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경 기자
조준경 기자

음수사원(飮水思源)이란 말이 있다. 물을 마실 때 그 근원을 헤아리라는 말이다. 

대한민국은 해방 직후 공산주의자들이 일으킨 전쟁으로 전 국토가 초토화되는 재앙을 경험했다. 불과 68년 전이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 2030세대는 3세계 가난한 젊은이들처럼 외국인을 상대로 발마사지나 매춘같은 궂은일을 하며 밥을 빌어먹진 않는다. 한국 청년들이 따뜻한 옷, 사시사철 고기반찬을 먹으며 품위를 갖추고 살 수 있는 것은 그 전 세대가 피나는 노력으로 경제를 발전시켰기 때문이다. 지금은 기력이 쇠하고 역사 무대에서 퇴장을 기다리는 어르신들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자랑스러운 진짜 대한민국 국민들이다. 그런데, 저들을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는 듯한 정신이상자들이 있다. 우리는 배은망덕의 시대에 살고 있다.

1948년 대한민국 건국을 지켜본 이래 풍파의 역사를 함께한, 오늘날 눈부신 서울의 야경을 한강변에 쌓아올린 7080세대를 명색이 기자라는 어떤 인간들은 깎아내리기 급급하다. 최소한 수십만명이 자발적으로 집회를 열어도 이 양심에 화인(火印)을 맞은 펜대들은 그냥 '보수단체'라고 쓴다. 반면 명확히 좌파가치를 가진 집단에 대해서는 깍듯이 ‘시민단체’라고 소개한다. 똑같이 서울에 살아도 누구는 시민이고 누구는 보수단체란다.

백보 양보해 민간인이 대주주인 언론사라면 '그들의 자유'라고 인정한다고 치자. 그런 민간 신문사나 방송사는 독자와 시청자가 구독 중단이나 시청 거부를 통해 '응징'하면 된다. 그러나 매년 약 300억 원씩 정부보조금을 받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라면 문제는 다르다. 국민 혈세가 수백억 원씩이나 들어가는 언론사가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대한민국에서 좌파는 우대하고 우파는 냉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민 세금으로 월급을 받아 처자식을 먹여 살리는 펜대들이 자기 정치적 입맛에 따라 어떤 국민은 차별을 하며 편파성 짙은 보도를 하겠단다. 나는 그들의 행위가 기생충이라고 생각한다. 말이 심하다고? 숙주에게서 영양분을 빨아먹어도 부가가치 생산은 전혀 안 한다. 그러면서 해악을 끼치니 기생충이라고 했다.

지난 3·1절 대한민국 서울은 광화문부터 서울역까지 태극기를 든 자유우파 성향 국민으로 가득 찼다. 주최측은 이날 참석자를 '최소한 100만 명 이상'이라고 추산했다. '탄핵 정변' 과정에서 벌어진 촛불집회 때 광화문에서 이순신 동상까지만 채워도 대부분의 언론이 100만 명이라 보도한 '과장된 셈법'으로 친다면 이번 집회는 한 700만 명이 나왔을 수도 있다.

주최측 추산과 별개로 필자가 객관적으로 봐서 이번 3.1절 범국민대회 참석자는 수십만 명 정도로 추정된다. 그래도 이들을 일개 ‘보수단체’라고 보도하면 그런 인간은 언론계에 몸담을 자격은 없다. 정치적 편파성은 차치하더라도 기본적인 취재현장 확인부터 안하는 인간이 어떻게 기자를 하나? 수많은 평범한 시민들이 왜 차가운 날씨를 아랑곳않고 서울 도심으로 대거 나왔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그런데 대다수 대한민국 언론은 이날 서울 도심을 가득 메운 국민들을 무시했다. 그러면서 공공장소에 위험하게 설치된 불법조형물이 넘어지자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하루종일 기사 한 줄 안 쓰다가 이제는 ‘보수단체’ 난동이란다.

고정도 안돼 있는 불법 철제 구조물이 난간 아래로 추락했다. 보도를 하려면 마땅히 다친 사람은 없는지, 해당 구조물은 누가 설치했고, 또 누가 허가했는지를 알리는 게 순서다. 세금을 300억 원이나 들어 마시는 집단이 이것 밖에 못한다. 정말 기생충이 “친구야” 하겠다.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키자는 마음으로 개최된 이번 3·1절 태극기 집회는 결코 7080세대들의 축제가 아니었다. 그날 PenN 편집국 특별취재팀의 일원으로 직접 현장에 나가 하루종일 취재한 필자는 10대부터 시작해 무수히 많은 2030세대를 현장에서 목격했다.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집회 참석자들은 이번에 한국 언론의 병든 행태를 생생하게 목격했다.

언론은 자기 의지로 걸어 나온 100만 국민을 단지 ‘보수단체’라고 격하시켰다. 위험한 불법조형물을 광장 한가운데 갖다 놓은 한줌 무리는 ‘시민단체’라고 치켜세웠다. 다른 신문은 몰라도 국민 세금을 받아먹는 뉴스통신사는 그러면 안 된다. 사람이 짐승과 다른 것은 염치를 알기 때문이다. 받았으면 갚을 줄 알고, 누렸으면 감사할 줄 아는게 인지상정이다. 내 정치성향이 어찌됐건 월급을 좌우 구분없이 거둬들인 세금으로 받는다면 보도에 공정을 기해야 한다. 그런데 기자라는 인간들이 금수(禽獸)도 알 법한 은혜를 우습게 여긴다. 참 이런 인간들을 어쩌면 좋나?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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