오고 있다. 김정은이 핵·미사일 실험을 잠정 중단하는 등의 초기적 신뢰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전망은 섣부른 관측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북한측의 ‘핵은 정의의 보검’이라는 일관된 주장은 변함없으며 신문에서는 오히려 미국을 강도높게 비난하는데 힘을 얻은 모습이라는 것이다. 특히 우리측 언론이 대북특사단에 동행하지 못한 상황에서, 북한 매체의 발표에 기대어야 하는 국민들은 어떠한 대담이 오고갔는지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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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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