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국채와 MBS 매입 한도 없애겠다"...사실상 '무제한 양적완화' 발표
IMF "전 세계적 경기침체 야기될 것...2009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할 수도"
WB "건강문제 넘어 세계적 경기침체...개발도상국들에 1500억달러(약 191조원) 투입 가능"

사진: 연합뉴스 제공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우한페렴 사태에 대응해 사실상 '무제한' 양적완화를 실행하기로 발표했으나, 증시의 하락을 막지 못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582.05포인트(3.04%) 하락한 18591.93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67.52포인트(2.93%) 내린 2237.40에, 나스닥지수는 18.84포인트(0.27%) 하락한 6860.67에 마감했다.

연준은 23일(현지시각)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매입을 통한 양적완화 규모 한도를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15일 '제로금리'와 7000억 달러 규모의 양적완화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사실상 '무제한' 유동성 공급 조치를 밝힌 것이다.

연준은 성명에서 "경제는 극심한 혼란에 직면했다.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하겠다"며 "시장 기능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만큼 국채와 MBS를 매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 19일엔 긴급히 한국과 호주, 브라질 등 9개국 중앙은행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기도 하는 등 글로벌 달러 시장의 유동성 공급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CNBC 등 주요외신들은 '돈 찍어내기'(money printing)의 새 국면이 시작됐다며 연준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헬리콥터로 하늘에서 살포하듯 무제한으로 달러를 공급했던 '헬리콥터 벤' 벤 버냉키 전 의장의 무제한 양적완화 정책으로 되돌아갔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올해 2분기 미국의 실업률이 급격히 늘어나는 등 우한폐렴 확산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커질 것이란 경고가 나오고 있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2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2분기 실업률이 30%에 달할 수 있으며, 미국인의 소득은 2조5000억달러(3200조원)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기구의 주요 인사들은 세계적인 대공황을 우려하는 발언을 연이어 쏟아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3일 올해 전 세계에 경기침체(recession)가 야기될 것이라며 이는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더 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위기는 많은 신흥시장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들에 대해 선진국들이 저소득 국가에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할 것을 요청, "IMF는 1조 달러 대출 능력을 모두 투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그룹 총재도 이날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건강 문제에 대한 영향을 넘어 세계 경제에서 큰 경기침체가 예상된다며, 개발도상국들을 지원하기 위해 향후 15개월 동안 1500억 달러(약 191조원) 규모의 자원을 투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