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문가들 “김여정 개인 명의 담화는 높아진 위상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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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20.03.24 16:38:57
  • 최종수정 2020.03.2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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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관련 새로운 對美채널 가능성”
“하노이 미북정상회담 이후 김영철과 외무성 관료들에 대한 김정은의 확신 줄어”
“김여정 담화 매우 권위있고 자신감 있어...김정은 대신하는 예외적인 권력과 재량을 갖게 됐음 시사”
김정은이 설 당일인 지난 25일 삼지연극장에서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명절 기념공연을 관람했다고 조선중앙TV가 26일 보도했다.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이자 처형된 장성택의 부인이었던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 리일환 노동당 부위원장, 조용원·김여정 당 제1부부장, 현송월 부부장이 함께 공연을 관람했다.(연합뉴스)

북한의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개인 명의의 담화로 미북관계에 대한 입장을 표명한 것은 그만큼 높아진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김여정이 미북 간 새로운 외교 채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고 핵 협상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김여정 북한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22일 개인 명의의 담화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에게 친서를 보낸 사실을 확인하며 대미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번 담화는 3월 초 청와대를 비판한 개인 명의의 첫 담화가 나온 지 약 3주 만이다.

뉴욕의 민간단체 코리아 소사이어티의 스티븐 노퍼 선임 정책국장은 23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김여정이 2018년 2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특사 자격으로 청와대를 방문하면서 본격적으로 위상이 강화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정은이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이 끝난 후 북한의 대미 정책을 재평가하는 과정에서 김여정의 위상이 계속 강화됐으며, 이 과정의 승자는 김여정이라고 지적했다.

노퍼 국장은 VOA에 “하노이 미북정상회담 이후 미북협상에 조언을 제공했던 김영철 당 부위원장과 외무성 관료들에 대한 김정은의 확신이 줄었다”며 그 결과 중 하나로 외무성 조직 개편을 꼽았다.

그는 “김정은이 재평가 과정에서 김여정을 가장 신임하는 조언자이자 대변인으로 생각하게 됐다”며 “따라서 김여정의 높아진 위상이 김정은의 권력 강화의 신호일 뿐 아니라 잠재적으로 북한 엘리트들 간의 갈등을 암시하는 신호일 수 있다”고 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23일 VOA에 “트럼프 대통령 친서에 김여정인 담화를 통해 응답한 것이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라며 “특히 담화가 매우 권위있고 자신감 있는 어조를 가지고 있었으며 이는 김여정이 김정은을 대신해 말할 수 있는 예외적인 권력과 재량을 갖게 됐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이어 “‘개인적인 생각’ 등 1인칭 화법을 쓴 것을 지적하면서 최고위급 간부들조차도 이런 어법을 쓰는 것이 매우 드문 것으로 봤을 때 김여정이 예외적인 지위로 상승했음을 암시한다”고 했다.

미 해군분석센터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도 김여정이 북한의 대외정책뿐 아니라 국내 사안에 관해서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고스 국장은 김여정이 21일 김정은의 군사 행보인 ‘전술유도무기 시범사격’에 동행한 것을 하나의 예로 들면서 “북한 지도부 내부의 권력 역학관계가 김정은 위원장과 김씨 일가를 중심으로 근본적으로 재구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특히 김여정이 이 변화의 중심에 있다”고 평가했다.

고스 국장은 “김정은이 3세대 후계자로서 정통성이 선대에 비해 약할 수밖에 없다”며 “본인과 김씨 일가를 중심으로 권력을 재편하려는 것이 권력 공고화 과정의 일부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관영 노동신문과 민주조선이 이달 19일부터 1면 상당 구호를 ‘당의 령도 따라 내나라, 내 조국을 더욱 부강하게 하기 위해 힘차게 일해 나가자!’에서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 따라 이 땅 우에 사회주의 강국을 일떠세우자!’로 변경한 것을 지적하면서 “이는 관료체제가 아닌 김정은을 중심으로 한 조직체의 성장을 목격하는 것”이라며 “김씨 일가가 북한 지도부에서 앞으로 더 두드러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노퍼 선임 정책국장은 김여정이 미북 양자 관계에서 주요 협상 교섭자가 될 수 있다며 이것이 핵 협상에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여정이 김정은의 동생으로서 외무성 관료보다 폭넓은 협상 권한을 가질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리비어 전 수석부차관보도 북한이 김여정 담화를 통해 새로운 채널을 개설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김여정이 북한의 대미 정책에서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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